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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8월 26일 화요일

대한제분 스터디 (2014년 1분기)

오래전에 밀가루 만드는 회사를 조사하다가 잠깐 지나친 적이 있는 회사입니다. 재무구조가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닌데다가 이익률이 너무 낮아서 특별히 더 쳐다보지 않고 버렸던 기억이 납니다.

개인적으로는 B2C 음식료주 주식을 좋아합니다. 항상 수익을 줬던 종목군이고 주식을 처음 배울때부터도 친근했던 종목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친숙한 브랜드를 가지고 있고 프랜차이즈 효과가 있는 기업이라면 장기투자하기에도 좋고, 투자 난이도도 다른 업종에 비해서는 낮은 편이라 선호하는 편입니다.

최근 아쉬운 점은 국내 상장된 음식료주들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많이 떨어진 부분입니다. 회사나 BM 자체는 정말 너무나 훌륭하지만 투자의 관점에서 신규로 들어가기에는 오버 밸류된 주식들이 너무나 많이 눈에 보입니다. 요즘 장세가 밸류에이션 보다는 BM이 훌륭하면 밸류에이션 무시하고 무조건 치고 올리는 장세다 보니 투자하기가 더 어려워졌습니다. 보유 하고 싶은 주식은 많은데 신규로 들어가긴 어려운 그런 상황이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예전에는 지나쳤던 대한제분에 다시 관심이 가게 되었습니다. B2B 매출이 크기도 하거니와 대한제분은 타 음식료 종목에 비해서는 아직 시장의 주목을 크게 끌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뚜기나 롯데, CJ 계열 식품 회사들처럼 강력한 브랜드를 가지고 있지는 않은 회사입니다. 그렇다고 또 아예 이름이 없는 회사도 아닌게 밀가루 쪽에서는 강력한 '곰표'브랜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국수 같은 것도 만들고요. 특AAA급 프랜차이즈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중급 정도는 되는 회사로 보입니다.

밸류에이션 매력도 있긴 있어 보이는데 이 부분은 조금 더 분석을 해봐야 할 것 같아서 일단 뭘 하는 회사인지 먼저 간단하게 공부를 해보았습니다.

동사에 접근하게 된 투자 아이디어는 다음과 같습니다.

투자 아이디어 1 : 브랜드 가치가 높은 타 음식료주들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아진 상황에서 아직 밸류에이션 부담이 적은 음식료 회사를 찾아보자.
투자 아이디어 2 : 1인 가구가 증가하면 인스턴트 식품 소비가 늘어날테니 인스턴트 식품에 긴요하게 필요한 밀가루 소비가 늘지 않을까?
투자 아이디어 3 : 일자리는 점점 줄고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함께 자영업자는 늘어나고 있다. 자영업은 주로 음식점에 집중되니 이들 음식점에서 필요한 밀가루 소비가 늘지 않을까?

이 투자 아이디어들은 어디까지나 제 추측에 불과합니다. 정밀한 학습을 통해서 이 투자 아이디어들이 타당한지 하나씩 체크를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1. 뭐해서 돈 버는 회사인가?


오뚜기나 CJ급의 브랜드 인지도를 갖고 있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곰표'라는 브랜드는 전국민에게 어느 정도 친숙한 브랜드일거라 생각합니다. 특히 곰표 밀가루는 밀가루 분야에서는 인지도가 높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동사는 곰표 브랜드를 가지고 밀가루와 사료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업체입니다.

대한제분 주력 상품과 서비스 <사진 출처:대한제분, 대한사료, 대한싸이로, 송종식>

2013년 기준으로 연결 기준 총 매출액의 90% 정도가 소맥분류와 사료류에서 발생하였고 하역과 보관 서비스가 4~5% 정도의 매출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2013년 연간 매출액 구성 <출처:대한제분, 송종식>

동사는 연결 기준으로 2013년 총 매출액은 8,648억원을 올렸습니다. 이 중 47%인 4,064억원이 사료 부분에서, 3,545억원이 우리에게 친숙한 소맥분 부분에서 나왔습니다. 밀가루나 국수 매출이죠. 하역과 창고 보관 부분이 6%, 그리고 아띠제로 유명한 보나비 매출이 5%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내부 거래로 발생한 매출은 제거되었습니다.

밀가루 제조 공정


소맥분(밀가루)의 제조 공정은 정선과정 - 조질과정 - 제분과정으로 진행됩니다.

밀가루 제조 공정 <이미지 출처 : 삼양밀맥스 웹사이트>

제조 공정을 보시면 감이 오시겠지만 소맥분 제조업은 대규모 장치가 필요한 장치 산업입니다.

입고 단계에서는 원재료인 '원맥'을 해외에서 들여와 원료 하역장에 하역합니다. 배나 비행기, 자동차를 이용하고 동사의 경우에는 계열사인 대한싸이로의 인천 하역장을 통해서 원재료를 공급 받습니다.

정선 단계에서는 원맥에 섞여있는 이 물질을 제거하고 조질 단계에서 적절한 시간 동안 원맥을 보관하면서 원맥이 제분에 적합한 수분 함량을 갖도록 만들어 줍니다.

제분과 분쇄 과정을 거치면서 점차적으로 입자를 가늘게 만들면서 밀가루 생산을 합니다. 이후에 순화 과정 등 몇가지 과정을 더 거치면서 배유부만을 분리하고 밀가루 제품 완성품 단계에 다가갑니다.

자세한 공정은 여기를 클릭 하셔서 확인하시면 됩니다.

2. 원재료


동사는 원재료 매입 비중이 높기 때문에 원재료의 국제 시세가 이익의 질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주요 매출원인 밀가루와 사료에 필요한 원재료에 관해서 간략하게 체크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소맥분의 주요 원료 '원맥'


소맥분(밀가루)의 원재료는 원맥입니다.

<이미지 출처 : gcmachines.com, angelacapers.com, kimberlysnyder.net>

위 그림에서 밀알의 구조를 보시면 밀알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밀알을 감싸고 있는 껍데기 부분과 배유, 배아 부분입니다. 하나의 밀알에서 배유는 83%, 배아가 2% 비중을 차지합니다.

제분 공정의 핵심은 밀알의 83%를 구성하고 있는 배유를 추출하여 밀가루로 만드는데 있습니다. 그러니 소맥분 제조에 필요한 원료 100%는 원맥이고, 원맥은 밀에서 추출할 밀알을 의미하므로 동사 원재료값 추정시에서는 국제 밀시세(소맥, 원맥)를 추적해야 합니다.

사료의 주요 원료 '옥수수'와 '대두박', '소맥'


동사 연결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사료의 주 원료는 옥수수와 대두박 그리고 소맥입니다. 2013년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사료의 원료 비중 55%가 옥수수이므로 옥수수 가격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동사는 원료 매입의 거의 100%를 곡물이 차지하고 있으므로 국제 곡물가에 따라 이익률이 달라진다고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도 그런지 과거 데이터를 시뮬레이션 해 보았습니다.

<출처:CME, 대한제분> IFRS연결 기준

2011년 1분기 부터 동사의 매출총이익률과 주요 원재료인 옥수수, 소맥 가격을 비교해 본 결과 동사의 매출총이익률은 국제 곡물 시세의 영향을 매우 크게 받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국제 곡물 시세와 동사의 매출총이익률은 부의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곡물가가 최고치를 형성하고 있던 2012년 3분기와 곡물가가 꾸준히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올해 1분기의 매출총이익률은 5%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확인이 됩니다. 2013년 매출액이 8,647억 원이므로 이의 5%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432억원 정도 됩니다. 즉 국제 곡물가에 따라서 동사의 매출총이익은 수백억원씩 왔다갔다 할 수 있으며 이익이 매우 박한 사업 구조상 꾸준히 곡물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생각됩니다.

또 하나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국제 곡물 시세가 동사 실적에 곧바로 적용되지 않고 2분기 정도 시간차를 두고 반영된다는 부분입니다. 글을 쓰고 있는 현재는 1분기때보다 곡물가가 더욱 하락하고 있으므로 동사의 올해 실적에서 원재료 매입 관련 리스크는 적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곡물가 변동에 대한 리스크는 내년부터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참고 : 곡물의 주요 수출국과 곡물 시세 변동 원인


국내 제분 업체에서 사용하는 원맥은 99% 수입되고 있습니다. 1% 남짓 되는 국내 원맥으로는 빵을 만들기가 힘들기도 하거니와 생산량도 적습니다. 2013년 기준으로 전체 원맥 수입량의 48.69%가 미국에서, 45.37%가 호주에서, 5.85%가 캐나다에서 수입됐습니다. 캐나다는 밀 세계 수출량의 2위, 러시아가 최근 3위로 올라왔으나 국내 업체에서 수입하는 순서는 저렇습니다.

그리고 사료를 만들때 가장 많이 들어가는 옥수수는 세계 시장에서 62%가 넘는 생산량을 미국이 담당하고 있고 동사도 미국에서 생산되는 옥수수를 사용하기 때문에 미국내 옥수수 산업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곡물 시세 변동의 가장 큰 원인은 기후와 관련이 있습니다. 주요 곡물 생산국의 기후에 문제가 생겨 흉작이 나느냐 혹은 반대로 풍작이 나느냐에 따라서 곡물 가격은 요동을 칩니다. 동사에는 대체로 기상 이변 보다는 기후가 좋아 풍작이 나야 곡물가 하락으로 업황이 좋아집니다.

그리고 원재료 대부분을 수입하다 보니 환율의 영향을 절대적으로 받습니다. 특히 USD의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USD가 5%만 오르내려도 동사의 실적이 적게는 30~40억원에서 많게는 100억원 가까이 이익을 내거나 손실을 낼 수 있는 구조입니다. 최근 국제 곡물 시세 하락과 더불어 원화대비 USD의 시세도 열심히 하락했기 때문에 동사가 이익을 내기 좋은 환경이었습니다. 추후 밸류에이션을 할 때, 향후 곡물가와 USD 환율 움직임에 절대적인 비중을 두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3. 주주현황, 지배구조와 경영자


2014년 1분기 현재 창업주인 이종각 회장님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36.82%입니다.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만약 다른 부분 없이 공시된 지분율이 전부라고 믿어 본다면 추후 적대적 M&A 이벤트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어보입니다. 알짜 계열사와 자산 가치 등을 생각하면 가능한 시나리오라 생각됩니다.

창업주 이종각 회장
<출처 : 다음 인물사전>
창업주 이종각 회장님은 1932년에 출생하셔서 연세가 80세를 넘으셨습니다. 그런데 사진을 찾아보니 엄청 젊었을 적 사진이 뜨네요. 은둔하시는 경영자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개인 신상에 관련된 내용은 거의 얻을 수 없었습니다.

서울대를 나왔고 전경련 이사직을 했던 기록밖에는 없네요. 현재는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있다고 하니 현재 실질적으로 경영을 도맡아 하고 있는 이건영 대표님에 대한 자료를 찾아봤습니다.

이건영 대표님은 창업주 이종각 회장님의 장남으로 소유 경영자입니다. 직함은 부회장이고 송영석 대표님이 전문 경영인으로 대표이사 사장직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각자대표 경영체제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이건영 대표님이 실질적 소유 경영자이다보니 회사의 굵직한 의사 결정에 있어서는 '이건영 부회장님의 입김이 더 쎄지 않을까?'라고 추측만 해봅니다.

2009년 말에 창업주 이종각 회장님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장남인 이건영 대표님이 2010년 부터 본격적으로 회사를 맡아 경영하기 시작합니다.

컬럼비아 대학을 졸업했기 때문에 넓은 시각이 국내 한정적 인물 같지는 않을 것 같고 올해로 동사에 재직한지 17년이 되므로 회사 구석구석 전반적인 부분에 대한 내용도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2010년에 지휘봉을 잡자마자 자발적으로 밀가루 가격을 내렸고, 이후에 모기업인 대한제분의 제분 사업과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아티제를 인수하는 등 기존의 보수적 기업 이미지를 조금씩 벗어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종각, 이건영 부자에 대한 이야기는 찾기가 힘들어서 이 정도로 마무리 하겠습니다. 오너나 경영자에 대한 특별한 리스크를 찾을 수 없고 소유 경영자이기 때문에 주주 입장에서도 크게 걱정할 일은 없어 보입니다.

시너지 효과를 고려한 계열사 구조


동사가 출자했거나 연결 대상에 있는 회사들을 보면 대한제분을 중심으로 각자 연관성이 있는 사업 분야 위주로 사업이 편성되어 있습니다.

<출처:대한제분>

대한제분의 기업 집단 계열 구조는 대한제분을 중심으로 대한싸이로, 대한사료, 한국유업과 같은 주요 기업들이 함께 합니다. 큰 그림에서 보자면 사람이 먹는 밀가루, 동물들이 먹는 사료 중심의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주력 사업인 소맥분 제조의 이점을 이용해서 아티제를 인수해 운영하고 있으며 사료 제조의 이점을 이용해서 농장도 운영하고 있고 신사업으로 반려동물 관련 사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한제분의 지배구조는 다음과 같습니다.

2013년 기준 지배구조 현황 <출처:skyedaily.com, 스카이데일리>

순환 출자 구조는 아니고 수직 출자 구조입니다. 이종각 창업주가 14.56%, 장남 이건영 부회장 겸 대표이사가 6.01%를 비롯해서 최대주주와 특수 관계인이 36%가 약간 넘는 지분으로 대한제분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대한제분은 주력 사업체이기도 하면서 그룹의 지주회사이기도 합니다. 대한사료 98.2%, 한국유업 59%, 대한싸이로 100%, 디비에스 100%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계열사들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동사 계열사들의 실적은 내부 거래를 제거 하고 나서 전부 연결로 잡아서 처리하면 됩니다.

4. 시장


회사의 현재 주력 매출 품목인 소맥분 시장과 사료 시장을 중심으로 시장 상황을 체크해 보겠습니다.

소맥분


소맥분 매출의 거의 전부가 내수 시장에서 발생하고 있으므로 소맥분 내수 시장 현황만 확인하면 될 것 같습니다.

<출처:한국제분협회, 통계청, 송종식>

연간 국내 밀가루 소비량을 보면 매해 180만톤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1인당 연간 밀가루 소비량은 33kg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2012년에 최대 소비량을 돌파하기는 했지만 추세적 상승은 감지할 수 없습니다.

국내 소맥분 시장은 CJ제일제당, 대한제분, 동아원이 각 1/4씩 75%의 시장을 과점하고 있고 기타 업체들이 나머지 25%의 시장을 쪼개서 지배하고 있습니다. 상위 3사 과점체제는 꽤 오래 지속돼 왔고 당분간도 이 체제가 깨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2013년 기준 소맥분 내수 시장 점유율 <출처:각사 공시자료>

소맥분의 이익이 매우 박하고, 환율이나 곡물가에 따라 이익의 변동폭도 큽니다. 제분 업체들의 ROE를 보면 이자도 못 건지거나 겨우 건지는 수준입니다. 이런 시장에 추가 CAPA가 증설되면 그야말로 이 시장은 아비규환이 되지 싶습니다.

그래서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는 대규모 장치 산업인 소맥분 시장에 새로운 경쟁자가 들어오기에는 부담스러워 보입니다. 막대한 자본을 들여서 신규로 이 시장에 들어올 메리트가 없는거죠.

공장이 폭발하거나 어떤 정신 나간 자본가가 신규로 시장에 진입해서 대규모 capa를 증설하지 않는 이상은 대체적으로  상위 3사 과점 체제가 당분간 유지는 되겠지만 최근 시장의 미묘한 변동 조짐이 몇가지 있습니다.

<출처:머니투데이>

먼저 파리바게트와 삼립식품 등을 소유한 거대 제빵 기업 집단인 SPC그룹에서 2013년에 업체 4위 수준의 제분업체인 '밀다원'을 인수했고 증설까지 한 상황입니다. 게다가 자사에서 쓰이는 모든 밀가루를 자체 생산하기로 결의하고 물량을 공급 받던 CJ제일제당, 대한제분, 동아원과 거래를 끊은 상황입니다.

밀다원은 연간 16만톤에서 20만톤의 밀가루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되며 비슷한 규모의 삼양사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SPC의 지원사격으로 밀다원의 점유율이 미세하나마 조금씩 상위 3사 점유율을 빼앗지는 않을까? 혹은 기타 업체의 점유율 1/4도 조금씩 축소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볼 수 있습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밀다원이 한국제분협회 회원사가 아니라서 점유율 확대엔 한계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밀다원을 제외한 상위 8개사가 1955년부터 사단법인 한국제분협회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데 다른 협회와 마찬가지로 이권단체로 보입니다. 과연 SPC의 힘으로 점유율을 높여갈 수 있을지 아닐지는 관전하는 재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두번째 미묘한 부분은 시장 점유율 4%대를 유지하고 있는 영남제분 매각설 관련한 부분입니다. 회사에서는 공식적으로 부인을 했지만 영업악화가 계속 된다면 매각까지 갈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할수도 있습니다. 상위 3사는 물론이고 4위 업체들 중에서도 영남제분 capa를 품에 안게 된다면 점유율에 일대 변동이 생길수도 있습니다. 4위 업체가 3강 업체에 끼어들어서 4강 체제가 되거나 3강 업체 중 하나가 치고 나가 3강 회사 중 1강이 치고 나가는 현상이 생길수도 있습니다. 

물론 현재는 영남제분이 부인을 하였고 우리나라 국민 특성상 영남제분 사모님 사건도 시간이 가면 잊혀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은 감안만 하되 당장 크게 생각은 안해도 될 것 같습니다.

국내 밀가루 시장만 놓고 보면 소비와 생산 양쪽 모두 거의 성장을 하지 않는 수준의 안정된 산업으로 보이고 기존 업체들간 점유율 뺐기 싸움이 시작되지 않는 이상 이 시장이 고착화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밀가루 시장의 분위기가 B2C시장은 축소되고 있고, B2B시장은 확대되고 있습니다. 외식이나 가공식품 소비 증가로 인한 것임은 확실합니다. 한쪽에서 소비가 느는만큼 다른쪽에서는 소비가 빠지고 있네요. 전체적으로 밀가루 시장 자체의 성장성은 기대하기가 힘들어 보이네요. 1인 가구 증가, 자영업 증가와 밀가루 소비 증가는 별로 상관이 없어 보입니다. 이완 관련한 저의 초기 투자 아이디어는 무용한 것으로 생각돼 폐기 시킵니다.

사료


사료 부문은 98.21%의 지분율로 지배하고 있는 대한사료를 통해서 연결 매출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매출의 100%가 내수 시장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사료 시장 역시 내수 시장 현황만 확인하면 될 것 같습니다.

상위 업체 과점 시장인 소맥분 시장에 비해 사료 시장은 다양한 업체가 진출해 있고 시장 경쟁도 매우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사료시장은 꾸준히 성장해왔고 현재 내수 시장 규모는 약 9조원으로 추산됩니다. 국내 총 capa는 1,850만톤입니다. 약 80여개 업체가 난립해 있는 구조입니다. 대기업을 비롯한 몇몇 사료 기업들이 capa 증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오리와 육계쪽 사료 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사료시장 역시 업체 통폐합을 통해서 수직 계열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작년 매출 기준으로 동사의 시장 점유율은 3.87%, 생산 규모 기준으로 1.93%의 생산 시설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대한사료의 2013년 연간 매출액은 3,481억원 capa는 연간 356,400톤 입니다.

사료 시장 역시 밀가루 시장과 마찬가지로 플레이어나 성장이 고착화 된 레드오션 시장으로 보이며 분석이나 예측이 무의미하다는 생각입니다.

5. 신사업


성장의 발판인가? 승자의 저주인가? 아티제


삼성계열의 빵집 아티제는 한때 여론의 뭇매를 맞았습니다. 한창 대기업의 골목 상권 침해에 대한 논란이 언론을 달굴 때 신라호텔은 아티제의 지분 100%를 대한제분에 매각합니다. 공시된 날짜는 2012년 6월 28일입니다.

삼성에서는 불필요한 논쟁에 휘말린 피곤함을 덜고 이미지 쇄신을 할 수 있었고 대한제분은 신규 사업을 통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할 수 있어서 윈-윈 거래로 보입니다.

<출처:보나비, 전자공시, 송종식>

보나비의 실적 추이를 보니 처참한 생각이 듭니다. 공시자료가 있는 2010년부터 OPM은 꾸준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습니다. 적자를 내다보니 자본총계를 깎아먹기 시작했고 부채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외형이 성장하고 있는 점은 좋아 보이지만, 왜 이익을 내지 못하는 걸까요.

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돈에 감정이 있나요? 삼성 신라호텔 측에서는 회사를 2012년 중반에 매각을 했으니 이미 이전부터 아티제(보나비)를 매각하려고 염두에 두고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적절한 시점에 손절매를 했다는 생각입니다. '골목상권에 대한 여론 악화'는 그저 매각을 위한 핑계로 보이는데 제눈에만 그렇게 보이나요?

올해 1분기 실적을 보니 보나비의 당기순손실 금액이 26억원 수준으로 작년 한해 당기순손실 금액에 맞먹습니다. 실적 악화가 계속 되고 있습니다.

<출처:전자공시, 보나비, 송종식>

보나비가 그래도 외형은 꾸준히 성장을 하고 있어서 '혹시 매장 수가 많이 늘어나거나 다른데 투자금이 많이 들어가고 있나?' 라는 의문이 생겨서 작년까지 공시된 자료를 찾아서 아티제 매장 숫자와 CAPEX 증가 추이를 확인해 봤습니다.

대한제분이 보나비를 인수할 때 아티제 매장은 27개였고 2014년 반기 현재는 42개 매장이 운영중입니다. 직영점으로 운영하는 특성상 2011년부터 매장이 많이 늘어나면서 CAPEX도 꾸준히 80억대 수준을 유지합니다.

매장도 늘고, 매출도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CAPEX는 늘지 않고.. 이익의 질은 급격히 떨어지고 있습니다.

인건비, 재료비, 감가상각비 부담 때문인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프리미엄 전략에는 아직은 크게 문제가 없어보이지만 일부 고객들 사이에서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감지되는 것 같습니다.

매장당 매출액도 2010년에는 연간 17억 4천만원, 2013년에는 연간 9억 9천만원으로 떨어집니다.

보나비(아티제)는 회사의 발목을 잡는 계열사가 아니라 커지는 외형과 투자된 자본에 걸맞는 이익을 내는 회사로 턴어라운드 할 수 있을까요? 단기적으로는 매우 부정적으로 보입니다만 장기적으로는 일단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출처:아티제 웹사이트>

일단은 외형이 성장하고 있으니 추후 비용 통제를 통해서 이익의 턴어라운드를 기대해 볼 수도 있겠습니다만 아직은 이익의 질이 계속 떨어지고 있으니 동사 연결 이익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고 밸류에이션을 할 때 반영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전체 이익의 규모에서 보나비 손실이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았지만 이 추세로 간다면 올해나 내년부터는 연결 이익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티제의 난관은 또 있습니다. 기껏 재벌의 골목 상권 침범 논란에서 벗어난 줄 알았더니 또 다른 재벌(대한제분) 품으로 돌아갔다는 논란이 일 경우의 타격, 그리고 신라호텔 산하에 있는 프리미엄 카페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허세, 그 허세에서 나오는 높은 지불력. 만약 사람들에게 '아티제 = 삼성 = 신라호텔 = 고급' 이라는 이미지가 씻겨지고 '아티제 = 대한제분' 이런 이미지가 돼 버리면 프리미엄 전략에 타격을 받고 이익률은 더 악화될 수 있습니다. (제품이 고급이 아니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대중 마케팅 측면에서의 이야기 입니다.)

이 두가지를 의식해서인지 회사도 철저히 개별 브랜드 전략을 취하고 있지만 두가지 모두 언젠가는 마주쳐야 할 문제로 지금부터 전략을 짜서 미리미리 움직여야 되지 싶습니다. 일단은 이 부분도 부정적인 부분으로 보입니다.

장밋빛이 한가득! 반려동물 관련 사업, 이리온


동사가 100% 출자한 계열법인인 '디비에스(주)'를 통해서 2011년부터 반려동물 시장에 진출하였습니다. 디비에스는 토탈 반려동물 관련 프리미엄 서비스인 '이리온'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리온 동물병원을 비롯해서, 동물학교, 미용 등의 서비스는 물론이고 애견 종합 쇼핑몰 이리온몰도 오픈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리온 동물병원 송파점 <출처:다음 지도>

혼자 사는 노인의 증가, 1인 가구의 증가, 혼인 나이의 증가 등 여러가지 사회적 요인이 반려 동물 시장 규모의 확대와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출처:농협경제연구소>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2012년 9,000억원 수준에서 2014년에는 1조 4,300억원 그리고 2020년에는 5조 8,000억원 규모로 커질 것이라고 농협경제연구소는 내다보고 있습니다.

2011년 자료에 따르면 전체 반려 동물 시장에서 약 절반 정도를 '동물병원'차지하고 있어서 동물병원의 성장성이 앞으로도 가장 두드러질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 용품점이나 할인점, 온라인 쇼핑몰이 나머지 절반 정도의 시장을 차지할 것으로 보이는데 유통 채널 별로는 할인점의 규모가 가장 크고 그 다음이 온라인 쇼핑몰입니다.

현재 동사에서는 청담점, 송파점, 대치점, 김포점 등 총 11개의 동물병원을 오픈해서 운영중입니다. 해당 지점에는 동물 병원 뿐 아니라 동물 학교, 미용실, 용품샵 등의 서비스를 같이 운영하면서 토털 반려 동물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출처:이리온 웹사이트>

현재 오프라인에서 이리온 동물병원을 비롯한 토털 케어 서비스를, 그리고 온라인을 통해서 종합 반려동물 쇼핑몰을 오픈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리온몰 <출처:이리온몰>

이리온몰에서는 강아지와 고양이 용품을 중점적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료부터 장난감까지 없는게 없는 종합쇼핑몰입니다.

이리온 웹사이트와 이리온몰의 페이지랭크 <출처:구글, 크롬 SEO 툴바>

페이지 랭크 확인을 해보니 이리온 브랜드 사이트의 페이지 랭크는 3, 이리온몰은 아직 0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리온 브랜드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 사이에서 조금씩 이름값이 생기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고 이리온몰은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아직 자리를 잡으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이리온몰은 집중적으로 많은 홍보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괜찮게 이익을 남기면서 장사를 하려면 적어도 페이지 랭크 4~6 정도는 만들어야 되지 싶습니다.

<출처:디비에스, 전자공시, 송종식>

이리온을 운영하는 디비에스의 실적 성장세는 아티제를 운영하는 보나비와 비교해서 눈부십니다. 아직은 영업손실을 내고 있지만 매출액대비 영업손실 폭을 계속 줄여가고 있는 추세입니다. 매출액은 2011년에 21억원, 2012년에는 59억원, 2013년에는 83억원을 기록하면서 빠른 속도로 덩치를 키워가고 있습니다.

이 추세면 올해는 매출액 100억원을 넘을 수 있을 것 같고, 늦어도 내년이나 내후년에는 영업이익이 흑자전환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예측해 봅니다. 어디까지나 제 추측입니다.

6. 밸류에이션


동사를 쭉 공부하다 보니 미래 이익을 추정해서 P멀티플을 주거나, 현금흐름과 CAPEX, 자본총계를 추정해서 DCF나 RIM을 돌리기에도 애매하고.. 난이도가 높은 회사인 것 같습니다. 실력 부족이 가장 큰 문제이겠지만 제가 밸류에이션 하기에는 애매하고 난이도가 높은 회사라서 이익보다는 청산가치를 산출해 보았습니다. 주가가 순자산가치나 청산가치 수준으로 내려와야 마음편한 투자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회사 자체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제 투자 스타일에는 좀 안 맞는 회사인 듯 합니다. 물론 제 주관과 제 투자 스타일에 따른 의견이니 객관성을 담보하기는 어렵다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 환율과 곡물가 스프레드에 이익률이 크게 좌우되는 비지니스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이익 예측이 쉽지 않다. (스프레드가 비우호적인 상황에서 우호적인 상황으로 돌아설 때 단기 트레이딩 하긴 좋을 듯)
  • 보나비의 지속적인 실적 악화는 일정 시간 계속 진행될 것 같다.
  • 디비에스의 반려동물 사업은 성장세가 눈부시지만 당분간은 회사 전체에 가져다 줄 연결 이익은 미미한 수준일 것 같다.
  • 밀가루와 사료 시장은 성숙된 시장이며 시장의 성장은 기대하기 어렵고 과점 기업들이 무거운 바위처럼 자리를 지키고 앉아 있다.
  • 기간을 길게 놓고 회사 전체적으로 보면 은행 이자를 겨우 뽑는 수준의 이익만 내고 있어서 사업의 리스크에 비해 리턴이 전혀 없는 것으로 보인다.
  • 일제시대때 부터 사업을 시작했고 상당한 업력과 시장 지배력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재무구조도 안정적인 편이기 때문에 지속 가능 기업인가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리스크가 낮은 편이다. 크게 성장은 못해도 어쨌든 이익을 쌓아나가면서 BPS를 꾸준히 쌓고 있다. 사실 청산가치로 밸류에이션 하기엔 매우 미안한 주식이다. 그래도 보수적이어서 나쁠 건 없다.

청산가치 산출, IFRS연결 기준 <단위:억 원>

근래 시총이 청산가치에 근접해 있는 회사는 오랜만에 보는 것 같습니다. 정말 자산가치 하나는 끝내주는 회사네요.

추정 오차를 감안한 민감도 측정, 클릭하면 커집니다 <단위:원, %, 배>

청산가치만 해도 저렇게 높네요. 실제로 동사는 적자를 내는 회사도 아니고 재무구조도 우량한 편에 들어가니까 계속 기업 가치까지 감안하면 적정가를 더 줘도 될 것 같습니다.

주가가 청산가치 수준이나 그 이하로 내려올 때 주식을 사모았다가 지금과 같이 환율과 곡물가 스프레드가 우호적일 때 주가 상승을 이용해서 트레이딩 하는 방식으로 투자하면 괜찮은 회사 같습니다. 지금은 환율도 곡물가 스프레드도 너무 우호적이라 실적이 잘 나오긴 할겁니다. 주가도 어느 정도 반응을 하는 것 같구요. 하지만 매크로 환경을 예측하는게 얼마나 힘들고 무의미한 일인지 잘 알기 때문에 환율이나 곡물가가 당장 하반기나 내년부터 어떻게 움직일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 가격에서 저는 당장 투자 하기는 개인적으로 겁이 납니다. 관심 종목에 넣어놓고 지켜봐야겠습니다.

2014년 8월 25일
송종식 드림


주의사항 : 글을 쓰고 있는 현재 저는 이 회사의 주식을 전량 이익 실현한 상태로 1주도 보유하고 있지 않습니다. 본 포스팅에서 언급된 비지니스 전망과 현황, 수치, 지표 등은 모두 실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전적으로 제 주관적 의견들임을 다시 한번 알려드리며 개인적으로 학습한 내용을 다른 투자자분들과 교류하고 의견을 나누기 위해 작성한 글임을 알려드립니다. 본 포스팅을 토대로 투자 하시지 않으시길 부탁드리며, 투자 판단과 의사결정 그리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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