아내를 위한 찜닭


"나 찜닭 먹고 싶어."

아침부터 아내가 찜닭 노래를 하기에 외식을 하러 가자고 했다. 아내는 외식은 비싸서 싫고 집에서 찜닭을 만들어 먹고 싶다고 했다. 말이야 '만들어 먹고 싶다'고 했지만 실질적으로는 나한테 만들어 달라는 소리지.

식재료를 사러 나가기 위해 이것저것 준비를 한다. 총각때는 밖에 뭐 하러 나갈라치면 돈만 들고 나가면 됐지만 이제는 아기 젖병에 기저귀, 유모차까지 챙기고 썬크림 잔뜩 바르고 나가야 된다. 그러다보니 외출을 준비하는데만 1시간 가까이 걸리는 일이 부지기수다.

집 밖에 나갔더니 웬 걸. 오늘 폭염이래. 폭염을 뚫고 식재료를 사러 나섰다. 닭 잡기 전에 내가 먼저 잡히겠다. 찬물에 적신 손수건을 얼굴에 얹어줬더니 아기는 유모차에서 세상 모르고 잘 잔다. 아기가 울지 않아서 그나마 다행이다.

마트에 도착해서 식재료를 줏어 담는다. 닭도 사고, 감자도 사고, 당면도 사고.. 필요한 식재료를 다 사고 나니 봉지가 꽤 무겁다. 한 손으로는 유모차를 밀고, 다른 한 손으로는 구입한 식재료를 들고 땀을 뻘뻘 흘리며 집에 도착했다.

닭을 깨끗한 물에 넣어 벅벅 씻어낸 다음 먼저 뜨거운 물에 약불로 올려두고, 감자의 껍질을 벗긴다. 고추는 채 썰어 준비하고 마늘도 준비한다. 간장 소스를 만들고 당면을 물에 불려둔다. 이래저래 필요한 식재료 준비가 끝나면 넣어뒀던 닭이 대충 익는다. 닭을 끓인 물을 2/3 정도 부어서 버리고 간장 소스를 냄비에 몽땅 부어 넣는다. 그리고 준비한 식재료를 차례대로 하나씩 넣고 약불로 계속 끓여서 찜닭을 완성했다.

아내가 엄지를 치켜 올리며 맛있다 해주는 말 한마디에 한 여름 무더위도 모두 잊는다. 행복이라는게 뭐 이런거지. 별게 행복인가.

결혼하고 나서 찾은 적성하나가 있는데, 요리하는거다. 내가 이렇게 다채로운 요리를 맛있게 잘 하는지 몰랐다. 전직할까(ㅎㅎ). 기회가 되면 친구들에게도 내 요리를 한 번씩 해주고 싶다.


결혼 생활 첫 번째 주에 만들었던 저 소풍용 김밥이 내 요리 인생의 시작이었지.. 첫 작품 치고는 굉장히 맛있었지.. 후후..

2013년 6월 30일
송종식


댓글 2개:

  1. 나 다이어트 끝나면 나한테도 찜닭 해주는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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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콜! 온오프믹스 임원들 사는집에 초대만 해줘~ 식재료도 같이 쇼핑하자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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