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산업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산업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18년 12월 7일 금요일

안부인사와 근황 공유, 이런저런 생각들과 시장전망

안녕하세요. 올해 투자 성과들은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그동안 블로그 활동이 뜸했습니다. 기업분석 글은 거의 1년을 쉬었습니다. 그동안 실컷 놀았습니다. 놀면서 이것저것 소일거리도 하고 여행도 좀 다녔습니다. 이제 다시 블로그 관리를 좀 해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기업 분석글도 기회가 되면 다시 써 보려고 합니다.

사실 블로그 운영과 관련해서 고민도 조금 있었습니다. 제가 한창 블로그에 열심히 글을 쓸 때부터 여러가지 조언을 많이 들었습니다. 특히, 주위에 크게 성공한 투자자들께서는 가급적 블로그에 기업분석글을 쓰지 않으시길 조언해 주셨습니다. 그들이 저에게 글쓰기를 줄이라고 조언한 몇가지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1. 글쓰는데 에너지를 뺏기면 실제 투자할 때 승부할 기력을 소진한다. 글쓰기와 분석을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더 중요한 것은 실제 투자를 잘 하는 것이다. 글쓰기와 분석에 쓰는 에너지를 줄이면 실제 투자 성과를 조금 더 올릴 수 있을것이다. 그리고 남들에게 보여주는 목적의 블로그는 기력 소진이 특별히 더 심하다. 그러니 자제해라.
  2. 좋은 투자 아이디어는 감추어 두어야 더 빛나는 법이다. 블로그에 공개해버리면 그 아이디어는 즉시 시장에 퍼지게 되고 가치 없는 것이 된다. 이것은 종목마다 붙어있는 큰손들이 보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떠들지 말고 좋은 건 혼자서 조용히 먹어라.
  3. 얻는것이 없다. 막말로 너(종식)는 회비를 받는 것도 아니잖아? 종목이 내리면 욕은 욕대로 먹고, 종목이 오른다고 누가 수익금을 나눠주는 것도 아니니 써서 좋을 일 없는 투자 관련글은 자제하는게 어떨까?

몇몇 큰손? 슈퍼개미? 분들께서 저에게 해주신 조언들입니다. 어차피 같은 전업투자자끼리 '큰개미'라는 단어를 쓰는게 오글거립니다. 그렇지만 그분들은 저보다 몇배는 자산을 더 많이 만드셨고, 시장에서 영향력도 있으신분들이니 저는 제 마음대로 그렇게 부르고 있습니다.

어쨌든 저는 저분들이 주신 모든 조언들에 동의합니다. 그리고 그분들이 업계 선배로서 저에게 해주신 조언에는 깊은 애정이 담겨있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다만, 그럼에도 제가 블로그를 다시 써 보려고 하는 것은 취미와 유희로써의 글쓰기는 글쓰기 그 자체로써 저의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해주기 때문입니다. 블로그에 생각을 정리해서 기록하고, 그것을 여러 사람들과 공유하고 토론할 수 있는 것은 저에게는 행복 그 자체입니다. 저는 그래서 행복한 소일거리를 계속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당장은 볼 만해진 시장


사실 지난 2~3년간 가치투자자들에게는 재미가 없는 시장이었습니다. 성장주 중에서도 미래 가치를 가늠할 수 없는 거품 주식들 위주로만 오르는 장세였습니다.

본질가치보다 현재 가격이 싼 주식을 찾는 가치투자자라고해서 성장을 안 좋아하지 않습니다. 가치투자자들 역시 기업이 올해보다는 내년에, 내년 보다는 그 이듬해에 더 성장해 있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상식적으로 예측이 가능한 선 에서의 성장을 의미합니다.

지난 2~3년간 시장에서 높은 수익을 얻었던 주식들은 '성장주'라는 미명하에 도박에 가까운 특성을 가진 기업들이 많았습니다. "과거 5년 넘게 적자를 기록했지만 신약 개발이 완료만 되면 시가총액이 100조를 찍을 것이다." 이런류의 주식들이 선전했습니다. 가치투자 철학을 바탕으로 투자를 한다면 절대로 손댈 수 없는 주식들이었습니다.

반면에 전통적으로 가치투자자들이 좋아하던 기업들의 수익률은 좋지 못했습니다. 저PBR 종목들이 속출했습니다. 그리고 이들 종목은 가뜩이나 싼데 더욱 싸졌습니다. PBR뿐 아니라 저PER 종목도 속출했습니다. 이들 종목은 오를 기미도 없이 장기간 내렸습니다. 실적이 좋아지고 있어도 시장은 아랑곳하지 않고 이런 주식들을 외면했습니다.

더욱 재밌는 현상은 동네에서 지난 2~3년간 주식 시장에 입문하신 분들이 참 많습니다. 저나 여러분이 시장에 입문할 때 의례 그랬듯 이분들 역시 투자에 대해 감을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로 증권방송에서 종목 정보를 얻고, 신문이나 주변 사람들이 언급하는 종목을 귀동냥으로 매수했습니다. 기업분석 같은 것은 당연히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런분들의 수익률이 저를 비롯한 주변의 전통 가치투자자들을 압도했습니다. 투자라는 것이 투입한 노력에 따라 수익률이 비례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투자를 위해 투입해야 하는 기본적인 노력과 철학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난 2~3년간은 이런 저의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기형적인 시장 분위기가 연출되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성공을 운으로 치부하거나 비하하기는 정말 싫습니다. 그러나 분명히 이런류(?)의 초보투자자들이 좋은 수익을 냈던 과거 2~3년 장세였습니다. 그들이 어떤식으로 투자를 하는지, 어느 정도의 식견을 갖고 있고, 어떤 노력을 하는지는 이야기를 나눠보면 대번에 알 수 있었습니다.

어쨌든, 동네에 그 묻지마 투자 어르신들은 어떻게 되셨냐구요?

시장에 입문하고 수익이 나면 누구나 그렇듯 기세등등하셨습니다. 그러나 저는 기업분석을 하지 않고 묻지마 투자를 하는 것에 늘 우려를 표했습니다. 그들은 신문에서 찍어 준 '소위 잘 나가는 종목들의' 수익이 잘 나니까 제 이야기는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습니다. 이해합니다. 가치투자자들의 이야기는 많이 묻혔던 시기였으니까요.

그렇지만 아니나다를까 잘 나가던 그분들은 올해 가을부터 얼굴이 창백하게 질리기 시작했고 짧은 기간 얻었던 꿈같은 수익을 지금은 다 잃으셨습니다. 이제서야 저에게 '가치투자 책 좀 추천해줘. 기업분석 하는 방법 좀 알려줘'라고 연락이옵니다. 이미 그분들 입장에서는 수업기간이 길었고, 수업료는 많이 치른뒤입니다. 단단한 투자철학과 노력이라는 토대가 없는 수익은 지속될 수 없습니다. 투자를 1~2년만 할 건 아니고 평생할 것이라면 반드시 공부를 해야합니다.

시장에서 한걸음 떨어져서 가급적 주식 매수도, 매도도 하지 않고 관망을 하던 저에게 기회가 왔다는 촉이 왔습니다. 스크리닝을 돌려보니 확실히 과거보다 싼 기업들이 어느 정도는 많아졌습니다. 그게 지난 10월 26일쯤이었습니다.



2018년 10월 26일. 텔레그램과 투자노트 구독자분들께 드렸던 메시지. 시세는 10월 30일 캡처한 것. 장전 동시호가 반대매매 행렬은 단기 바닥의 신호.

제가 운영하는 투자노트앱과 텔레그램 채팅방을 통해서 위와 같은 내용을 구독자분들께 공유해드렸습니다. 참고로 저는 종목추천, 투자강의 등으로 유료회원을 일체 모집하지 않습니다. 앞으로도 종목 추천해주는 유료회원 같은 것을 모집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거봐 내말 맞지?" 라는 말씀을 드리려는게 아닙니다. 그리고 함부로 시장의 천정과 바닥은 예측하면 안되는것도 물론입니다. 그것을 맞출 수 있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다만, 하락장이 지속되는 와중에 어느날 갑자기 시장의 거의 전종목이 장전 동시호가에 반대매매 물량으로 장대음봉을 그리고 있으면 그날이 단기 하락을 마무리하는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런날은 특별히, 놀지 말고 시장을 주시하는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반대매매가 반대매매를 부르고 소위 말하는 시장의 악성매물이 다 털려나오는 시기입니다. 악성매물은 자본을 가진 사람들의 손으로 흘러들어가고 시세는 튼튼해집니다.

어쨌든 그동안 투자에 소홀했고 한발 떨어져 있었습니다. 저 알림을 시작으로 취미로 개발중인 투자앱도 업그레이드를 시작했고, 블로그도 다시 시작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한동안 쉬고 있던 기업분석도 다시 시작했습니다. 당장 집중적으로 투자를 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정찰병들의 비중을 조심스럽게 늘려가면서 기업들에 대한 공부를 시작해 볼 필요는 있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장기적 불안감은 존재


물론 중기적인 관점에서는 약세적 관점을 갖고 시장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국가적 대형 이벤트나 장기적 분위기를 바꿀 커다란 모멘텀이 발생하면 시각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습니다. 현재 제가 장기적 관점에서 시장을 보수적으로 보는 건 다음과 같은 몇가지 이유들 때문입니다.


  1. 지난 10여년의 기간 동안 QE 1, 2, 3를 중심으로 한 유동성 파티는 종료되는 시점.
  2. 2009년부터 거의 0%에 가까웠던 미국의 기준금리는 2016년 말부터 조금씩 오르고 있음. 특히 작년과 올해엔 쉬지 않고 금리가 오르는 중 현재 미국의 기준 금리는 2~2.5%.
  3. 시한폭탄, 가계 부채 딜레마.
  4. 시가총액대비 신용잔고 비중은 여전히 높은편.
  5. 중국에 잠식돼 가는 산업 경쟁력에 대한 우려.

저는 거시보다는 개별 기업 분석에 집중하는 가치투자자입니다. 그렇지만 투자를 하는 입장에서 거시를 아주 외면할 수는 없습니다. 저는 거시를 디테일하게 분석하고 그것을 토대로 '언제 무슨일이 터진다' 정확하게 예측할 능력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가지 중요시 하는 것들은 있는데 바로 '시중 유동성의 팽창과 축소'입니다. 저희가 투자하는 상장기업의 보통주나 우선주는 '현물'이라고 부르기는 하지만 실물자산보다는 비실물자산에 가깝습니다. 회사는 변한게 없는데도 주가는 사람들의 기대에 따라 과대평가 되기도 하고, 비관에 따라 과소평가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시중의 유동성이 많으면 부의 가치를 축적하는 자산의 가격은 오르고 시중의 유동성이 축소되면 자산의 가치는 하락합니다. 이것은 어린 아이들도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심플하고 이해하기 쉽습니다. 저는 거시를 잘 볼줄도 모르고 예측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수급에 대해서도 거의 신경을 쓰지 않는 편입니다. 개별 기업 분석을 할 때도 수급은 거의 보지 않거나 보더라도 가장 마지막에 참고사항 정도로만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급이라고 할 수 있는 유동성과 시중의 신용잔고는 유의해서 체크하고 있습니다. 시중 유동성의 팽창과 축소, 신용잔고의 증가와 붕괴는 기업의 밸류에이션과 상관없이 시장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지난 10년간 기준금리 추이
<출처 : tradingeconomics.com>

미국은 2008 금융위기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해서 급격히 금리를 내렸습니다. 그리고 장기간 0%에 가까운 초저금리 체제를 유지하다가 최근에야 금리를 올리면서 시중에 뿌려진 유동성을 다시 회수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는 동안에 전세계에서는 유동성 파티도 벌어졌습니다. 스타트업은 돈이 밀려들어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비트코인은 2,500만원까지 오르기도 했습니다. 선진국 각국의 주식 시장도 지칠 줄 모르고 강세장을 유지했었죠. 금리 상승은 이제 그 파티를 끝낼때가 됐다는 가장 강력한 시그널 중 하나입니다.


10년 6개월만에 역전된 한미 기준 금리
<출처 : 머니투데이>

미국은 꾸준히 25bp씩 기준 금리를 올리면서 올해는 2% 선을 넘었고, 한국과 미국의 금리가 역전되기 시작했습니다. 이건 한국은행 입장에서는 어려운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미국을 따라서 금리를 올리자니 시한폭탄처럼 째깍거리고 있는 가계부채가 걱정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총량은 1,514조 6,000억으로 전년대비 6%가 넘게 증가했습니다. 부채를 지고 있는 1,200여만 가구 중 위험 가구는 127만1000가구, 이보다 훨씬 더 위험한 가구는 34만6000가구로 한은은 추산하고 있습니다. 합쳐서 161만 7,000가구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가 2%p 오를때마다 고위험 가구는 11만6000가구씩 추가됩니다. 올해 우리나라의 가구당 가처분소득대비 부채비율은 150%를 넘었습니다. 신용등급 7등급 이하 저신용자가 가구주의 경우 가처분소득대비 부채비율은 260%에 달합니다. 한마디로 우리 가계는 지금 빚 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한국 가계의 소득대비 부채비율 변화 추이
<출처 : tradingeconomics.com>

IMF는 GDP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65%를 넘으면 '고위험 국가'로 분류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GDP대비 부채비율이 65%를 가뿐하게 넘어서며, 세계에서 GDP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6번째로 높은 나라입니다. 가계부채의 연간 증가 속도는 세계에서 3번째로 빠릅니다.

우리나라 가계부채의 대부분은 부동산 때문에 발생하는데,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거나 금리가 오를 경우에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위에서도 언급했고 여러 사람들이 언급하듯이 '시한폭탄'이라고 부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럼 반대로 금리를 올리지 않고 버틸 수 있느냐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미국은 계속 금리를 올릴태세인데 우리나라가 언제까지나 금리 동결로 버틸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당연히 외국에서 투자된 자본이 급격하게 빠져나가고 원화의 가치는 떨어지게됩니다. 아직 우리나라 정부의 외채 비율은 건전한 편이지만 외국에서 투자한 자금이 급격히 유출되면 이 부분에도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입니다. 손에 꽃놀이패가 아니라 똥밖에 안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금리 관련 의사결정을 해야하는 분들의 어려움이 상당할 것이라고 예상됩니다.


과거 15년간 시가총액 대비 신용잔고 비율 추이 
<출처 : 신한금융투자>

신용잔고 비율은 코스닥 시장이 늘 과대평가 돼 있습니다. 위의 그래프는 양시장을 합산한 그래프입니다. 분리를 해보면 코스닥 시장의 시총 대비 신용공여 비율이 훨씬 높아서 더 위험합니다. 신용잔고로 얻을 수 있는 투자 아이디어는 '지금이 얼추 시장이 과대 평가된 구간인지, 시장이 무너져버린 구간인지' 정도입니다.

특히, 하락장이 지속하는 도중에 거의 전종목에서 신용잔고의 반대매매 물량이 나온다면 틀림없이 단기 바닥 근처라고 보셔도 됩니다. 그런 기회는 몇년에 한번씩 옵니다. 반대매매로 쏟아지는 물량은 일단 매수하고 봅니다. 가치투자자에게 트레이딩과 마켓 타이밍을 재는 건 옳지 않습니다만, 평소 큰 안전마진을 확보하면서 하락하던 주식이 이윽고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지면서 급락한다면 훨씬 더 큰 안전마진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이므로 무조건 활용해야 하는 매매방법입니다.

일반 주식 투자자들은 이런 시장에서 패닉에 빠지지만 능숙한 가치투자자들은 사람들이 공포에 질려서, 또는 손도 쓰지 못하고 반대매매 당하는 물량들을 유유히 줏어담습니다.

이야기가 옆으로 샜습니다. 어쨌든 시총대비 신용잔고는 과대평가 된 수준은 아니지만 여전히 낮지 않은 수준입니다. 어쨌든 언급한 몇가지 요인들 때분에 저는 약세장 마인드로 조심스럽게 시장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물론 지난달에 급락했던 주식들은 조금씩 매수는 한 상태입니다.

몇년 간 쉬지 않고 올랐던 선진국 시장이 더욱 더 약세장으로 진입할 때 우리나라와 같은 시장은 어떻게 반응할지 그때그때 상황을 봐가면서 대응하되, 되도록 거시적인 부분보다는 기업분석에 치중하는게 어떨까 생각합니다. 평소에 분석을 해두고 기다리다가 아주 싸질때 조금씩 매수하고, 시간의 제한을 두지 말고 기다리는 전략이 개인투자자들에게는 좋은 듯 합니다.

2010년대 초반부터 한국의 주요 산업을 급격히 잠식중인 중국
<출처 : 서울신문>


<출처 : 동아일보>


<출처 : 동아일보>

2000년대 중반에 '차화정'의 전성시대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머지 않아 중국 제조업 굴기의 결과로 한국의 주요 산업이 줄줄이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세계 1등 품목과 상품은 줄줄이 중국에게 뺐겼습니다. 한국의 자랑이었던 조선, 철강, 스마트폰 등 굵직한 산업들이 중국과의 경쟁에서 밀렸습니다. 최근에는 디스플레이 시장마저 1위를 중국에 내주었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이미 주지하고 계시듯이 현재 우리나라 제조업과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것은 반도체입니다.

3분기 상장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84% 상승했습니다. 그러나 반도체 투톱 기업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제외하면 -11%입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반도체 사업이 없었다면 우리나라 경제는 사실상 역성장을 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수출액수 중 20~25%를 반도체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반도체 산업에 기대고 있는 우리나라 경제는 커다란 위기와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비약하면, 이 녀석 시세에 한국 경제의 운명이 달려 있습니다
<출처 : 신한금융투자>
기준 금리의 상승과 D램 가격 하락이 겹친다면 한국 경제는 숨도 못 쉴 정도로 힘들어 질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다.

그러나 모두가 예상하는 위기는 오지 않는다는 건 다들 아시죠. 위기는 모두가 샴페인을 터트릴 때 옵니다. 이러한 리스크를 염두에 두고 좋고 싼 회사는 매수하는 전략을 가치투자자로서는 계속 반복할 생각입니다.

유가 하락으로 국가 자체가 망할 위기에 처해있는 석유 수출 산업 국가 베네수엘라와는 달리 우리나라는 이미 쌓아놓은 생산시설과 국부도 세계적 규모이고, 베네수엘라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고급 인재들이 많은 나라이니 크고 작은 위기는 어떻게든 헤쳐나갈거라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우리나라의 갈길은 명확합니다.

  1. 대중국 수출 비중을 줄여나가야 합니다. 대중국 절대 수출 금액을 줄이는데 집중하기 보다는 다른 지역으로의 수출 비중을 높여서 중국의 비중을 상대적으로 낮춰나가야 합니다.
  2. 중국과 겹치는 산업의 경우 산업 경쟁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기업과 정부의 영리한 정책 의사결정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3. 제조업 뿐 아니라 우리나라 인재들의 강점인 지식과 Software 파워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next and next 산업으로의 선도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물론, 제조업 기반이 약해지지 않도록 정말 온 국민이 총력을 다해서 힘을 합해야 할때이기도 합니다.
  4. 기업들은 생산과 제조, 소비시장을 국제 무대로 더욱 확장해야 합니다. 사업을 할 때, 내수라는 단어는 머리에서 지워야합니다.
  5. 북한과의 협력이 우리나라의 경제 저성장과 인구구조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는지는 저도 현재 공부중이라서 이 부분은 노코멘트합니다.

블로그 스킨 작업 중


다른 플랫폼을 이용하다가 2012년에 구글 블로그로 이사를 오자마자 스킨 작업을 했습니다. 그 스킨을 꽤 오래썼었습니다. 그래서 그 디자인이 많은 분들께 각인이 돼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디자인과 코딩에 공을 들여 만들어서 오랫동안 써 오던 직전 블로그 디자인

그 스킨이 깔끔하고 좋기는 했지만 한가지 단점이 있었습니다. 컨텐츠 영역을 가로 550픽셀로 설정한 것입니다. 예전엔 그럭저럭 볼만했는데, 디스플레이 화면이 넓어지면서 블로그가 휑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컨텐츠 영역을 700픽셀로 붙이고, 사이드바까지 1080픽셀로 넓히면서 블로그 스킨 디자인에도 변화를 줘 보았습니다.

앞으로 더 풍성한 컨텐츠로 블로그를 채워나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투자노트 앱 업그레이드 중


1년 넘게 방치를 해두었던 투자노트 앱도 업그레이드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혼자서 블로그 디자인하고, 앱 개발하고, 글도 쓰고, 투자도 하려니 평화로운 일상이 조금은 정신이 없어졌습니다. 블로그나 앱을 만들어서 운영한다고 대단한 돈이 들어오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이런 소일거리는 전업투자자들에게는 정말 살아가는 원동력 중 하나가 됩니다. 혹시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서 가치투자 지향 전업투자를 하시는 분들이 계시면 소일거리를 만들어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아이폰앱 안드로이드앱

제 블로그에 올라오는 글들을 앱으로도 보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간단하게 관심종목들의 안전마진을 관리할 수 있습니다. 이 정도의 기능 뿐 이라면 엑셀이나 구글스프레드 시트로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앱의 강점을 활용한 다양한 기능들을 추가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별다른 기능은 없지만  투자를 하면서 개인적으로 필요했던 기능들과 가치투자자들에게 필요한 기능들을 지속해서 하나씩 추가할 예정입니다.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다보니 일이 더디게 진행될수는 있겠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코딩하고 있습니다. 꾸준히 좋은 앱으로 만들어나갈 생각입니다. 투자자 여러분들과 이웃분들의 많은 활용과 피드백을 부탁드리겠습니다. 한동안 노는데 정신팔려서 지내다가 간만에 코딩을 하니 너무 재미있습니다.

또 뵐게요. 날씨가 추워지는데 감기조심하세요.
감사합니다.

2018년 12월 6일
송종식 드림


* 출처를 표기해 주신다면 얼마든지 퍼가셔도 좋습니다. 단, 상업적 이용은 불가능 합니다.
* 위험성 안내 : 이 글은 매수와 매도를 추천하는 글이 아니며 개인적 학습 내용을 공유하기 위한 참고적 용도의 글입니다. 또한, 이 글은 법적 증빙 자료로 활용될 수 없음을 고지드립니다.



2013년 2월 22일 금요일

투자와 사업

투자는 도박이 아니다


'주식 투자는 도박이다. 그러니 손도 대지 말아라.'

이 말을 하는 사람들은 크게 3부류로 나뉘는 것 같다.
첫째, 주식 투자로 큰 돈을 잃은 사람. 둘째, 주식 투자에 대해서 제대로 공부해 보지 않고 막연하게 위험 하다는 것만 인지하고 있는 사람. 그리고 가난한 부모님.

내 경우는 곧 태어날 내 자녀에게 적극적으로 투자를 가르치려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을 소유한다는 것은 큰 축복이다. 기업에 대해 잘 모르면서 차트만 보고 주식을 사고파는 매매를 투자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투기다. 부동산 투기와 다를바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말하는 주식 투자는 기업에 대해서 철저히 분석하고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투자자는 해당 기업과 산업에 투자를 하는 것이다. 산업과 기업이 성장함에 따라 늘어나는 지분 가치와 함께 투자자가 소유한 부의 가치도 늘어난다. 매년 들어오는 배당금으로 경제적 자유를 얻을수도 있다.

내가 경험한 바에 의하면 제대로 된 주식 투자는 사업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직접 하는 것과 숟가락 얹는 것, 결국 어떻게든 먹겠다는 것


한가지 예를 들어보자.

가만히 보니까 우리나라 국민들의 소득이 늘어남에 따라 골프 산업이 호황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서 골프 관련 산업에 뛰어 들어 사업을 하고자 시장 조사를 해본다. 골프 의류와 골프 용품이 수익성이 좋은 것 같다.

그런데 시장 조사를 깊숙이 해보니 이미 나보다 사업을 더 잘하는 사람들이 일정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그러면 나는 여기서 판단을 내려야 한다. 기존 플레이어가 없다면 이 산업은 나의 독점 시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미 경쟁자들이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 시장에 뛰어 들어 기존 플레이어들을 이길 수 있을만한 핵심 역량이나 사업 메리트가 내게 있는가?"

충분히 승산이 있다면 시장에 뛰어들어 기존 경쟁자들과 경쟁하며 사업을 영위해 나간다.

반면에 그 산업이 너무 매력적이라 어떻게든 숟가락을 올리고 싶은데 기존 경쟁자들과 도저히 싸울 엄두가 나지 않는다면? 그렇다면 그 산업에 있는 회사들을 조사해서 투자를 하면 된다. 투자를 하는 것도 사업이다. 굳이 나보다 더 잘 하는 사람과 경쟁할 필요가 없다. 나보다 더 잘 하는 사람에게 투자하면 된다.

물자가 부족하던 시절, 물자가 넘쳐나는 시절


아마 지금이 1955년이라면 투자 기회 보다는 사업 기회가 많을 것이다. 사회 곳곳에서 부족한 물자를 요구하는 수요가 더 크기 때문이다. 조잡한 비누를 찍어다 팔아도 큰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사업 하기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다.

지금 2012년도는 어떤가? 의식주를 비롯한 여가, 콘텐츠 등 거의 모든 재화와 서비스가 공급 과잉 상태다. 수요보다 공급이 넘쳐나는 산업 분야가 더 많다. 이런 환경에서 사업을 하려면 어지간한 역량으론 힘들다.

아예 새로이 태동하는 산업에 fast mover로 시장 참여를 하거나, 기존 산업에 막대한 자본과 기술력을 앞세워서 fast follower 혹은 heavy follower로서 시장에 진입하는 방법밖에 없다. 후자는 개인이 역량을 발휘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그래서 2012년도에 사업을 꿈꾸는 개인이 영위하기 좋은 사업은 주식투자라고 생각한다.

물론 앞으로 유망한 바이오테크놀로지와 같은 산업군과 관련해 뛰어난 기술력이 있다면 투자를 하는 것 보다 그쪽에서 사업을 하는 편이 낫다.

사업의 흥망성쇠는 시장과 산업 트렌드가 결정한다


기본적으로 사업의 흥망성쇠는 시대의 흐름 즉, 메가트렌드와 산업에 달렸다고 본다. 경영자 개인의 자질도 물론 중요하지만 산업의 흐름에 비견할바는 아닌 것 같다. 연간 30%씩 규모가 성장하는 산업이 있다면 그 산업내에서 자리를 잡은 기업 10개 정도는 경영자가 아무리 멍청해도 어느 정도는 성장을 할 것이다. 그 산업의 성장이 끝날 때 쯤이면 상위 1, 2개 업체만 살아남겠지만 일단 그건 먼 훗날의 이야기다.

그래서 사업이나 투자를 하는 사람들은 산업의 미래를 읽을 수 있어야 한다. 결국 사업과 투자의 성패는 거기서 갈린다. (고급 소비 시장이 아니라는 가정하에) 5억명의 인구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을 5천명의 인구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이 규모에서 이길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앞으로의 인구 트렌드도 유심히 살펴야 한다.

주식 투자가 유리한 점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단 몇 초만에 바꿀 수 있다는 점이다. 투자하고 있는 산업이나 기업에 위험이 감지될 경우 투자금을 회수하고 더 유망한 사업으로 투자금을 옮기면 된다. 그러나 실제 경영자는 그게 쉽지 않다.

또한 주식 투자를 하다가 유망한 사업 분야를 발견했는데 기존 플레이어가 없다면 투자금을 직접 사업 자금으로 운용하면 된다. 사업과 투자를 유연하게 병행할 여지가 생기는 것이다.

추가로 자영업에 대해서 언급하고 싶다. 많은 자영업자 분들이 본인을 소개할 때 '사업가'라고 소개한다. 그러나 내 생각은 다르다. 사업체를 비우고 2년간 해외 여행을 다녀왔는데 사업체가 더 성장해 있으면 사업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경영자가 며칠만 자리를 비우면 무너지는 사업체는 사업이 아니라 자영업이다.

고소득 자영업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자영업자들은 어떤 면에서 급여 생활자 보다 더욱 경제적 자유와 거리가 먼 생활을 하고 있다.

세상을 편리하게 해주고 사람과 돈을 관리하는 일


어떻게 시작하든 사업이 크면 결국은 '사람'과 '돈'을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의 싸움이 된다.  잘 만들어진 시스템은 스스로 사람을 관리한다. 스스로 판을 짜고 스스로 사람을 뽑고 해고하며 스스로 시장을 찾아낸다.

2년간 신경을 안 써도 투자금액이나 사업체가 더 성장해 있다는 점에서는 사업가와 투자자가 동일한 파이프라인을 소유했다고 봐도 된다.(물론 사업가나 투자가도 최소한의 가지치기는 해줘야 한다. 지중해 유람을 하면서 하루에 한 시간 정도는 내 포트폴리오가 무사한지 체크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직장인이나 자영업자에 비하면 엄청난 경제적 자유를 누리는 것이다.) 어차피 사업체가 성장하면 주권을 사고 판다는 점에서 사업가가 커지면 투자자가 된다. 반대로 투자자가 커지면 사업가가 된다. 고로 사업과 주식투자는 장기적 선상에서 동일한 행위다.

성장, 그리고 성장.. 연복리로..


사업이나 투자나 자본금을 연복리 몇 %씩 성장 시키느냐가 문제다. 위대한 투자자, 위대한 기업이 되는 것은 연복리 몇 %의 성장을 해낼 수 있느냐에 달렸다. 일회성 이익은 요행에 가깝고 실력도 아니다. 장기간 눈덩이를 굴릴 긴 언덕이 필요하다.

2012년 8월 29일
송종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