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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 6일 화요일

힌남노 단상

어젯밤에 거실창문을 열어두고 컴퓨터로 작업을 하고 있었다. 태풍이 제주도 근처에 상륙했을 때 양평도 바람이 많이 불기 시작했다. 한번씩 몰아치는 돌풍이 가히 위력적이었다. 마당에 있는 살림살이가 날아 다니고 뒤집히는 소리가 들렸다. 오늘 아침에 태풍이 지나가고 확인했더니 예상대로 난장판이 되어 있었다.

다른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용문을 비롯해서 양평의 다른 동네는 밤새 정전이 된 곳도 많았다.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들어가지도 않는 양평이 이 정도라면, 직접 영향권에 들어갔던 남부지역은 어땠을지 걱정이 되었다. 아니나 다를까 아침에 신문을 보니 포항은 초토화가 되어 있었다.

기상청이 역대급 태풍이라고 경고했던 2022년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지나갔다. 관측사상 최초로 북위 25도선 이북에서 발생한 태풍이다. 힌남노는 이동 경로도 종잡을 수 없었다. 그래서 동북아 국가들의 기상당국이 긴장하며 힌남노의 경로를 추적했다.

한국 동남부 지역에 큰 피해를 남기고 동해상으로 빠져 나가고 있는 힌남노의 현재 위치 <자료 : 한국 기상청>

태풍의 이동경로가 신기하다. 생성 후 서쪽으로 향하면서 대만 상륙을 앞두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9월 3일에서 4일쯤 북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때부터 태풍이 한반도를 지나갈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었다.

어차피 욕할 사람은 욕한다


기상청과 대통령은 어차피 욕을 먹는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강력한 사전 경고와 대비가 있었고 별 피해가 없는 경우


이런 경우 "별 것도 아닌 태풍으로 왜 이렇게 호들갑을 떨었냐?", "관측 다 틀리는 기상청, 일 좀 해라", "대통령 호들갑 떨더니 존재감 키우고 싶었나보네, 아니면 태풍으로 눈 돌리고 다른 음모 꾸미는 게 있나?"라는 등의 조롱이 뒤따른다.

사실 대비를 잘 해서 피해를 줄인 것이면 박수를 보내는 것이 응당 상식이다. 만약에 운 좋게 태풍의 세력이 줄어서 별 피해가 없이 지나 갔어도, 되레 다행으로 생각하면 되는 부분이다.

재난 앞에서 우리는 백번이고 천번이고 조심해도 모자람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뭐가 어찌 됐든 결과가 '피해없음'이라면 아주 다행이고 잘 된 것이다.

물론, 이번 태풍은 철저히 예고하고 대비했음에도 불구하고 포항 지역의 피해가 상당히 크게 발생하였다.

강력한 사전 경고와 대비가 없었고 피해가 큰 경우


이 경우는 뭐 욕을 먹어도 싸기는 하다.  어떤 욕을 먹을지는 안봐도 뻔하다. "기상청은 뭐하냐?", "대통령은 일 안하냐?", "또 소 잃고 외양간 고칠거냐?" 이런 종류의 욕이 빗발칠 것이다.

강력한 사전 경고가 있었고 피해가 큰 경우


사전에 강력한 경고가 있었고 대비도 잘 하였지만 인간의 힘으로 막을 수 없을 정도의 위력 덕에 피해가 커지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도 욕은 먹게 되어있다. "눈 뜨고 코 베인거냐", "그렇게 경고하고 대비하자더니 뭐 한거냐? 대비하는 시늉만 한거냐?", "역시 이번 대통령은 무능하다. 그럴 줄 알았다"이런 욕이 따라 붙겠지.

어차피 몇몇 사람들은 이래도 욕을 하고, 저래도 욕을 한다


몇몇 사람들은 니편 내편 가르기를 좋아한다. 어차피 내가 싫어하기로 마음 먹은 사람이라면 그 사람이 뭘 아무리 잘 해도 그냥 다 미워 보인다. 그래서 욕을 한다. 반대로 내가 좋아하기로 마음을 먹은 사람이라면 그 사람이 똥을 싸도 박수를 보낸다. 사람이 원래 그렇다. 편향적인 존재다.

그리고 매사 투덜대는 사람들이 있다. 매사 빈정대고, 매사 남에게 불평을 쏟는 사람들 말이다.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에 굳이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을까 싶다.

내 생각에 이번 힌남노 예보는 정말 훌륭했다. 기상청 입장에서는 할일을 했을 뿐이다. 이번에도 기상청은 일을 아주 잘 했다고 생각한다. 기상청의 노력 덕분에 국민들은 태풍이 상륙하기 며칠 전부터 대비를 할 수 있었다. 태풍의 위력은 기상청의 예고대로 강력했다. 기상청의 노력과 경고가 아니었다면 실로 더 큰 피해가 났을 것이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도 든다. 욕을 먹는 대상이 비단 정치인이나 기상청뿐일까? 나라고, 그리고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라고 크게 다를까? 우리는 어차피 누군가에게는 욕을 먹고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누군가는 우리에 대한 욕을 하고 있을 것이다.

어차피 나한테 욕을 하는 사람은 뭘 해도 꼬투리를 잡아 욕을 할 것이고,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은 내가 무슨 짓을 해도 지지하고 응원해 줄것이다.

그래서 욕하는 사람들을 굳이 다 생각할 필요도 없다. 무시하는 게 상책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무쏘의뿔처럼 하면서 가면 된다.

생각보다 피해가 없었다고 조롱하는 빌런들


인터넷을 보다가 발견한 새로운 빌런들이다. 그런데 그 숫자가 꽤 많았다.

"생각보다 피해 x도 없네. 기상청하고 정부는 괜히 호들갑 떨어서 사람들한테 겁만 준거냐"

중부지방은 별 피해가 없었다. 그런데 남부지방의 피해상황을 보고도 저런 이야기를 한다면 공감 능력이 결여된 것이다. 특히, 포항은 이번에 피해가 아주 컸다. 나라 경제의 허리 역할을 하는 포항제철소 공장이 침수되어 가동을 멈췄다. 해병대는 KAAV까지 동원하여 물에 잠긴 시내에서 사람들을 구해내고 있다.

포항제철소는 전 지역이 침수되어 공장 가동이 멈춘 상태다. 포항 곳곳에서 건물 붕괴와 산사태가 잇다랐다. 해병대와 인근 육해공군 부대까지 동원되어 고립된 사람들에 대한 구출과 수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태풍이 지나가는 지역에 산다고 해도 피해가 없이 지나갈 수도 있다. 태풍이 모든 지역에 촘촘하게 피해를 입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운 좋게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해서 위와 같은 발언을 하는 것은 경솔하다.

재차 강조하지만 기상청과 정부는 이번에 일을 제대로 했다. 태풍이 중간에 소멸했어도 기상청이 잘 한 것은 잘한 것이다. 그리고 중부지방은 피해가 없었을지 몰라도 동남권의 일부 지역은 초토화가 되었다.

강남과 포항..


그나마 기상청의 경고 덕분에 국민들의 대비가 빠르고 단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항 지역에서 피해가 크게 발생해서 마음이 아프다. 포항에 계셨던 분들 이야기를 들어 보니 어제 태풍의 위력은 가공할 수준이었다고 한다. 아무리 대비를 했어도 사람의 힘으로 어찌하지 못했을 수준이었다고 한다.

사실 태풍이 북상하면서 각 언론사에서는 24시간 재난방송을 가동했다. 그러나 그 이면을 들여다 보면 수도권에 대한 걱정이 주였다.

한달 전 강남 수해 때 언론의 버즈량과 비교해 보면 동남권의 태풍 피해에 대한 언론 버즈는 약한 편이다. 수해가 끝나고 나서도 며칠동안 보도가 쏟아지고 각종 밈이 나오고, 전국민이 관심과 걱정을 가지고 강남을 바라봤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소강 상태를 보이던 언론 보도는 포항시 남구 인덕동에서 8명의 사망/실종자가 나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시 증가하고 있다. 그리고 전체 공장이 물에 잠겨 가동이 중단된 포스코에 대한 언론 버즈가 증가하였다.

역사에 남을 명짤을 남긴 한달 전 강남 침수좌. 밈 하나로 전국구 유명스타가 된 것은 물론 레딧에서도 언급되었다. 이분 덕에 현대차는 막대한 제네시스 홍보효과를 얻었다. 그런데 현대차에서 저분에게 껌 한통 사줬다는 소식이 없다.

뭐 당연하긴 하다. 수도권에 돈과 사람이 모여 있으니 당연히 언론의 관심이 높을 것이고, 게다가 강남 한복판이 물바다가 되었으니 이목을 끌만했다. 사실상 수도권은 대한민국의 절반, 그 자체이기도 하고. 또, 사람이 죽으면 언론의 집중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것도 당연한 언론과 여론의 생리임은 알고 있다.

그렇지만 지방에도 사람이 산다. 수도권이 별 피해가 없었다고 언론 버즈가 낮은 것은 그렇다고 해도 '지방에서 물 난리 난게 나랑 무슨 상관인데?', '서울은 별일도 없었다. 기상청이 괜히 오버했다' 와 같은 태도를 견지하면서 막말을 던지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로 생각이 많아진다.

2022년 9월 6일
송종식


2021년 3월 28일 일요일

돈 벌기 좋은 시대 일수도 아닐수도 (자산투자 예외)



어떤 음성 대화방에 50대 선배님께서 들어와 다양한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그 중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우리 (젊을)때 비하면 지금은 확실히 돈 벌기 쉬운 시대가 된 것 같다. 돈을 벌 수 있는 문도 많이 열려있다."

우선 이 이야기에 동의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반대의 생각도 갖고 있습니다. 이 인생 선배님의 이야기처럼 지금이 개인들에게 돈 벌기가 좋은 시대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돈을 벌 수 있는 문이 많이 열려 있다' 이 이야기는 정말 공감합니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블로그와 같은 고전적 1인 미디어 채널 부터 시작해서, 출판을 할 수 있는 기회도 늘었고, 또 앱이나 웹서비스를 만들어서 수입을 창출할 수도 있고 잘되면 초대박을 칠 수도 있습니다. OEM, ODM 제조 공장들도 늘어서 아이디어만 있으면 당장 화장품이든 뭐든 시제품을 출시하기도 쉬워졌습니다.

온라인에 스토어를 열어서 대기업의 유통망에 올라 타기도 쉬워졌습니다. 굳이 내가 뭘 팔지 않아도 쿠팡이나 아마존의 어필리에이트가 되어서 돈을 벌어도 됩니다.

하고자 하면,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일이 정말 많습니다. 이것들을 '돈을 벌기 위해서 열려있는 문' 정도로 생각한다면 그런 문이 개인에게도 숱하게 열려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돈 벌기 어려울 수도 있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지금은 마음만 먹고, 즉시 시작할 수 있다면 0에서 시작해서 1을 만들기는 쉬워졌습니다. 열려 있는 문이 많다보니 어떤 문을 통하더라도 즉시 숫자 0에서 1 이상은 찍을 수 있습니다. 그것이 새롭게 시작한 유튜브 채널의 조회수나 구독자 수든, 야심차게 만들어서 올려둔 앱의 다운로드 숫자이든, 아니면 걸어 둔 애드센스 수입이든 어떤 방식이든 상관없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0에서 시작해 1을 찍고, 그 숫자를 무한히 키워서 유의미한 숫자로 키우기가 매우 어렵다는 사실입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유튜브로 떼돈을 버는 사람이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야심차게 유튜브를 시작합니다. 시작 하기는 쉽습니다. 구독자 0명에서 1명을 만들기도 쉽습니다. 그러나 이것을 꾸준히 잘 해내서 구독자를 1000명을 만들고, 1만 명을 만들고 나아가 10만 명, 100만 명을 만들기는 너무 어렵습니다. 그렇게 해내는 사람들도 적습니다.

블로그나 앱에 광고를 붙여서 돈을 벌겠다고 부푼 꿈을 안고 시작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광고비를 천원이나 만원 정도는 벌기가 쉽습니다. 그러나, 한달에 100만원, 1000만원, 1억원을 버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이것이 제가 말하는 것입니다. '문은 많이 열려있는데, 대부분 얕은 문입니다.'

과거처럼 무언가를 하려면 대규모 자본금을 확보해서 공장을 짓고 하던 시대는 확실히 아닙니다. 손에 쥔 스마트폰 한대, 노트북 컴퓨터 한대만 있으면 세상을 바꿀 잠재력이 있는 무언가를 시도해보기 좋은 시대입니다. 그러나 열려 있는 문이 많은 만큼, 나 말고 다른 이들의 도전도 거셉니다.

따라서, 캐릭터나 컨텐츠 그리고 제품은 확실하게 세그멘테이션이 되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본적으로 진심을 담아서 더 끈기 있게 꾸준히 해야하는 것도 당연하게 느겨집니다. 대부분은 열려 있는 수 많은 문을 잠깐 두드리다가 맙니다. 한번 두드렸으면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끝장을 보고 두드리는 분들이 지금 불과 2~3년 만에 잘 되는 경우를 많이 보는 것 같습니다.

2021년 3월 28일
송종식 드림



2021년 3월 23일 화요일

한국에서 건드리면 안 되는 것 3가지

정의의 여신상 유스티치아 <자료 : pixabay>

한국 사회에서는 절대 건드리면 안되는 역린이 몇가지가 있다.

"아이는 건드리지 마라" 이런 것 정도는 한국 사회가 아니라 정상적으로 문명화가 된 나라라면 어디서든 통용되는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 건드리면 안되는 독특한 역린 몇가지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군대문제, 자녀들의 대학 입시문제, 나하고 비슷한 처지의 사람이 편법을 써서 돈을 버는 문제 등.

이런 문제들의 공통점은 '공정성'과 관련된 것이다. 물론 공정성은 사회를 지탱하는 매우 중요한 가치 중 하나다. 그 공정함의 잣대가 특히 가장 엄격하게 적용되는 분야가 위에서 열거한 것들이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군대 문제에서 열외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누구나 다 나의 의사에 반하여 군대에 소위 '끌려간다'. 가장 꽃다운 나이에 온갖 고생을 하면서 2~3년의 시간을 증발 시켜버린다. 군대에서 배운 것이 많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군대에 안 갔으면 배우는 것과 쌓이는 것이 더 많았을 것이다.

그러하다 보니 편법을 쓰거나, 사회지도층 부모의 백과 힘으로 군대에 빠지는 행위를 국민들은 참지 못한다. 군대 문제가 생기면 대중의 지지와 사랑을 받는 직업은 못한다고 봐도 된다.

자녀들의 대학입시 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젊은 부부들을 보면 내 자식은 애지중지 금지옥엽으로 키우면서 다른 자식에 대한 속마음은 그야말로 뚱하게 생각하는 경우들을 본다. 그거야 동물의 유전자 복제 본능에 따라서 그럴 수 있고 그게 당연한거라고 본다.

내 자식은 다른 집 자식보다 하나라도 더 좋은 걸 먹여야 하고, 하나라도 더 잘 해서 가급적 더 나은 삶을 살기를 바라는 게 부모들의 마음일 것이다.

갈수록 자녀를 낳는 수도 줄어서 자녀는 더욱 귀한 존재가 되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공정성에 대해서 가장 예민한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자녀들과 관련된 입시문제, 그리고 먹을 것이 가득 들어차 있는 직장으로의 취업문제다.

이 부분도 부모의 능력이나 편법을 이용해서 좋은 학교에 진학하는 경우, 혹은 사람들이 모두 들어가고 싶어하는, 돈 많이 주고 앞날이 탄탄하게 보장된 직장에 낙하산으로 취업하는 경우에는 온 국민이 공분하며 들고 일어선다.

뭔가 그 자녀들은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내 자녀들보다 별로 잘난 것도 없는 것 같은데 그 좋은 학교에 들어가? 그 좋은 직장에 들어가? 이런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공정하게 경쟁해서 지더라도 수긍하기 힘든 것이 자녀와 관련된 것인데 상대의 편법으로 졌다고 생각하면 그 분노는 더 커지는 것이다.

그 다음은 이번에 LH에서의 것과 같은 것이다. 뭔가 나보다 별로 특출난 것도 없는 인간들이 국토 개발 정보를 틀어쥐고 반칙을 써서 떼돈을 버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기 자신보다 압도적으로 쎄거나 능력있는 사람에게는 복종한다. 그러나 자기와 별 다를 것 없이 애매한 사람이 뭔가 큰 돈을 벌면 그때부터 배가 아파 죽는다. 온갖 논리와 욕설을 만들어서 물어 뜯기 시작한다. 순식간에 사람들이 바글바글 모여들어 물어뜯는다.

하물며 공정하게 돈을 벌어도 사람들이 배아파서 죽는판에, 국민들이 주는 세금을 먹고 사는 공기업에서 개발정보를 사전에 확보할 수 있는 사람들이 그 짓을 했으니 이것에 대한 사람들의 분노는 하늘을 찌르는 것이다.

또, 사람들은 남이 편법을 써 무엇인가 얻으면 떼로 몰려 들어 물어뜯고 화를 낸다. 반면에 자기 자신들이 얻는 편법에 대해서는 무감각한 면도 있다. 

살다보면 사회지도층은 물론이고 서민들까지 다양한 편법을 저지르다 발각된다. 그것을 본 사람들은 극도로 분노하지만 정작 자신들도 자기 위치에서 부지런히 편법과 탈법을 저지르고 있다.

남들이 새치기 하는 것에는 극분노하지만, 자신이 인맥을 동원해서 새치기를 하는 것은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그것이 사람들의 본성이다.

모난 돌이 정을 맞고, 드러나면 공격 받는다. 그것이 이치다.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나는 부자가 아니다. 그런데 부자라고 오해를 받고 있다. 그저 여분의 시간에 취미로 글을 쓰고, 취미로 영상을 만들고, 취미로 코딩을 한다. 단지 투자 공부를 오래했고, 투자를 좋아할 뿐이다. 그것이 전부다.

그것이 모두 사람들과 만나는 접점에 있는 것들이다 보니 조금씩 이름을 알아보는 분들도 생기고 얼굴을 알아보는 분들도 생기는 것이다. 내가 영위하는 취미활동이 그저 사람들과 만나기 용이한 것들이다보니 그런 것이지 나는 부자가 아니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요즘 유튜브나 미디어에 자기 자신이 부자라며 등장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 사람들이 진짜 부자인지 가짜 부자인지 알 길이 없다. 가짜 부자이면서 어그로 끌어서 돈을 벌기 위해 미디어에 얼굴을 비추는 것인지 알 수 있는 방법도 없다. 혹자는 그것도 사업적 능력이라고 말하기도 하더라.

내 경험상 자신의 부를 과시하는 사람은 대부분 허당이었다는 것이다. 진짜 부자는 자신의 부를 과시하지 않았다. 진짜 부자는 감추고 숨어야 하고, 가짜부자는 드러내고 알려야 한다. 각자 자신의 최대 이익에 따라 움직일 뿐이다. 

어쨌든 온라인에서 부를 과시하려는 분들도 하나 알아야 할 것은 대중들은 언제나 돌변한다는 것이다.

사랑해요, 존경해요를 외치다가도 순식간에 돌변하는 것이 대중이다. 그도 그럴것이 남들이 얼마든지 배아파 할 수 있는 돈 벌었다는 자랑은 정말 조심해야 한다. 또한, 수 만~수 십만의 팔로워 중에서는 범죄자도 다수가 포함돼 있다.

그 사람들도 그 사람들이지만 나부터도 항상 경계하고 주의하는 이유다. 마음 속 깊이 겸손한 사람일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신이 아닌 이상은 겉으로라도, 겸손한 척이라도 하고 살아야 한다. 특히 한국에서는 그렇다.

디지털노마드 생활을 하다보면 구글플레이 스토어에 올린 앱이 구글의 정책 위반으로 삭제되거나, 유튜브에 올린 영상이 유튜브 정책 위반으로 삭제되는 사례는 많다.

그럴 때, 한국인과 다른 나라 사람들의 대응이 다르다고 한다. 다른 나라 사람들은 "내 앱이나 영상에 뭐가 문제가 있어?"라고 문의를 넣는 반면, 한국인들은 "쟤는 나보다 더 심하게 하는데 왜 내것만 삭제해? 쟤 것도 삭제해." 하면서 문의를 넣는다고 한다.

장사나 사업을 해보면 알겠지만 가장 무서운 것은 멀리있는 대중들이 아니라, 지근거리에 있는 사람들이다.

장사를 잘 하고 있는데 갑자기 행정제재가 들어오거나 힘든일이 생긴다면 근처에 다른 사장이 꼬투리를 잡아서 투고를 넣었을 가능성이 크다.

내 사업이 잘 되고 있는데 있지도 않은 이야기로 만들어 낸 이상한 악플과 악소문이 돌기 시작하면서 사업에 타격이 받기 시작하면 내가 돈 잘 버는 것을 시기질투하는 나와 비슷한 연령과 처지의 친구거나 지근거리의 지인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다가 뭐하나 건수라도 잡히면 그들은 대중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대중들은 좀비떼처럼 몰려든다.

우선은 그것을 뛰어 넘을 수 있는 압도적인 내공과 실력을 쌓아야 한다. 그리고 그런 상황이 오지 않도록 처음부터 늘 겸손하고 또 겸손해야 한다.

몇몇 블로그들만 둘러보아도 얼굴 모를 상대의 가슴에 비수를 꽂거나 상처를 주는 글을 심심찮게 쓰는 사람들이 있다. 그게 다 업보를 만드는 것이다. 내가 피해를 보지 않더라도 내 자식이 피해를 본다는 생각으로 살아야 한다.

세상에 누구하나 만만한 사람은 없다. 적을 만들기 시작하면 삶이 고달파 진다. 사람들은 예민한 존재다. 그래서 조심 또 조심하여 살아야 한다. 그리고 적당히 주변과 나눌줄도 알아야 롱런한다. 보시 공덕이라는 것이 괜히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혼자 먹으려하면 체하고, 나눠 먹으면 더 크게 성장한다.

애초에 남을 생각하고 의식하여 살 필요는 없지만 구태여 남에게 해를 끼쳐 남이 내 인생에 개입할 여지를 주어서는 안된다.

2021년 3월 23일
송종식


2021년 1월 27일 수요일

저출산의 원인이 의외로 돈 문제만이 핵심은 아닐수도

투자환경에서 인구문제는 신경써서 봐야하는 중요팩터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재작년에는 저출산과 관련해서 만고 제 생각을 유튜브에 간단하게 찍어 올리기도 했습니다.



동물도 먹이 잡기가 힘들면 출산을 줄이는데 인간이라고 다르지 않을것이라는 점. 단순히 예산 100몇조를 투입한다고 해결되는 문제도 아니라는 점. 일정부분 인구감소와 인구충격을 피할수는 없겠지만 자연섭리에 맞춰 그냥 놔두다보면 저점을 찍고 언젠간 반등하지 않겠냐는 것이 영상의 주요 요지였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혼인 5년이하 신혼부부 동생들 몇몇을 인터뷰하면서 아주 재미있는 것을 알게됐습니다. 어찌보면 너무 당연한 이야기 일수도 있는데다 제 주변 몇몇의 표본에 불과하다보니 이들의 생각을 일반화하기는 어려울수도 있습니다. 통계적 가치는 전혀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렇지만 젊은 신혼부부들의 생각 깊숙한 곳을 조금은 들여다 볼 수 있었습니다.

애초에 동생들을 인터뷰를 하려고 한 것은 아닙니다.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를 하다보니 자연스레 저런 이야기도 흘러나오게 되었습니다. 동생들은 대부분 맞벌이였고, 부부 모두 대기업 이상의 회사에 다니는 중산층이나 중상층 정도의 부부들이었습니다.

이들은 모두 '평생' 아이를 갖지 않기로 합의한 커플들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부부관계가 나쁘냐 하면 그것도 아니었습니다. 되레, 아이를 키우는 부부들보다 부부관계는 더 좋아보였습니다. '아이가 없으면 늙어서 외롭지 않겠느냐?', '그래도 핏줄은 남기고 싶지 않느냐?'와 같은 이야기들은 이미 숱하게 들어서 이골이 난 상태라고 합니다.

그들이 그런 선택을 한 이유에 '돈'은 크게 관여하는게 없었습니다. 그들은 오로지 '자유'를 추구하고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사생활을 문란하게 하겠다 그런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옛말에 아이 하나를 키우는데는 온 마을의 정성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만큼 아이를 키우는데는 많은 품과 정성과 노력이 들어갑니다. 개인의 자유로운 삶에 무게를 두는 젊은 부부들이 많습니다. 아이에게 빼앗기게 될 젊음과 에너지와 시간에 대해서 두려움들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무자식으로 이를 차단하여 뺐기지 않겠다고 선언하였습니다. 그것을 오롯이 자신이나 자신이 사랑하는 배우자와만 쓰겠다는 생각이 뿌리깊히 박혀 있었습니다.

이들 중에는 여행을 좋아하는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아이가 없는 지금은 둘이 원하면 언제든지 떠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있으면 그런 것이 안되지 않느냐는 대답도 많이 돌아왔습니다. 비단 여행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이것을 기성세대는 젊은 세대의 이기심 쯤으로 치부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런 차원의 이야기만 오가서는 저출산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절대 해결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또 타인의 삶과 가치관에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도 없습니다. 그래서 젊은 딩크족 부부들의 가치관과 삶도 존중합니다.

그들은 또 이런 이야기를 입모아서 말했습니다. 

"나라에서 백날 천날 돈 퍼다준다고 하고 집지어 줘도 애는 안 낳을거에요. 적어도 우리에겐 아이 안 낳는게 돈 문제가 아닌데 자꾸 돈 문제로 귀결 시키는 게 헛발질 하는 것 처럼 보여요."

연로하신 정책 당국자와 입법 관련자들은 이 부분을 확실히 알고 넘어가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이들 중 일부 키맨은 이것을 알고 있을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것을 구실로 막대한 저출산 예산을 잡아서 전혀 관련없는 곳에 돈을 퍼부으며 세금을 해먹기 위해 활동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입니다.

어쨌든 앞서 서술하였듯이 이들 부부는 부부 모두 대기업에 근무하는 맞벌이가 많았습니다. 돈 문제 보다는 개인의 자유 문제로 아이를 낳지 않겠다 생각하는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만약에 이들이 재벌이나 건물주 급으로 아예 자본이 많다면 아이를 하나나 둘 정도 낳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애매하게 중산층이나 중상층이라서 저렇게 생각하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경제적으로 넉넉한 중산~중상층 부부는 굳이 아이 키우기가 아니라도 소비할 수 있는 자원과 시간이 많습니다. 여유 시간에는 카페에 앉아서 시간을 때우고, 가끔은 네일아트를 받기도 하며, 부부끼리 의기투합하면 제주도나 일본쯤은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도 있고 분기에 한번씩 먼 곳 까지 여행을 다녀올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볼거리 즐길거리가 많은데, 그것을 다 포기하고 육아에 내 인생을 갈아 넣는 선택을 하기란 쉽지 않을것입니다.

이들과 반대로 경제적으로 곤궁한 대부분의 젊은 부부들은 말 그대로 먹고 살기도 힘들기 때문에 자연선택과 본능 그대로 아이를 갖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런 문제에서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해방된 사람들만이 아이를 가질 것입니다.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대부분의 젊은층이 개인의 시간적 자유 문제 또는 돈 문제로 인해서 아이를 갖지 않는 것입니다.

모든 경제나 사회의 흐름과 마찬가지로 인구도 일정부분 충격적으로 줄어들다가 다시 바닥을 찍고 오르는 시점이 있을것입니다. 다만 정책은 그 시점을 오지 않게 하거나 바닥을 조금 더 높은 곳에서 잡기 위해서 시행하는 것들이 많은 것입니다.

그렇다면 경제적으로 힘든 부부들에게는 경제적 어려움을 풀어주는 문제 먼저 해결해줘야 할것이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지만 아이로 인해 자유를 뺐기기 싫어하는 부부들에게는 그에 합당하는 세분화 된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전자에게는 당연히 믿을만한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이 이슈일 것이고, 후자에게는 아이를 낳더라도 자유를 해하지 않을 수 있는 사회 시스템이 많이 개발되어야 할것입니다.

그렇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정책 방향을 보면 소득 최하층의 일자리는 더욱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고, 또 그것을 부채질하는 정책들이 쏟아지고 있으며, 일단 물리적으로도 가임기 여성의 숫자가 이미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모두 아이를 둘씩 낳더라도 직면한 인구 충격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인구는 국가의 기본적인 경쟁력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인구 감소가 무산 계급에게는 도리어 복된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더 나아가 '복된 인구감소를 지배계급이 보고 가만둘리 없다. 생산 시설의 해외 이전이나 해외의 질 떨어지는 외노자를 대거 유입시켜 무산 계급의 해방을 두고 보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앞으로의 미래가 어떤식으로 펼쳐질지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현재 젊은층 중 많은 사람이 경제적인 문제는 물론이고 경제적으로 넉넉하더라도 자신의 자유와 아이를 맞바꾸는 것을 꺼려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많은 기성세대가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2021년 1월 27일
송종식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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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19일 목요일

빚 24억 원을 1년 11개월만에 갚은 방법

모두가 은퇴 걱정을 할 때, 그는 음반을 냈다


"남자한테 참 좋은데~ 표현할 방뻡이 없네"

광고 카피 하나로 전국구 인사가 된 사람. 전 천호식품 회장이자 창업자인 김영식 회장이다. 그를 만나면 늘 유쾌하고 즐겁다. 온몸에서 즐거움과 긍정의 에너지가 솟구쳐 넘친다. 옆에 있는 사람도 절로 어깨춤을 추게 만든다.

모두가 은퇴 걱정과 노후 걱정을 할 나이에 그는 음반을 냈다. 그냥 돈만 많은 부자가 아니다. 사회에 여러가지 기여를 하고 있으며, 취미로 음악 활동도 하고 있다. 모두가 꿈꾸는 노후, 모두가 꿈꾸는 삶이 아니던가?

10미터만 더 <노래 : 김영식, 작곡 : 김정택, 작사 : 김영식>

그의 뮤직비디오다. B급 감성이 묻어난다. 멜로디도 흥이 난다. 그러나 가사에서 전달되는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않다. 작사는 김영식 회장 본인이 직접했다. 작곡은 김정택 SBS 명예예술단장이 맡았다.

누구의 말마따나 이 노래는 아침 기상용 알람으로 딱이다. 가사를 음미하며 노래를 들으면 정말 흥이난다. 그냥 내가 하는 일이 다 잘 되어야만 할 것 같다.

코로나 바이러스 등으로 힘든 국민들에게 작으나마 힘을 주고 싶어서 노래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는 평소에도 국가를 위해 크고 작은 봉사와 후원을 많이 하고 있다.

곡은 태진미디어와 금영의 노래방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어렵지 않은 노래이니 흥을 돋구어야 하는 자리에서 불러보는 것도 좋겠다.

제대 5일만에 시작한 첫 사업


'김영식 회장'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역시 '뚝심', '추진력', '부지런함'이다. 그에 걸맞게 그는 군 제대 5일만에 첫 사업을 시작했다. 학습지 영업을 했는데, 자전거를 타고 매일 하루에 100km씩 다니며 영업을 했다. 그 결과 그는 전국에서 학습지 판매부수 1위 사업자에 올랐다. 돈도 벌렸고 사업도 점차 자리를 잡아갔다.

24살때 벌인 학습지 사업으로 돈이 벌리자 그는 사업을 확장했다. 80년대 초에는 '세계 금연의 해' 슬로건을 포착하고 금연파이프 사업을 진행했다. 금연파이프로 6개월도 되지 않아 현금 6,000만 원을 넘게 벌었다. 그 외에도 신발 밑창 사업도 했는데 사업이 잘 되었다. 1980년대 초에는 일반 회사원의 한달 봉급이 40만 원 수준이었으니 젊은 나이에 가히 어마어마한 돈을 번 것이다.

그러나 좋은 시절도 잠시 뿐. 첫 번째 시련이 찾아왔다.

금연파이프는 히트를 치자 짝퉁 제품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우선 짝퉁 제품에 대한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리고 또, 전문 분야가 아닌 다양한 사업에 문어발식 확장을 하면서 집중력을 잃었다. 무엇보다 큰 교통 사고를 당하면서 그의 첫번째 사업은 그렇게 망하고 만다.

달팽이로 부산에서 100등 안에 드는 부자가 되다


교통사고로 고생을 하던 중 지인의 소개로 달팽이를 먹게 된다. 달팽이를 먹으면서 크게 부러졌던 그의 팔은 기적적으로 치료가 된다. 흡사 종교 단체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다. 마케팅 천재인 그가 마케팅을 위해서 달팽이의 효능을 과장한 것인지, 아니면 원래 팔이 나을 타이밍이었는데 우연히 달팽이를 섭취한 것인지, 아니면 정말로 달팽이가 효능이 있는 것인지는 모른다.

어쨌든 그는 1994년 이를 계기로 달팽이액기스 사업을 시작한다. 

그러나 달팽이액기스 사업은 생각보다 신통치 않았다. 판매는 거의 없다시피했다. 파산에 몰린 그에게는 돌파구가 필요했다. 제품에는 자신이 있었다. 그러므로 강력한 마케팅, 그 한방이 필요했다.

타고난 천재 마케터이자 승부사인 그는 KBS를 목표물로 삼았다.

현재도 방영중인 <6시 내고향>이라는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그는 무작정 방송국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담당 PD등을 만나려고 했다. 그러나 그 사람들은 김영식 회장을 쳐다 보지도 않았다.

그도 그럴것이 <6시 내고향>은 당시에는 인기도 많고 파급력도 큰 프로그램이었다. 그리고 6시 내고향에 출연하려고 줄을 선 사업가가 어디 김영식 회장 한 사람뿐이었으랴.

어쨌든 김영식 회장은 6시 내고향이 아니면 희망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2주에 한번씩, 한달에 한번씩 6시 내고향 팀을 찾아갔다. 방송국에 발이 닳도록 꾸준히 찾아갔다고 한다.

이때도 그의 영리한 영업 기술을 배울 수 있다.

방송국 PD들에게 찾아가는 사람은 많다. 그리고 그들은 바쁘다. 그래서 김영식 회장은 일단 그들을 귀찮게 하지 않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그래서 우선은 매일 찾아가는 것을 삼갔다. 대신 잊을만 하면 찾아갔다. 찾아가서도 절대로 그들을 귀찮게 하지 않았다.

PD와 제작팀의 책상에 달팽이 액기스 하나씩을 조용히 올려두었다. 그리고 사무실을 나가면서 고개숙여 크게 인사했다고 한다.

"달팽이 왔다갑니다!"

방송국에 그토록 정성을 썼건만 더는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 회사 문을 곧 닫을 판이었다. 그러던 몇달 후, 하늘이 도왔을까? 방송국에서 연락이 왔다.

"달팽이씨 방송 한 번 해봅시다."

PD님도 김영식 회장의 끈질긴 태도에 감복했다고 한다. 방송으로 달팽이엑기스를 주문할 수 있는 전화번호도 송출이되었다. 방송이 나가고 달팽이엑기스 구매 문의 전화로 전화기가 불통이 되었다고 한다. 밀려드는 주문에 그야말로 대번에 기사회생했다. 그의 간절함과 승부수가 통한것이다.

1992년부터 2년 동안에만 무려 현금으로 50억의 순수익을 남겼다. 열심히 사업을 했고 현금은 주체할 수 없이 쏟아졌다. 머지 않아 기관에서 이런 이야기를 전해줬다.

"김영식씨, 부산에서 현금 부자 100등 안에 들었네요."

여세를 몰아 그는 사업을 확장했다. 황토방, 찜질방, 서바이벌 게임장 등 할 수 있는 사업은 닥치는대로 확장을 했다. 첫 사업에서 그는 비전문분야에 대한 문어발식 투자로 주저 앉았다. 그는 그것을 잊고 있었다. 그에게 서서히 먹구름이 드리웠다. 그가 비전문분야에 대한 사업 확장을 하는 동안 IMF 사태가 터졌다.

순식간에 알거지가 되다


'인생지사 새옹지마'. 그의 가슴에 아로 새겨진 문구가 아닐까? 떵떵거리며 살던 그는 순식간에 알거지가 된다. 불과 얼마 전 까지만 해도 그는 어딜가나 VIP였다. 먹고 싶은 것은 다 먹을 수 있었다. 그러나 주머니에 남은 것은 돈 2,000원이 전부였다.

길을 걷고 있는데 국밥집이 보였다. 국밥집에서 사람들이 맛있게 국밥을 먹고 있었다. 너무 먹고 싶었다. 그러나 그 국밥 한 그릇조차 사 먹을 돈이 없었다. 600원짜리 소시지 하나와 소주 한병을 사들고 기거중인 여관방으로 향했다.

방값을 내기조차 버거웠다. 소시지를 먹으면서 눈물을 그렇게 흘렸다. 문득 그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살아서 뭐하겠노. 마 죽자.'

여관 창문을 열고 한쪽 다리를 난간으로 내 밀었다. 나머지 다리 한쪽만 난간 밖으로 내밀면 떨어져 죽는다. 최후의 순간에는 그도 잠시 고민에 빠졌다. 마침 세무서 직원에게서 전화가 왔다.

체납세금 납부독촉 전화였다. 돈이 많을 때는 간도 쓸개도 다 빼줄 것 처럼 굴던 사람들이 싹 변했다. 세금을 그렇게 많이 냈는데도 힘들어지고 나니 가차없이 밟아댄다.

세무서 직원은 통화중에 이상한 낌새를 느꼈는지 김영식 회장에게 물었다.

"자살하시려고요? 그러면 저 때문에 죽었다고 하면 안됩니데이."

그 이야기에 김영식 회장은 정신이 번쩍들었다. 웃음도 나고 화도 났다. 

"그래 다시 한번 해보자!"

빚 22억 원을 1년 11개월만에 다 갚고 재기하다


무일푼인 김영식 회장에게 남은 건 결혼반지 뿐이었다. 그것을 전당포에 맡기고 130만 원을 확보한다.

얼마전에 큰 딸이 '아빠 우리집이 그렇게 가난해?'라고 물었다. 우선 그는 그 130만 원을 들고 집으로 향했다. 딸이 보는 앞에서 만원 짜리를 하나씩 뿌렸다. 총 130장을 뿌렸다. 그랬더니 비좁은 방이 만 원짜리로 가득 찼다. 철 없고 어린 딸은 '우리집 부자네'하면서 좋아했다. 김영식 회장은 가슴이 아팠지만 그렇게 딸의 마음을 달래줄 수 있었다.

이제 그는 한 우물만 파기로 결심한다. 원래의 전문분야인 건강기능식품 시장으로 돌아왔다. 130만 원을 투자해서 강화사자발쑥 제품을 만들었다. 제품 박스를 들고 강남역으로 향했다. 쑥 색상의 넥타이와 와이셔츠를 입고 아침마다 전단지를 돌렸다. 원래도 넉살 좋은 그였지만 이때는 부끄럽고 뭐고도 없었다. 생존 자체가 절박했다. 

"쑥쑥 쑥자로 끝나는 말은~ 이쑥 저쑥 들쑥 날쑥 몸에 좋은 쑥~"

익숙한 멜로디에 나름대로 가사를 붙여서 강남역 앞에서 열심히 불렀다. 사람들이 전단지를 버리면 그걸 주워와서 다시 돌렸다. 죽기 살기로 영업했다. 변변한 매장하나 구할 돈이 없었다. 제품을 강남역에 쌓아놓고 팔았다.

그의 그런 노력은 1~2주 후 부터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제품은 서서히 팔려나가기 시작했고 첫달 매출 1,100만 원을 올리게 된다. 매출은 매월 수직 상승했다. 강남역에서 전단지를 돌린지 4개월 되던 때는 월 매출이 9,800만원, 6개월 째에는 2억 5,000만원, 그리고 다시 1년 뒤에는 월 매출 9억 8,000만원을 달성했다.

이렇게 '못 팔면 죽는다'는 생각으로 한 박스 한 박스의 제품을 최선을 다해서 팔았다. 그 결과 그는 빚 22억 원을 1년 11개월 만에 다 갚았다. 매번 새로운 제품을 성공적으로 히트 시키며 2013년에는 매출액이 1,300억 원에 달하게 된다.

발 붙일 땅이 한 평 없어서 강남역에서 영업하던 그는 역삼동에 멋진 빌딩을 짓고 서울 사옥으로 만든다. 서울과 부산을 오가면서 대한항공 탑승만 2,800회 넘게 하여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행기를 많이 탄 사람 중 한명이 되었다. 부산에는 공장이 있으며 서울과 부산에 수행비서와 고급 차량들을 별도로 가지고 있다.

물론, 쑥 사업을 시작하면서 전당포에 맡겨 두었던 결혼 반지는 다시 잘 찾았다.

그가 어렵던 시절 그의 오뚝이 같은 근성을 높게 본 탤런트 이순재씨는 천호식품이 안정될 때 까지 무료로 회사의 모델을 해주었다.

모두가 어렵다고 아우성치는 시절이다. 그러나 항상 돌파구는 있게 마련이다. 생각하면 즉시 행동으로 실천하자는 그의 외침에 호응을 해보는 것도 좋겠다.

2020년 11월 19일
송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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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 7일 화요일

조 단위 부자도, 대통령도 하늘이 낸다

마이애미 부촌의 한 개인주택 <출처 : home-designing.com>

사람들은 누구나 부자가 되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돈을 벌어 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그들을 추종합니다. 워런버핏이 한마디 던지면 그 이야기는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전파됩니다. 투자자들은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입니다.

투자분야 뿐만 아닙니다. 어떤 분야든 사람들은 그 분야에서 가장 성공하고 돈을 많이 번 사람들을 추종합니다. 그나마 그 사람의 철학을 제대로 추종하고 뽑아먹으면 다행입니다. 그러나 주변에 보이는 많은 초보투자자분들의 행태는 그렇지 못한 것 같습니다.

고수의 사고방식이나 철학 중 배울점이 있다면 배우려고 하기 보다는 그 사람이 뭔가 즉각적으로 이익을 줄만한 이야기를 하는지, 그것에 더 목을 매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투자의 경우에도 천천히 바닥부터 배워 올라가고, 시장에서 경험을 쌓아서 내 스스로 훌륭한 투자자가 되려고 하는 분들도 적지 않게 계시지만, 많은 투자자가 남들이 던져주는 종목을 소위 '받아 먹으려고' 추종하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그러면 영원히 자기 성장을 이루지 못합니다. 그리고 늘 누군가의 지시에 따라다니는 허수아비 인생밖에 살지 못하지요.

또, 사람들의 목표가 너무 높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제 주변에는 대기업에서 정년 퇴직을 한 어르신들이 많이 계십니다. 대기업에 들어갈 정도면 일단 샐러리맨 중에서는 상위 5% 안에 들어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부장급~임원급으로 정년 퇴직을 하였으면 사회 전체적으로도 꽤 안정된 삶을 살았다는 의미가 됩니다. 그러나 퇴직 후 어르신들의 삶은 의외로 비참하신 경우가 많았습니다. 전공을 살리지 못하고 월급 1~200짜리 아르바이트급 일자리에 재취업을 하시거나 그 마저도 못하시는 분들은 골방에서 하루하루 시간만 때우는 분들이 적지 않으셨습니다.

직장을 다닐때 재테크나 부업으로 퇴직 이후의 삶을 잘 마련하셨다면 좋았겠지만 일단 그 이야기는 이번 글에서는 논외입니다. 상위에 속하는 근로자들의 삶도 저렇습니다. 그런데 저 정도도 못하는 사람들이 '나는 백 억을 벌거야, 천억을 벌거야, 조를 벌거야..'라고 말하고 다니는 건 그야말로 현실 파악을 못하는 것입니다.

금융자산을 11억 원 이상 가지고 있는 사람은 전체 인구의 1% 수준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동경하는 100억 자산가는 5,500여명으로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01%입니다. 흙수저 사람이 100억 부자가 되기란, 고교생이 서울대 의대에 입학할 수 있는 확률보다 떨어진다는 소리입니다. 200억대 이상의 부자는 800여명 정도 된다고하니 그 확률은 더 떨어집니다.

대통령과 조 단위 부자는 하늘이 낸다


몇천억, 몇조를 벌겠다는 청년들이 많아졌습니다. 유동성의 팽창과 스타트업 진입의 용이성으로 조가 우스워진시대입니다. 그러나 조단위 부자는 내가 될 수 있다고 되는 것의 성격은 아닐것입니다. 조 단위의 재산을 가진 부자는 하늘이 낸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희망을 버리자는 소리는 아닙니다. 이미 널리 알려진 이야기지만 가슴속에 큰 꿈은 늘 품고 다녀야겠죠. 애초에 목표나 꿈이 없다면 작은 부자조차 되는 것이 불가능할테니까요. 꿈을 버리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꿈은 가슴속에 묻어놓고 우리는 철저히 리얼리스트가 되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10대 친구들에게 물어보면 적지 않은 친구들이 '저는 25살쯤에는 성공해서 람보르기니를 타고 다닐 것 같아요'라고 말합니다. 20대 친구들에게 물어보면 '저는 40살 쯤에는 100억? 아무리 못 벌어도 20~30억은 벌고 넉넉하게 살 것 같아요'라고 말합니다. 40~50대 선배님들은 집값이나 안 떨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살아보니 세상이 쉽지 않다는 걸 알고 모난 돌은 정을 맞아 점점 둥글어집니다.

재능과 끼가 많은 청년은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지만 삶은 늘 제자리입니다. 그런데, 학창시절부터 무식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웠던 친구는 별 것도 아닌(?) 장사를 하면서 나이 서른에 벌써 아파트 두채를 사고, 외제차를 두대나 굴리면서 아들딸 낳고 잘 삽니다. 가게도 벌써 몇개나 냈다고 합니다. 재능과 끼가 많은 친구는 억울해합니다. '나는 쟤보다 할 줄 아는 것도 많고, 지식도 많고 훨씬 뛰어난데 왜 별 것 아닌 허드렛일을 하는 친구가 돈을 더 잘 버는가. 인생 현타온다'. 장사가 쉽다거나 장사하는 분들이 무식하다는 이야기가 아니니 맥락에서 벗어난 오해는 없으면 좋겠습니다.

재능과 끼가 많은 친구들이 자신의 끼를 믿고 너무 높은 이상을 바라보기 때문에 현실에서 가난을 벗어나지 못하는 많은 케이스가 위와 같은 케이스입니다. 그 친구들이 보기에 별 것 아닌 일이라도 그것을 꾸준히 해내는 사람이 결국 작은 성과들을 쌓아갑니다. 그 성과들은 복리로 커져서 나중에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별 것 아닌 일을 하던 사람이 회장님 소리를 듣고 사는 것입니다. 떡볶이 장사, 치킨 장사, 학습지 팔이, SNS 바이럴 마케팅.. 단순한 업종에서 단순한일을 꾸준히 오랫동안 잘 해낸 사람들이 잘되는 모습을 보아왔습니다. 주식투자를 하기로 마음먹었다면 단단히 마음먹고 주식투자를 꾸준히 열심히 해야합니다.

어쨌든 이상이 너무 높으면 현실은 더 피폐해 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나이가 젊은 친구들일수록 그런 태도는 더 위험합니다.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높은 이상을 가지라고 말해야 국가가 성장한다고들 하지만 오히려 그게 그 사람들의 발목을 잡는 것을 많이 봐왔습니다. 오히려 실현 가능한 눈앞의 작은 목표들을 잡고 작은 일들을 꾸준히 잘 해내는 사람들이 그 목표들을 키워가면서 더 잘되는 경우를 많이 봐 왔습니다.

너무 슈퍼개미나 대가들만 추종하기 보다는 일단 내 계좌를 5,000만원을 만들자, 1억을 만들자, 이후엔 3억을 만들자. 이런 작은 목표들에 집중하는게 더 좋습니다. 그렇다고 빨리 가려고 욕심을 낼 필요는 없습니다. 천천히 가도 됩니다. 천천히 가다보면 어떤 날은 스포츠카를 얻어 타기도 하고, 어떤 날은 비행기를 얻어타기도 합니다. 천천히 가도 한번씩 계좌가 점프업 하는 날도 있습니다. 눈앞의 목표부터 천천히 하나씩 이루어 나가는게 어떨까 싶습니다. 너무 남을 의식하지도 말고, 나에게 주어진 하루하루를 알차고 행복하게 보내고 유유자적하는 삶을 살면 행복에 더 가까이 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무언가에 쫓기고, 남들과 경쟁의식을 느끼는 순간 투자든 인생이든 망가집니다. 무너지게 돼 있습니다. 그것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부록 : 성훈형님과 김영식 회장님


주식투자로 크게 성공해서 유명한 heyda(성훈)형님도 때마침 최근에 블로그에 이런 비슷한 글을 쓰셨습니다. 너무 큰 목표를 잡고 투자하려고 하면 오히려 그 꿈을 못 이룰 수 있다고요. 작은 목표, 할 수 있는 작은일 부터 하나씩 해나가면 언젠가는 그 이상의 위치에 올라 있을거라고요. 저도 동의합니다.

'남자한테 참 좋은데'라는 유행어로 유명하신 김영식 회장님은 어릴적부터 저의 멘토이셨습니다. 가난하고 힘들던 저의 사고방식을 많이 개조시켜주셨습니다. 그분과는 재미있는 일화가 많습니다. 나중에 하나씩 글을 써 보겠습니다. 이번글과 관련한 에피소드도 있습니다.

"송군은 어른되면 뭐하고 싶노? 목표가 뭐고?"
"저는 금액으로는 40조 정도를 벌어서, 우주센터를 건립하고, 재능이 있지만 제대로 배우지 못하는 가난한 학생들을 발굴하여..."
"그만그만. 목표를 그래 잡으면 아무것도 못한데이. 니가 할 수 있는 것 부터 하그래이..."

그 이야기를 듣고 스무살의 저는 많은 것이 바뀌었습니다. 일단 현금 1억부터 만드는 것으로요. 그리고 저는 20대에 순자산 1억을 만드는데 성공했습니다. 그 이후에는 그 1억원이 저의 소중한 종자돈이 되었습니다.

할 수 있는 작은 일 부터 지금 당장 시작해서 그것을 꾸준히 해보면 어떨까요?

2020년 1월 7일
송종식 드림


2019년 12월 1일 일요일

전업투자자, 정신 번쩍 드는 방법

전업투자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


당연히 다시 가난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침 저녁으로 출퇴근 하는 것, 개인의 자유가 사라지고 생계를 위해 월급에 의존해야 하는 것. 그것을 가장 두려워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전업투자를 장기간 하였다면 재취업은 당연히 힘들테니 투자로 실패하면 사회 밑바닥을 전전하게 될것입니다. 배고프고 어려웠던 시절로 돌아가는 것이 가장 두렵습니다.

나태함과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운


전업 주식쟁이는 두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전업트레이더 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바로 그런 이미지를 가진 사람들이죠. 하루종일 모니터 앞에 붙어서 매매를 합니다. 호가창을 놓칠세라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합니다. 새벽부터 일어나서 해외 증시를 체크합니다. 장 마감후에는 복기하는 것을 잊지 않습니다. 생계형 전업 비중이 많습니다.

또, 다른 한쪽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전업투자자입니다. 매매를 자주 안하는 가치투자자들이 많습니다. 가치투자 지향형 전업투자자들은 스타일이 다양합니다. 사업보고서를 읽으며 주로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책을 읽는 사람이 있고, 여행을 자주 다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기업탐방을 자주 다니는 사람이 있고, 취미 활동을 열정적으로 하는 사람도 있고 심지어 낮잠을 즐겨 자는 사람이 있기도 합니다.

라이프스타일이 사람마다 다 다릅니다. 전업투자자 중에서는 하루 일과를 정해진 루틴대로 사는 분도 많습니다. 부지런하게 일어나서 전업사무실에 출근을 하고 그날 나온 리포트를 모두 훑은 후, 회사와 통화도 하고 기업분석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장이 마감하면 곧장 집으로 퇴근합니다.

또, 반대로 저 처럼 게으른 전업투자자도 있습니다. 내 마음대로 놀러 다니고, 읽고 싶으면 읽고, 먹고 싶으면 먹고, 자고 싶으면 자는 등 정해진 루틴없이 고삐풀린 망아지처럼 삽니다. 옆에서 혹은 위에서 누가 이끌어주거나 혼내는 사람이 없으니 저 처럼 게으르고 고삐풀린 망아지는 갈수록 나태해집니다.

투자는 운이 크게 작동하는 분야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기본적인 성실함이 배제된다면 투자자 생활을 꾸준히 영위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저처럼 게으른 전업투자자분들은 한번씩 정신이 번쩍 들만한 충격요법이 필요합니다.

버스나 전철 첫차 타보기


지역마다 회사마다 편차는 있습니다만, 보통 지하철이나 버스는 새벽 4시 30분~5시 30분 정도에 첫차를 운행합니다. 직장인들도 좀처럼 타보기 힘든것이 첫차라 생각됩니다. 물론, 주식이나 부동산 등 자산으로 먹고 사는 사람에게는 딴 세상에서 운행되는 차량들입니다. 그리고 상상조차 하지 못하죠.

새벽 4시 버스 첫차 <출처 : hani.co.kr>

지하철 첫차나 버스 첫차를 타보면 적지 않은 사람들이 충격에 빠질거라 생각합니다. 첫차는 만석 수준이 아니라 사람으로 미어차서 운행됩니다. 아직 많은 사람들이 잠을 자고 있는 시간인데도 그렇습니다. 세상이 정말 부지런하게 돌아가는 걸 느낍니다.

그 중에는 사장님도 있을 것이고 부지런한 직장인도 소수 있긴 할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대부분 일용직이나 막일을 다니는 분들입니다. 몸에 차고 있는 장비들이나 옷차림을 보면 대번에 알 수 있습니다. 절대로 그분들을 비하할 의도로 작성하는 글은 아닙니다. 그분들도 다 각자가 가진 사연들이 있을테니까요. 다양한 사연들이 있겠지만 그들은 첫차 그득 몸을 싣고 일터로 향합니다. 표정들은 거의 대부분 일그러져 있거나 행복하지 못한 표정들입니다.

내가 나태해서 계좌 수익률을 까먹거나, 올바르지 못한 판단으로 실패를 할 경우 이렇게 첫차를 타고 생계를 유지해야 할 수 있음을 피부 깊숙히 상기해보면 정신이 번쩍듭니다. 아둥바둥 살 필요는 없지만 늘 현명한 판단을 내리고 기본적인 성실함은 유지해야 함을 절실히 느낍니다.

지금 먹고 살만하다 싶으면 나태해지기 쉬우므로 한번씩 새벽 첫차를 타고 나도 노가다 현장으로 나간다는 마인드를 상기해보면 머리가 번쩍 깨입니다.

아르바이트나 직장인(프리랜서) 체험 해보기


"내 주머니에는 지금 1원도 없다. 나는 생계를 위해서 이것을 한다." 이렇게 단단히 세뇌를 합니다. 그리고 편의점 아르바이트, 신문배달, 대리운전 등의 일을 한두달 해보면 이것도 정신이 번쩍듭니다. 원치 않는 시간에 원치 않는 노동을 하는 괴로움. 그리고 박봉으로 생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절박함. 온갖 사람들로부터 당하는 갑질과 모욕.

두번 다시 가난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싶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머리 좀 굴려서 기업발굴을 하고 손가락 까딱까딱해서 과분한 수익을 올리며 사는 것, 그것이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를 새삼느끼게 됩니다.

최근에 알게된 것인데 프리랜서도 회사에 출퇴근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출퇴근은 하는데 정규근로자는 아닌 특이한 형태의 사람들이었습니다. 프리랜서는 정식 채용 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비교적 쉽게 일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보통 한달이나 두달 단위로 계약을 하고 일을 종료하는 방식인데 이것도 한번씩 해보면 좋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신 자차로 다니면 안됩니다. 모든 직장인이 벗어나고 싶어하는 출퇴근 시간 콩나물 시루같은 전철을 타고 며칠만 왔다갔다 해보면 정말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게 됩니다. "누가 나에게 잔소리 하고 관리하지 않는다고 나태하게 살면 안되겠구나.", "투자금을 모두 잃으면 생계를 위해서 정말 평생 이렇게 출퇴근 해야되는 수가 생기는구나. 정신 바짝 차리고 살아야겠다."

누차 말씀드리지만 해당 직종이나 직군에 대해서 무시하는 것이 아닙니다. 잘못된 의사 결정과 게으름으로 투자금을 잃게 되면 다시 종자돈 모으는 기약 없던 시절로 돌아가야 하는데, 그것의 두려움을 알고 부지런하고 진지하게 투자하자는 의미입니다.

나에게 주어진 1초, 계좌에 있는 100원의 소중함


한번씩 저런 체험을 하다보면 내게 주어진 1초가 새삼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계좌에 있는 숫자도 그냥 화면에 찍힌 숫자가 아니라 진짜 돈임을 절감하게 됩니다. 나를 지켜주는 최후의 그 숫자들. 현재 가진것에 대한 감사함, 그리고 잃지 않는 투자를 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철학적 토대 다지기.. 이런것들을 상기할 수 있게 됩니다.

고통 체험은 짧게 가끔씩만


'고시원에 살기'나 '쪽방촌 깔세방 한달 살기' 같은 다양한 체험도 정신 차리기에 도움이 될거라 생각합니다. 다만, 이런 충격 요법은 나태할 때 가끔씩만 해야합니다. 그리고 체험후에는 반드시 5성급 호텔에서 쉬든, 여행을 가든 뇌에게 회복기를 줘야합니다. 일부러 어려운 체험을 한다고 해도 자칫 뇌가 가난한 쪽으로 방향을 틀고 굳어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매우 위험합니다. 자신의 나태함을 반성하는 용도이어야지 나의 잠재의식과 뇌가 다시 가난을 향하도록 두어서는 안됩니다.

* 덧 붙이는 글 : 누군가에겐 삶일지언데, 누군가에겐 '체험'이라고 하니 상당히 건방진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크게 거부감을 느낄 수 있는 글이고요. 다만, 저희 전업들은 저희들 위치에서 정신을 차릴만한 방법들은 늘 필요한 법이니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가난과 부는 순식간에 뒤집어 질 수 있는 것이고, 누구의 운명이든 손바닥 뒤집히듯 뒤집힐 수 있는 것입니다. 누구든 정신을 바짝 차리고 살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전철, 버스 첫차에 몸을 싣고 자기 할일을 묵묵히 하시는 분들을 응원합니다. 그분들의 삶도 술술 잘 풀려서 머지 않은 미래에는 고생을 덜 하고 사시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2019년 12월 1일
송종식 드림


2019년 10월 24일 목요일

자본주의 체제에 살면서 얻는 진정한 개인의 자유에 대해

뻔하고, 당연하고, 기본적이고, 누구나 아는 오래된 생각


한국 최고의 가치투자자 중 한 분인, 남산주성님의 개인 순자산 성장표
<출처 : 가치투자연구소 김태석>

1) 세상에 하나뿐인 가장 소중한 자원인 시간을 남에게 제공하면서 돈을 버는 건 한계가 명확하다. 나도 24시간, 이건희 회장님도 24시간을 산다. 그 매커니즘으론 돈을 벌 수 없다(노동). 남들의 시간과 노동력이 나를 위해 일하게 만들고 나는 그 위에서 자유를 누려야 한다(투자). 한 사람에게서 1시간을 취할 수 있다면, 나를 위해 일하는 사람 24명만 있으면 나는 자유인이 된다. 그러니 직원이 10만명인 회사의 소유주가 된다면 무한 자유를 얻게 되는것이다.

2) 돈은 근육의 힘으로 버는게 아니라, 정신과 마음의 힘으로 버는 것이다.

3) 돈은 단리가 아니라 복리로 버는 것이다. 부를 쌓는데 가장 중요한 핵심엔진이다.

4) 돈은 내가 버는게 아니라 남들이 벌어 주는 것이다. 나는 올바른 판단만 내리면 된다.

5) 대부분은 용기가 없어서 노예가 된다.

6) 용기있는 사람 중 다수는 최소한의 공부와 노력도 하지 않기 때문에 패가망신한다.

7) 약간의 분별력과 약간의 용기만 있으면 충분하다.

8) 시간적 물리적 자유를 얻는다면 비로소 자아를 성찰하고 영적 자유를 얻기 위한 단계로 돌입할 수 있다. 먹고 사는데 치이면 인간의 기본권을 상실한다.

9) 약간의 여행, 약간의 휴식, 약간의 허세, 무리해서 사는 외제차.. 그런것은 진정한 자유가 아니다. 회사의 멋진 시설들도 주주들의 소유이지 직원 소유가 아님을 잊지 말아야한다. 회사와 직원은 계약관계이고 회사의 주인은 주주다.

10)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그러므로 남들의 화려한 인스타에 주눅들거나 부러워 할 필요도 없다. 허세로 포장된 삶을 한꺼풀 까보면 거진 다 별거 없다. 그러므로 나만의 인생을 행복하게 살면 그만이다.

2019년 6월 21일, 인스타그램에 올렸던 생각을 블로그로 옮김
송종식


2018년 3월 30일 금요일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돈 모으기 힘든 이유 (간단한 돈개념)

이런저런 디테일, 변수 싹 빼고 단순무식하게 계산해보즈아!


1
한달을 30일로 잡고, 주말 이틀 곱하기 4주를 빼면 한달에 22일을 일합니다. 휴일 등 디테일 한 날짜는 고려하지 않습니다. 식후에 매일 3천원 짜리 커피를 한잔씩 마시면 커피값으로 한달에 66,000원, 5천원짜리 커피를 마시면 11만원이 지출됩니다. 1년으로 단순 환산하면 연간 백만원 가까운 돈이 커피값으로 지출됩니다. 복리, 금리, 임금인상, 물가상승률 등을 제외하고 단순 계산하면 커피값으로 10년에 천만원 이상이 지출됩니다.

2
담배 한갑을 통상 5,000원으로 잡으면 이것도 커피값과 엇비슷하게 지출됩니다. 하루에 한갑 피우는 사람의 한달 담배값 지출은 5,000 x 30 = 월 15만 원. 기본적으로 담배를 안피우는 사람은 담배를 피우는 사람에 비해서 연간 150~200만 원의 잉여소득 내지는 잉여 저축이 가능합니다. 이런 생활속의 사소한 지출이 누적되면 꽤 큰 금액이 됩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그것은 부의 격차를 가져옵니다.

3
현 시점부터 임금인상률과 물가인상률이 동일하다는 가정하에 단순 계산을 해보겠습니다. 예금 이자나 투자 수익, 세금은 고려치 않겠습니다. 연봉 3,000만 원을 받는 사람이 10년간 한푼도 안 쓰고 돈을 모으면 그냥 3억 원이됩니다. 20년 모으면 6억 원이됩니다. 나쁘지 않네요.

4
앞의 3번의 경우에서 연간 소비액을 50%, 저축액을 50%로 설정하겠습니다. 저축을 50%만 할 수 있어도 꽤 저축왕이라고 불릴 수 있습니다. 1980년대 수준으로 생활하면서 60~70%이상 저축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모두가 그렇게 살면 우리 경제는 위축돼 버릴테고 또 모두가 그렇게 하는건 불가능하겠죠. 어쨌든 3번의 경우에서 50%는 소비하고 50%는 저축하면 10년간 모을 수 있는 돈이 1억 5천만 원으로 쪼그라 들고, 20년 모아도 고작 3억이네요.

5
연봉 3천만 원에는 실제로 세금과 4대 보험이 떨어져 나갑니다. 세금 (ㅠ_ㅠ). 고령화로 소득에 대한 세율은 더욱 높아질테지만 일단 세율과 4대 보험료를 현재 수준으로 계산을 해보겠습니다. 앞서 3번에서 계산을 다시 해볼게요. 연봉 3,000만원의 실수령액은 220만 원입니다. 이 중 월 110만 원을 소비하고 110만 원을 저축합니다. 모든 조건은 3, 4번 조건과 같습니다. 월 110만 원 이면 정말정말 아껴써야겠네요. 어쨌든 나머지 50%를 1년간 저축하면 1,320만 원을 모읍니다. 이렇게 꼬박 10년을 모아야 겨우 1억 3,000이 조금 넘습니다. 20년간 평생 회사에 다닌다고 가정하면 2억 6,000만 원을 모으겠네요. 예금 이자나 투자수익은 고려안했습니다. 은퇴할때 손에 2억 조금 넘는 돈을 쥐고 나머지 인생 50년을 살아가려면 답이 안나오겠군요. 만약에 소비를 70%로 높이고, 저축을 30%로 낮춘다면 1년간 저축 가능한 금액은 '66만원 x 12개월' 해서 792만 원 입니다. 10년을 모아도 1억을 못 모으겠네요.

6
연봉인상률, 물가상승률이 동일하고 예금 이자와 투자 수익률 변수는 고려하지 않고 있음을 기억해주세요. 앞서 5번의 경우를 보면 삶이 너무나 처참해 집니다. 그래서 평타로 연 5,000만원씩 받는다고 가정하고 금액을 조금 올려보겠습니다. 초봉부터 은퇴까지 쭉 연봉 5,000만 원이라고 가정하고 계산을 해보겠습니다. 실제로는 훨씬 복잡다단하지만 심플하게요. 연 실수령액은 355만 원입니다. 50%인 178만 원을 생활비로 소비하고 나머지 178만 원을 저축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2,136만 원을 저축할 수 있습니다. 10년을 꼬박 그렇게 아끼고 모으면 2억 1,360만 원을 모으겠네요. 그렇게 20년을 살아야 4억 조금 넘는 돈을 쥐겠습니다. 하아. 정말 재미없는 인생입니다. 만약에 이 계산대로 연봉 5,000만원을 받는 사람이 월급 실수령 액의 70%인 235만 원은 지출하고 나머지 100만원을 저축한다면 1년 모아야 1,200만 원. 10년을 모아야 겨우 1억이 넘네요.

7
무일푼에서 사업이나 투자 없이 단순히 월급을 모으기만 해서는 초반 1억의 벽을 넘는 것이 쉽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소비를 극도로 하지 않고 소득의 대부분을 모으지 않는 이상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그게 현실입니다. 1억이 쓰려고 마음먹으면 큰돈도 아니지만 모으려고 마음먹으면 일반 월급쟁이가 모으기에는 꽤 벽이 있는 금액입니다. 10억, 100억 거리는 시대에 살고 있고 심지어 요즘은 언론을 보면 1조, 10조 하면서 '조'단위의 금액도 친숙하게 느껴지지만 일단 별다른 생산수단이나 재능이 없는 급여생활자가 부자가 되려면 1억의 벽을 반드시 넘어야 합니다. 이 악물고요.

8
급여생활자 상위 0.1%는 연봉 6억 원을 받습니다. 뭐 이 정도 되는 분들이라면 돈을 모으고 굴리고 하는 고민 보다는 더 나은 투자처를 찾는 고민을 하는게 빠를 것 같습니다. 월급쟁이 상위 3.4%에 들어가면 월급쟁이들 꿈의 연봉이라고 불리는 1억 연봉을 받을 수 있습니다.

9
연봉 1억을 받는 사람들의 실수령액은 642만 원입니다. 앞서 살펴 본 사람들보다 조금 낫기는 하지만 인생이 아주 크게 역전되는 금액도 아닙니다.

10
상위 0.1% 월급쟁이가 되던지, 투자나 사업으로 성공을 하던지, 부모님이 부자이던지 하지 않는 이상 일반인 급여생활자가 단순히 아끼고 저축하는 것 만으로 부자가 되는 길은 요원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11
그렇다면 앞서 6번에서 보았던 연봉 5,000만원의 사람이 50%는 소비를 하고, 나머지 50%는 몽땅 투자를 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물가상승률과 연봉인상률은 동일하다고 가정해서 그냥 고정값으로 잡겠습니다. 세금과 4대 보험은 지금처럼 유지된다고 가정하고 주택 등 주거비에 들어가는 비용은 없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첫해에 1,200만원을 투자하고 연간 수익률을 10%를 올렸다고 가정하겠습니다. 1월~12월까지 월불입금액에 대해 기간 가중 수익률을 계산해야 하지만 이 글은 간단한 돈 개념만 잡는 글이므로 단순하게 계산해보겠습니다. 첫해에 1,200만원을 모았고 10%의 투자 수익을 내서 1,320만원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듬해엔 1,320+1,200만원에 대한 10%의 수익을 올립니다. 이런식으로 단순하게 계산을 해보면 10년 후에는 2억 1,000만 원 가량을, 20년 후에는 7억 5,600만 원 가량을 손에 쥐게 됩니다. 단순히 모으기만 했을 때 보다, 5억 원 이상의 돈을 더 쥐게됩니다. 연간 10% 투자수익의 힘이 이렇게 큽니다.

12
앞의 11번의 경우에 연 평균 수익률을 5%로 낮추면 20년 후에 손에 쥐는 돈은 4억 1,663만원이 됩니다. 연 평균 수익률을 20%로 올리면 자그마치 26억 8,800만 원이 됩니다. 연평균 수익률을 연간 1%라도 높이고, 투자기간을 1년이라도 더 늘리면 시간이 갈수록 엄청난 금액으로 자라납니다. 누구나 아는 '복리의 힘'입니다.

13
청년들의20% 정도가 학자금 대출 이용 경험이 있으며, 평균 금액은 1,300만 원이었습니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학자금 대출을 갚는다면 성적이 떨어질테고, 졸업을 하고 갚는다면 취업을 준비하는 동안 갚아야 할 이자가 늘어납니다. 곧장 취업이 된다고 하면 학자금 대출을 갚는데 신입사원 1년차 급여의 절반가까이를 써야합니다. 장학금이나 부모님의 지원이 없다면 경제력의 차이는 학력 차이, 그리고 초반 자본금을 모으는 속도의 차이를 불러옵니다. 이는 이 학생의 인생에 사업이나 투자로 성공하는 일대 변화가 없다면 평생을 쳐지게 만듭니다.

14
글을 쓰는 현재 우리나라 최고 부자는 22조 원의 재산을 가진 이건희 회장입니다. 이건희 패밀리는 아시아에서 가장 부유한 가문입니다. 총 자산은 42조 원 입니다. 물론, 상장 주식만 평가한 것이고 다른 자산까지 합하면 훨씬 많을거라는게 정설입니다. 인도의 암바니 가문과 1위 가문 자리를 놓고 엎치락 뒷치락합니다.

15
글을 쓰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금융자산을 10억 원 이상 가진 부유층은 총 24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0.5%입니다.

16
글을 쓰는 현재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331조 원입니다. 외국인 지분율은 52.26%입니다.

17
전월세 세입자로 입주할 때, 등기부 등본상 최선순위를 확보하고, 확정일자까지 받았더라도 대항력은 앞의 3가지 요건을 모두 갖춘 익일 0시부터 발생합니다. 따라서 이 사이에 집주인이 저당, 근저당 등을 새로 설정하지 않았는지 확인해야합니다. 그리고 공인중개사를 끼고 계약을 하고 등기부상 깨끗하더라도 집주인이 국세와 그 가산금이 밀려있다면 그것이 무조건 최우선순위가 됩니다. 따라서 국세와 그 가산금의 금액이 크다면 세입자는 선순위 권리와 대항력이 있더라도 보증금을 날릴 수 있으므로 매우 조심해야 합니다.

18
너무나 당연하게도 빚(부채)은 좋은 부채와 나쁜 부채가 있습니다. 소비를 위한 부채는 나쁜 부채, 투자나 생산을 위한 부채는 좋은 부채입니다.

19
돈은 스스로 복리 증식하려는 특성이 있습니다. 100% 내 소유의 돈은 나를 위해서 일을 합니다. 그리고 그 속도는 갈수록 빨라집니다. 반대로 남에게 빌린 돈은 돈을 빌려 준 사람을 위해서 일을 합니다. 빌린 돈을 늦게 갚으면 빚이 늘어나는 속도는 갈수록 빨라집니다. 내가 돈을 지배하면 돈은 나에게 자유를 줍니다. 돈이 나를 지배하면 돈은 내 자유는 물론 목숨도 빼앗을 수 있습니다.

20
배기량 1,500cc, 차량가액 2,000만원짜리 소형차를 구입한다고 칩시다. 취등록세와 공채매입비 등으로 260만 원 정도가 지출됩니다. 자동차 보험에 가입해야겠죠. 나이에 따라 차종에 따라 다르겠지만 첫해엔 100만 원 이상이 지출됩니다. 차량 가격의 20%를 초반에 내고 나머지는 30개월 할부로 구입한다고 치면 벌써 차량을 구입하자마자 지출된 돈이 260만+100만+400만 원, 합산해서 660만 원입니다. 이제 다음달부터는 차량에 대해서 고정비가 나가기 시작합니다. 차량 할부금이 한달에 53만 원, 그리고 기름값, 차량이 생겼으니 동선도 넓어져서 각종 유흥비에 음식 비용도 들어갈테구요. 세차에 뭐에 부대비용이 꽤 많이 들어갑니다. 고장이나 사고라도 나면 한번에 돈 몇십, 몇백깨지는 건 일도 아닙니다.
영업에 꼭 필요한게 아니라면 사회 초년생의 차량구입은 신중해야합니다.
부모님이 사주신다면 무조건 넙죽초반에 차량을 구매하지 않고 저축만 한 친구와는 부의 격차가 최소 5년~10년 이상날 수 있습니다. 초반에 차량을 구입하지 않고 저축+꽤 괜찮은 투자를 병행하고 있는 친구와는 시간이 갈수록 아예 부의 격차가 평생 따라잡을 수 없을 만큼 커질지도 모릅니다. 물론, 우리 삶에 어떤 변수가 생길지는 아무도 모릅니다만 그런 외부변수들을 제거하고 단순하게 계산해보면 그렇습니다. 한달 투자수익이 자동차 한대값은 너끈히 들어오거나, 자산이 꽤 있는 상태에서 급여소득이 괜찮다면 그때가서 차량을 구입하는게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21
금리가 낮고, 거치기간이 길며, 고정금리 대출이 가능한 경우는 좋은 부채입니다. 예를 들어서 대출 금리가 연간 1.5%, 거치기간은 60년, 고정금리 대출이 가능하다면 이 부채는 무조건 받아서 쓰시는게 맞습니다. 적어도 본인이 그 자금을 이용해서 연간 1.5% 이상의 수익률만 올릴 수 있다면 그 돈은 내돈에 가깝고 공돈에 가깝습니다. 투자에 자신이 있다면 이런 좋은 레버리지는 적절히 잘쓰면 부의 증식이 빠릅니다.

22
글을 쓰는 현재 우리나라의 대출금리는 정확하지는 않지만 대략 연 4~15%의 중금리 시장, 2~4%의 1금융권 시장, 4~6%의 2금융권 시장 정도로 나눠지고 있습니다. 대부금리는 매해 낮아져서 현재는 상한선이 24%입니다. 예금금리는 통상 대출 금리보다는 조금 더 낮습니다.

23
코스닥에 상장된 부품 회사도 PER를 5배이상 받기 힘듭니다. 하물며 개인사업체가 아주 수익/성장성이 좋지 않는 이상 PER 5배수 이상에 매각되는 건 어렵습니다.

24
곱셈 마인드로 살아보면 좋습니다. 가령 이런식입니다. '휘리릭자전거가 히트를 쳐서 100만대를 팔았다면, 대당 15만원이니 150억의 매출은 올렸겠구나. 보통 제조업의 영업이익률이 10% 넘기기 힘드니 7% 정도 잡으면 영업이익이 10억 5,000만원 정도 되겠구나. 이 회사가 이렇게 쭉 이익을 올린다면 PER 5배 정도 주면 기업가치는 75억 정도 되겠구나.' 정확하지는 않겠지만 이런식으로 러프하게 머릿속으로 계산하는 훈련을 하면 좋습니다. 물론 그 회사가 부채가 많아서 이자비용으로 순손실이 날수도 있고, 매입비가 높아 영업이익률은 그보다 실제로 더 떨어질수도 있지만 매번 이렇게 머릿속으로 곱셈을 돌려보는 습관은 정말 좋습니다.

25
100원짜리가 100% 오르면 200원. 100원 짜리가 -50%가 되면 50원입니다. 이게 원금 100원이 되려면 필요한 수익률은 다시 100%. 손실이 누적되면 올려야 하는 수익률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합니다.

26
누구나 아는 72법칙입니다. 원금이 두배가 되는데 들어가는 시간을 구해줍니다. 72÷10=7.2 원금을 연간 10%의 수익률로 7.2년을 굴리면 두배가 된다는 뜻 입니다. 72÷5=14.4. 원금을 연 5%로 14.4년간 굴리면 원금이 두배가 됩니다.

27
쇼핑몰이나 웹사이트가 1만명의 사람에게 노출되면 그 10%인 1,000명의 사람이 유료 상품에 관심을 보이고, 이 중 다시 10%인 100명의 사람들이 그 유료상품을 클릭하거나 구매합니다. 통상 내 웹사이트와 앱을 오가는 사람들의 1%가 진짜로 유료 광고를 클릭하거나 유료 상품을 사는 사람이라고 판단하면 뭔가 계획하기가 쉽습니다. 기획에 따라, 상품에 따라, 클릭률이나 도달율은 다를 수 있지만 늘 러프하게 한번 생각을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28
12번까지의 글은 그래도 해피한 경우입니다. 일단 현실에서는 주거비의 압도적인 부담이 있습니다. 경조사는 수시로 있고요 집안에 환자나 사고도 부지불식간에 생깁니다. 남들이 해외여행하는거 다 따라다니고 술자리도 좋아한다면 경제적 자유의 길은 요원해집니다.
하루살이 인생으로 살다가 폐지행을 하지 않으려면, 사회초년생일수록, 자본이 적을수록 소비통제를 잘해야합니다. 물론 위에서 보셨다시피 아끼는 것 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니 재테크든 사업이든
성공적으로피할 수 없이 해야하구요. 욕심없이 가늘고 길게 살겠다면 예외이긴 합니다. 각자도생의 시대입니다.

이런식으로 썰을 풀 수 있는게 오만가지는 되는데, 급 졸려서 오늘은 여기까지만 쓰겠습니다. 궁금한점이 있으시면 댓글로 남겨주시면 제가 아는선에서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늘 고맙습니다.

2018년 3월 14일
송종식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