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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4일 토요일

시디즈, 서부개척시대에 리바이스가 있었다면


현대인의 필수템, 의자


한국인이 일생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장소가 침대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자료를 찾아보니 침대가 아니라 의자였습니다. 좀 오래된 자료기는 하지만 2014년 보건복지부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은 하루에 6.8시간을 수면으로 보내고, 7시간은 의자에 앉아서 보낸다고 합니다. 일생의 1/3 가까이를 의자에 앉아서 보내는 것입니다. 그만큼 의자는 현대인에게 필수품이 되었습니다.

한국인이 의자에 앉아서 보내는 시간은 2014년 후에도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2015년에는 8.3시간, 2016년에는 8.6시간으로 증가했습니다. 2020년, 2021년에는 4차 산업혁명발 먹거리들이 급부상하고 코로나까지 덮치면서 의자에 앉아서 보내는 시간은 훨씬 더 증가하였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모두가 금광을 찾아 떠나는 때에


모두가 금광을 찾아서 떠나던 서부개척시대에 청바지를 팔아서 부를 쌓은 리바이스의 이야기는 너무나 유명합니다. 

21세기에 금광을 자처하는 곳은 너무도 많습니다. 그런 금광 중 하나는 명실공히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분야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것은 하나의 거대한 패러다임이고 다양한 산업들이 융합되어 발전되어 나갑니다. 딱히 어떤 기술 하나, 어떤 산업 하나를 지목하는 것으로는 4차 산업혁명을 절대로 설명하지 못합니다. 

그래도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며 관통하는 중요한 몇가지 키워드를 꼽자면 프로그래밍, 코드, 소프트웨어, 인터넷, 모바일, 컨텐츠와 같은 것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온갖 산업이 융합되어도 기본은 이런 것들을 베이스로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4차 산업혁명을 비꼬는 유머자료 <출처미상>

우연히 인터넷에서 위와 같은 재미있는 밈을 보았습니다. 별 것 아닌 밈이라고 지나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정말 통찰력과 유머를 담아서 잘 만들어 낸 밈이라고 생각합니다. 4차 산업혁명의 베이스는 수 많은 코드로 돌아가는 소프트웨어들과 인터넷 네트워크입니다. 그것을 풍자하려는 의도로 위와 같은 밈이 만들어진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과거에 컴퓨터는 일부 괴짜들의 장난감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모든 가정과 기업, 공장과 인류에게 없어서는 안될 도구가 되었습니다. 위의 밈을 보시면 4차 산업혁명 시대라는 금광을 캐러 가는 사람들에게 리바이스 청바지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은 어쩌면 컴퓨터와 책상 그리고 의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직접적으로 산업을 이끌어 가거나 혜택을 보고 있는 수 많은 소프트웨어 기업들과 인터넷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은 이제는 야수의 심장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면 섣불리 올라타기가 부담스러운 수준이 되었습니다. 관련한 소프트웨어/하드웨어 테크 기업들도 이제는 지켜보는 눈이 많을 뿐더러 가격 자체도 대부분이 부담스러운 수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조금만 더 범위를 확장해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도구 중 하나가 의자라고 생각을 해보면 아직 비싸지 않은 가격으로 금광을 찾아 떠나는 여행에 합류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물론, 최전방에서 아주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들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콩고물이 조금은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자료 출처 : Unsplash, 가공 : 송종식

이제는 컨텐츠 생산비용도 낮아지고 소프트웨어 개발 허들도 낮아졌습니다. 누구나 노트북 한대만 있으면 웹툰작가도 될 수 있고, 스타트업 창업가도 될 수 있습니다. 100% 완벽하게 분리되는 것은 아니지만 컨텐츠 생산자들은 주로 PC나 랩탑을 사용하여 작업합니다. 음악이나 그래픽 작업, 소프트웨어 개발작업, 글쓰는 작업 같은 창조적인 작업은 물론이고 OA도구를 이용한 따분한 문서 작업과 같은 작업도 대부분 PC와 랩탑을 이용합니다.

반면에, 스마트폰과 태블릿PC는 소비의 도구입니다. 우리 대부분이 컨텐츠와 소프트웨어 소비자에 해당합니다.

최근에는 컨텐츠와 소프트웨어를 소비하는 사람이면서 동시에 생산자로 살아가는 사람도 아주 빠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유튜버, 앱개발자, 스타트업 창업자, 쇼핑몰 운영자, 웹툰 작가, 소설가 등이 대부분 이런 범주에 포함됩니다. 경제적 자유와 디지털노마드의 삶을 살고 싶어하는 MZ세대가 경제활동의 주축이 되면서 이 숫자는 더욱 빠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직장에 다닌다고 해도 퇴근 후에는 4차 산업혁명의 전사가 되어 사이드잡, 투잡, 쓰리잡을 합니다. 앞으로는 이런 숫자가 더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들이 컨텐츠 생산자로 활동할 때는 데스크탑이나 랩탑을 사용할 것이고 소비자로 활동할 때는 주로 스마트폰을 활용할 것입니다.

물론 스마트폰으로도 컨텐츠 제작자 대열에 참여할 수는 있습니다. 간단한 영상을 찍어서 유튜브에 올리는 것, 사진을 찍어서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것과 같은 행위들이 그런 범주에 들어갑니다. 이런 층을 타겟으로 하여 키네마스터와 같은 서비스가 히트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큰 틀에서 보면 스마트폰은 컨텐츠 소비자의 영역, 데스크탑이나 랩탑은 제작자의 영역에서 주로 사용되는 도구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컨텐츠를 제작하는 것에는 많은 한계점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생각을 연결지어 보면 제대로 된 컨텐츠 제작자들은 데스크탑이나 랩탑을 이용해서 작업하는 사람들이고, 대부분의 시간을 의자에서 보내게 될 사람들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의 숫자는 갈수록 더 늘어날 수 있겠구나 하는 아이디어를 만들어 볼 수 있습니다.

원래는 게이밍 의자에 주목했다


'크리에이터들이 사용하는 의자'하면 퍼뜩 떠 오르는 것이 게이밍 의자였습니다. 그래서 게이밍 의자가 얼마나 잘 팔리나 싶어서 간단하게 찾아보았습니다. 예상대로(?) BJ와 유튜버의 증가에 발맞춰서 게이밍 의자의 판매량도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었습니다.

자료 : 업계추산, 다나와, 송종식

게이밍 의자의 판매량은 2016년에는 5만 개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유튜버들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4년만에 판매량이 10배 증가합니다. 그리고 2020년에는 2019년 대비 다시 45% 정도의 판매량 신장률을 보여주었습니다. 의단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리바이스와 같은 역할을 하는 아이템 중 하나가 의자가 아닐까라는 장난스러운 생각으로 시작한 아이디어지만, 게이밍 의자만 놓고 보면 일단 이런 생각이 아주 허황된 생각은 아닐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게이밍 의자가 확산하게 된 계기는 E-스포츠의 확산, 게임방에 들어가는 게이밍 의자의 수요 증가가 가장 큰 이유입니다. 그 영향인지 BJ들이나 유튜버들을 보면 게이밍 의자를 쓰는 사람들이 정말 많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시작은 E스포츠와 게임방이었지만 크리에이터들이 게이밍 의자를 선호하면서 판매량이 지속해서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다나와 게이밍 의자 상위 5개 업체 판매 점유율
<자료 : 다나와, 송종식>

헤럴드경제의 2020년 8월 4일 기사에 따르면 국내 게이밍 의자 시장 규모는 세계 시장에서 25% 정도의 규모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입니다. 국내에서 단연 독보적인 업체는 제닉스와 에이픽스게이밍입니다.

두 회사에 투자를 하고 싶어도 두 회사는 아직 외감보고서를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직 상장할 규모가 안되거나 상장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리고 국내 게이밍 의자의 시장 규모는 아직 1,000억원이 되지 않을 정도로 작습니다. 시장 경쟁이 치열해서 3위권 업체부터는 매해 순위가 뒤바뀌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기존의 가구업체들이 게이밍 의자 시장에 속속 진입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단 이들 회사는 패스하고, 상장사이면서 우리나라 의자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시디즈로 저의 관심이 옮겨 갔습니다. 시디즈는 제품군도 다양하고, 디자인도 잘 뽑으면서, 단일 제품군에 의존하지 않아서 조금 더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주주구성과 지배구조


자료 출처 : 네이버 증권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꾸준히 성장하는 추세입니다. 게이밍 의자 단일 품목 만큼의 성장속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의외로 가파른 매출액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업이익률은 2018년에 3% 수준에서 2020년에는 8.6% 수준으로 점차 개선되고 있습니다.

위의 손익계산서만 보면 2017년에서 2018년으로 넘어오는 동안 실적이 급증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회사의 실적이 급격히 좋아진게 아닙니다. 저 당시에 지배구조 이슈가 있었습니다. 현재 분석하고 있는 시디즈는 원래 그 유명한 팀스였습니다. 2010년 쯤 퍼시스는 연매출이 2000억 원을 넘었습니다. 그래서 중소기업만이 입찰할 수 있었던 학교 등 공공기관에 가구 입찰을 할 수 없었습니다. 따라서 공공기관에 입찰을 하기 위한 작은 법인이 하나 필요햇는데, 이때 만든 법인이 팀스입니다(퍼시스의 교육용 가구부문 물적분할). 손 회장님이 팀스와 퍼시스그룹의 지분 관계를 정리하는 등 여러가지 노력을 기울였으나 중소기업들의 반발로 인해서 법까지 바뀌면서 팀스는 공공시장에 진입을 하지 못하게 됩니다. 

2018년 전 까지 팀스(Teems, 현 시디즈)의 실적을 보면 매출은 지속 감소하는 추세였고 이익도 거의 내지 못하는 빈사상태의 법인이었습니다. 그나마도 대부분 그룹 내부의 일감을 받아서 올리는 매출이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2018년 이후에는 완전 알짜배기 회사로 탈바꿈 했습니다.

그룹내에서 가장 쓸모없던(?) 법인이 승계를 위한 신데렐라로 변신하면서 부터입니다.

2017년 말을 기점으로 변화한 퍼시스그룹의 지배구조
<자료출처: taxwatch.co.kr>

팀스는 2012년까지 외부 주주들과 경영권 분쟁을 겪습니다. 이후에 퍼시스홀딩스에서 팀스의 지분을 약 60%까지 늘립니다. 이후 시간이 흘러 2017년 4월 12일에 퍼시스홀딩스는 팀스의 지분을 장내에서 시간외로 매도하여 지분율을 60.72%에서 20.15%까지 낮춥니다. 이때 반대쪽에서 물량을 받은 쪽이 일룸인데, 일룸은 단숨에 팀스의 지분 60.72%를 확보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섭니다. 그래서 위의 그림과 같은 지배구조가 완성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같은 해 12월 13일. 팀스는 퍼시스의 의자 사업부문과 영업권 일체를 양수하고 회사명도 현재의 시디즈로 바꾸게 됩니다. 껍데기 뿐이던 회사가 퍼시스그룹 내에서 가장 알짜배기 회사가 된 것입니다.

이 과정의 세세한 부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큰 그림만 봅시다. 그룹내에서 껍데기 뿐이던 팀스는 손동창 회장님의 아들 손태희 사장님이 갖고 있는 일룸의 자회사이고, 여기로 그룹의 알짜사업과 일룸의 지배력을 높여 준 것이 핵심입니다.

그 결과로 2018년 실적과 주가가 모두 폭등하게 된 것입니다.

현재 손동창 명예회장님의 퍼시스홀딩스 쪽과 손태희 사장님의 일룸쪽은 완전히 별개의 법인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혈육관계이고 여전히 같은 사무실 건물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손태희 사장님이 퍼시스 홀딩스의 지배력도 강화를 해야할 것입니다. 이때 지배구조가 다시 한 번 요동칠 수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이를 감안하여 투자를 해야합니다.

2021년 2분기 말 현재 일룸과 시디즈의 주주구성
<자료 : 전자공시시스템, 송종식>

현재 퍼시스그룹을 물려받을 손태희 사장님이 일룸을 지배하고 있고, 일룸이 다시 시디즈의 지분을 40% 남짓 보유하면서 시디즈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퍼시스그룹의 차기 후계자


시디즈의 보통주 희석요인은 없습니다. 총 발행된 주식은 200만 주인데, 이 중에서 32만 주 정도가 자기 주식이고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121만 주 정도를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은 약 46~47만 주 정도됩니다. 품절주입니다.

관상 매매법을 하시는 분들이 많으시죠? 퍼시스 그룹의 차기 지도자 손태희 사장님의 관상은 어떤가요?

손태희 사장님은 1980년 생으로 매우 젊은 오너 경영자입니다. MIT 공대에서 물류를 공부했다고 합니다. 상대적으로 재계에 입문 하신지 얼마 되지 않으셨고 젊으셔서 공식적인 루트로 얻을 수 있는 자료들은 많지가 않습니다.

앞에서 살펴 봤던 퍼시스 그룹 가업 승계 과정과 관련해서 국세청에서 반복적이고 꾸준하게 세무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MZ 세대가 경제활동의 주축으로 떠오르면서 MZ세대식 '공정요구'가 온 나라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금수저가 공정하지 못한 방법으로 금수저를 대물림 했다는 이야기가 퍼지기라도 하면 브랜드 이미지에 심대한 타격을 입을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시디즈가 만드는 제품 중 상당수가 MZ세대를 타깃으로 해야하는 제품들이라서 더 민감할 수 밖에 없습니다.

국세청에서 시디즈의 지분과 의자 사업을 모두 양수한 시점을 기준으로 증여세를 매긴다면 이는 회사 입장에서는 최악의 경우입니다. 그리고 주주들 역시 이런 상황이 생길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합니다. 적지 않은 액수를 세금으로 납부하려면 지배구조에 약간의 변화가 생길수도 있습니다. 물론 회사에서도 이런 경우까지는 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젊은 오너 경영자라서 나름대로 장점도 많이 보입니다. 학교에서 물류를 공부했던 만큼 물류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또 자사의 3자 물류를 기존 대기업이 아닌 스타트업에 맡길 정도로 사고방식이 열려 있는 점은 매우 긍정적으로 보입니다. 아직 이분에 대한 자료가 많지 않아서 시간을 갖고 알아 갈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제품군


시디즈는 글을 쓰는 현재 공식 온라인몰 기준으로 총 375여 개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사무용, 학생용, 유아용 등으로 카테고리를 분리해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제품별 카테고리와 카테고리별로 보유한 브랜드는 다음과 같습니다.

시디즈몰에서 판매중인 제품 목록
<출처 : 시디즈 공식 쇼핑몰>

회사의 대표 모델은 T50시리즈입니다. 2008년 제품 출시 후 2019년까지 160만 개 넘게 팔렸습니다. T80은 T50을 이어서 새로운 플래그십 모델로 출시되었는데, T50과 함께 T80도 회사의 효자 상품이 되었습니다.

주요 의자 브랜드의 검색어 트렌드 추이
<자료 : 네이버 데이터랩>

T-시리즈의 가성비와 품질이 좋아서 잘 팔리는 것이겠지만 시디즈의 브랜드 가치를 무시할 수 없습니다. 옛날에는 '의자'하면 머릿속에 연상되는 브랜드가 '듀오백'이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그랬습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저도 모르게 의자하면 시디즈를 먼저 떠올리게 됩니다. 그만큼 의자 시장에서는 시디즈의 브랜드 가치가 많이 올라온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것은 검색엔진의 검색량 변동추이만 보더라도 확연히 나타납니다.

어떤 검색어 조합으로 결과물을 산출해 보더라도 시디즈에 대한 검색량이 가장 많습니다.

시디즈 검색결과 최상단 제품들 <자료 : 쿠팡>

시디즈를 검색했는데 타사의 게이밍 의자가 맨 앞에 뜨네요. 쿠팡은 독특한 제품 관리체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자주 나타납니다. 어쨌든 쿠팡에서는 T20이 가장 잘 팔리고 있습니다. 이 포스팅에서는 지면 길이가 더 길어지는 것을 고려해서 리뷰까지 캡처를 해서 싣지는 않았습니다만, 위의 화면에서 보이는 별점만 보더라도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굉장히 높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들어가셔서 리뷰를 한번 훑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네이버 쇼핑의 시디즈 검색결과 <자료 : 네이버 쇼핑>

네이버 쇼핑 검색결과인데 역시 T20이 가장 인기가 많고 T50도 굉장히 잘 팔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리뷰 숫자가 1만개가 넘어가네요. 역시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굉장히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도 리뷰를 확인하실 분들은 들어가셔서 확인을 해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수출


국내 시장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수출 비중을 꾸준히 높여 나는 것 또한 회사가 할 미션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시디즈' 키워드 구글 글로벌 검색트렌드
<자료 : 구글>

구글 글로벌의 검색트렌드를 보면 아직은 시디즈라는 브랜드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 수준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아주 미미하게, 정말 미미하게 검색량이 올라오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시디즈 의자에 대한 검색량이 많은 국가
<자료 : 구글>

회사에서는 북미와 동남아 시장을 적극 개척하겠다고 합니다. 해외 시장 개척이 잘 되길 바랍니다. 현재 구글 검색량 데이터대로면 시디즈 의자에 대한 검색량이 많은 국가들은 대만, 체코, 폴란드, 영국, 미국, 호주, 캐나다, 포르투갈입니다. 의외로 대만과 동유럽에서 검색량이 좀 있어서 놀랐습니다.

구글 글로벌 시디즈 의자 연관 검색어
<자료 : 구글>

해외에서는 시디즈 의자를 검색하면서 허먼 밀러를 함께 검색했습니다. 사실 가격이나 브랜드 가치로 따졌을 때 택도 없는 수준이긴 하지만 그래도 일단 이렇게 사람들이 비교 검색을 해본다는 것 자체가 회사로서는 고무적일 수 있겠습니다. 게이밍체어, 인간공학에 대한 검색량도 많았고 코스트코는 의자를 어디서 사는지 궁금해서 검색하는 듯 합니다.

해외에서는 T50과 T50 air 제품에 대한 검색을 많이 하는 듯 하구요.


시디즈는 아마존에 입점해 있습니다. 아마존에서 꽤 성공적인 셀러라고 아마존이 홍보를 해주는 것도 본 것 같습니다. 잘 하고 있습니다만, 회사 전체 매출에 비하면 아직은 미미합니다.


아마존에서 시디즈나 시디즈 의자를 검색하면 의외로 아이들용 의자가 피처드 됩니다. 조금 의외였습니다.


확실히 T80보다 T50이 훨씬 더 인기가 있습니다. 가성비를 고려하면 당연히 그렇겠죠. 아마존에서도 T50의 평가는 꽤 괜찮습니다. 다만 문화나 체형탓인지 모르겠지만 한국 소비자들 보다는 아주 조금 더 박한 평가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래도 전반적으로는 아주 훌륭하게 해외 시장 개척도 잘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BTS가 시디즈 의자 쓴다고 한마디 해주면 해외 시장에서도 어느날 갑자기 소위 '떡상'할 수도 있을텐데. 꾸준히 할일을 잘 하다 보면 이런 저런 이벤트도 많이 생기겠죠.

<자료 : 시디즈, 송종식>

사실 회사의 매출이 증가하는 동안 수출액은 제자리이거나 소폭 감소추세에 있습니다. 10%는 가볍게 넘어가서 하단을 형성할 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7%대까지 낮아졌습니다. 제 생각에는 코로나와 물류비 증가 등으로 인해서 수출에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긍적적인 부분을 보자면 코로나로 인해서 세계 각국이 셧다운에 들어간데다 심리적으로다 가장 위축되어 있던 시기에 매출이 분기 40억대였으니 코로나로 인해서 아무리 더 나빠진다고 해도 분기 40억대 이하로는 안 내려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내려가더라도 잠시 찍고 다시 올라올 것 같습니다.

지금은 주춤하고 있지만 회사의 성장동력 중 하나로 보고 수출에 대한 부분은 꾸준한 모니터링을 할 예정입니다.

시디즈의 공장은 평택에 있습니다. 퍼시스 그룹은 전국 4군데 도시에 공장이 있는데, 이중 평택에서 의자를 생산합니다.

평택 시디즈 본사와 공장 전경
<자료 : 평택시사신문>

평택 공장은 대지 15,000평에 건평 2만평 규모입니다. 주소는 경기 평택시 세교산단로 67-20입니다.

공장 가동시간 기준 가동률
<자료 : 퍼시스, 송종식>

분기별 공장 가동률은 60% 후반에서 70% 초반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아직 판매량이 비약적으로 증가하는 게 아니라면 급하게 대규모 증설을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생산시설을 늘리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매출 기준 업사이드 캐파는 지금보다 두어배 정도 될 것 같습니다.

자료 : 시디즈, 송종식

팀스가 시디즈로 바뀐 이후에는 매출원가율이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습니다. 퍼시스그룹과 시디즈는 가급적 제조의 외주화를 진행하지 않는 것을 철학으로 하는 회사입니다. 제조를 중국이나 동남아에 넘기지 않고 국내에 일자리를 만들고 수직계열화를 하겠다는 오너와 경영진의 의지가 확고합니다. 그래서 매출총이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훨씬 더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서 경영합리화를 해나가야 합니다.

주요 원재료 가격과 OPM 상관관계 분석
<자료 : 시디즈, 송종식>

매출원가율이 낮아지는데 주요 원재료 가격이 미치는 영향이 있을까 싶어서 만든 그래프입니다. 둘 사이에 연관이 아주 꼭 맞게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관계가 아주 없는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희미하게 뭔가 관계가 있기는 한 것 같습니다

다만, 표본을 분석할 기간이 짧은데도, 의자 제조에 들어가는 부품이 워낙 다양해서 PA6와 PP만으로 OPM과 완전한 상관관계를 뽑기는 힘듭니다. 추후에 시디즈의 원재료와 관련된 정밀한 포스팅을 할일이 있다면 납품받는 모든 부품 가격을 추정해서 상관관계를 도축해보는 작업을 해보겠습니다.

2021년 반기 현재 제조에 들어간 원재료 수급 현황
<자료 : 시디즈, 전자공시>

어쨌든 현재까지는 제조원가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고, 판관비는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 근무제의 영향, 그리고 광고비 증가로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에 있습니다.

그래도 제조원가의 비중이 워낙 높기 때문에 주요 재료비 감소에 힘 입어 원가관리를 잘 하면서 영업이익률은 과거 4% 수준에서 현재는 8% 수준까지 올라 온 상태입니다.

브랜드 평판(온라인만 체크, 현장체크는 추후에)


맘카페 아띠아모에서 시디즈를 검색한 결과

아띠아모라고 하는 회원수 32만 명 정도 되는 초대형 맘카페에서 시디즈, 듀오백, 허먼밀러를 검색해 보았습니다. 게시물은 대부분 '이 의자 어때요?'와 같은 질문글이 주류였습니다. 댓글에는 조금 더 다양한 브랜드와 의견들이 분분했지만 워낙 다양한 브랜드가 등장하고 있어서 댓글 분석은 큰 의미가 없었습니다.

글을 쓰는 현재 이 맘카페에서 시디즈를 언급한 글은 405개, 듀오백은 78개, 허먼밀러는 워낙 고가의 제품인데다 아이들을 위한 제품은 아니다보니 1개, 데스커 45개가 검색되었습니다.

아이들 책상이나 의자를 골라달라는 글에는 일룸, 시디즈가 언급된 댓글들이 자주 보였는데 대체로 평은 좋은 편이었습니다.

자료출처 : 썸트렌드
* 긍부정 키워드 집합은 저의 의견이 아닙니다.

빅데이터 전문 평가 사이트에서 키워드에 대해서 사람들이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 비교를 해보았습니다. 사람들은 시디즈에 대해서 편안하고 마음에 든다, 그리고 추천한다는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 반면에 비싸고 불편하다는 일부 부정의견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시디즈에 대한 소비자들의 감정은 대체로 긍정적인 쪽에 속했습니다.

듀오백에 대한 대중들의 감정은 예쁘지 않다는 부정감정이 가장 크게 나왔습니다. 키워드 긍정평가 맞대결에서는 시디즈가 듀오백을 크게 이겼습니다. 시장 1위 업체와 2위 업체는 매출 뿐 아니라 대중감성 요소에서도 이렇게 큰 차이가 났습니다.

자료 출처 : 썸트렌드
* 긍부정 키워드 집합은 저의 의견이 아닙니다.

사실 동사는 허먼밀러와 직접 경쟁상대는 될 수 없지만 궁금해서 긍부정 키워드 배틀을 시켜보았습니다. 허먼밀러는 부정 감정이 거의 없습니다. 역시 명품이라서 그런건지, 고가의 제품이라서 그런건지 압도적 긍정평가가 뜨네요. 그리고 시디즈와의 긍정 대결에서도 당연히 이겼습니다. 감사하다 키워드가 가장 앞에 있는 것은 허먼밀러 의자를 선물로 자주 줘서 저렇게 나오는 것인지 궁금하네요. 역시 부정키워드는 '고가'이네요.

어쨌든 시디즈는 마케팅, PR, 홍보와 브랜드 관리에서도 별다른 리스크는 없는 상황입니다.

투자포인트


  • 꾸준한 수요, 꾸준한 실적 성장
  • 독보적 국내 시장 지배력
  • 퍼시스그룹의 알짜회사로 떠오름
  • 브랜드 가치, 품질에 대한 사람들의 신뢰
  • 사업 전반적인 환경이 우호적
  • 게이밍 의자 등 새로운 먹거리 카테고리
  • 코로나19와 재택근무 확산으로 인한 의자의 재발견과 인식변화
  • 장기적으로 해외시장 확대 가능성
  • 새롭고 젊은 오너
    ⇒ 장기적이고 안정적 성장 가능성, 적극적 신사업 확대 가능성
  • 유아, 어린이, 학생, 직장인, 크리에이터, 게이머 등 전연령 전 분야의 고객을 망라하는 토털 의자 기업
  • 조립제조, 물류유통까지 사업일부가 수직계열화 되어 있어 안정적
    ⇒ 단, 부품은 외부 업체들로부터 수급. 유통은 관계사 파로스와 전국의 대리점망을 통해.

리스크


  • 지배구조 변동 이벤트가 남아 있음
    ⇒ 손태희 사장의 퍼시스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한 지배구조 변동
    ⇒ 국세청에서 시디즈 증여 관련 증여세를 과세할 경우
  • 승계과정에서 보여 준 몇가지 문제들 (소액주주 이익침해 가능성)
  • 코로나(수출 측면)
  • 허먼밀러 등 해외 명품 의자들의 추격
    ⇒ 과거에도 이케아에 대한 우려가 있었으나 결과는..
  • 건강 우려로 인한 스탠딩 체어 등의 인기
  • 이익 기준으로는 다소 저평가, 자산 기준으로는 다소 고평가 상태
    ⇒ 이익단이 일시적으로 무너질 경우 주가도 폭락할 가능성

밸류에이션


과거 실적 추이를 확인할 때 사실상 2017년까지의 실적은 보나마나 쓸모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2017년부터 분기별로 요약 실적을 정리하여 그래프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자료: 시디즈, 송종식

어렵게 볼 필요도 없습니다. 정석으로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점점 개선되어 10% 수준으로 올라 온 영업이익률과 6~7% 수준의 순이익률이 확인됩니다. 요즘 같은 시절에 이 정도 이익률은 너무 박하게 생각될 수도 있지만, 동사는 자본총계가 작고 부채비율이 100%여서 아주 높은 ROE를 낼 수 있습니다.

주요 의자 전문 브랜드 점유율 <자료 : 시디즈>
※ 출처 : 각사 사업보고서 및 감사보고서
※ 점유율은 주요 의자 전문 브랜드 5개사 비율임

국내 시장 업사이드는 높지는 않습니다. 일단 동사의 점유율이 6~7할입니다. 물론 상위 5개사만 높고 보았을 경우입니다. 군소업체들을 포함하면 조금 떨어지긴 하겠습니다만, 동사의 점유율이 절대적인 것은 사실입니다.

업사이드의 한계가 보이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2019년에서 2020년으로 넘어가는 1년간 상위 5개사의 매출은 15%가 넘는 성장성을 보였습니다. 섹터가 이 정도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고무적입니다. 당분간 연 7%~15%의 마켓 성장은 지속할 것으로 판단합니다.

글로벌 시장은 사무용 책상만 놓고 봐도 2020년 연간 기준으로 18조 원에 달하는 거대 시장입니다. 동사는 마켓 사이즈 따지지 말고 일단은 해외에 잘 침투해서 한대라도 더 파는 전략으로 꾸준히 덩치를 키워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2021년 2분기까지 분기별 약식 손익계산서 <자료 : 시디즈, 송종식>
* 클릭하면 커집니다

약식 밸류에이션 시트 <자료: 송종식>
* 클릭하면 커집니다

멀티플 밴드차트 <자료: 네이버 증권>

기술상 위치


끝으로 가격 상황 잠깐만 체크하겠습니다. 중요한 부분은 아니니 이 부분은 패스하셔도 됩니다.

시디즈 일봉 <자료 : 네이버 증권>

작년 3월 폭락 이후 꾸준히 상승 추세에 있습니다. 봄에 직전 고점을 찍고 8월까지 3개월 간 약 25%의 가격 조정을 마친 후 하락을 잠깐 멈춘 상태입니다.

시디즈 월봉 <자료 : 네이버 증권>

월봉도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습니다. 2017년에는 팀스가 퍼시스로 바뀐다는 소문이 퍼진건지 주가가 펀더멘털 확대를 미리 반영하여 단기간에 주가가 급등하는 모습입니다. 2018년 이후에는 실제 좋은 회사가 되었습니다.

2017년 전 팀스 시절에도 주가가 꾸준히 올라온 것이 인상적입니다. 내부자 큰 손이 꾸준히 지분을 매입하면서 저렇게 된 것인지, 교육용 가구 시장에 대한 기대였는지 당시 팀스를 팔로업 하지 않아서 저는 자세히는 모릅니다.

앞으로는 펀더멘털도 성장하고, 그 성장에 발맞춰서 주가도 꾸준히 우상향을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알림 : 저는 주가의 변동이나 경영환경의 변화에 따라 언제든지 동사의 주식을 매도하거나 매수할 수 있습니다. 본 포스팅에서 언급된 비지니스 전망과 현황, 추정, 수치, 지표 등은 모두 실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전적으로 제 주관적 의견들임을 다시 한 번 알려드리며 경영 환경은 예측과 달리 급변할 수도 있습니다. 투자로 인해 발생하는 수익과 손실에 대한 책임은 모두 투자자 본인에게 귀속됩니다. 본 게시글은 시장에 공개된 자료들을 수집하여 작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2020년 12월 9일 수요일

스마트폰 케이스를 벗겨버리다

스마트폰을 구입하면 필름도 붙여주고 케이스도 입혀줍니다. 그렇게 스마트폰을 쓰게됩니다. 케이스가 손상을 입으면 구입처에 가서 갈아 달라고도 합니다. 그렇게 아무런 생각없이 케이스를 덮은 채 스마트폰을 사용해 왔습니다.

폰 청소를 하려고 케이스를 벗겼습니다. 휴대폰을 닦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 스마트폰 정말 예쁘게 나온다. 그리고 훨씬 슬림하잖아? 케이스를 벗기니까 확실히 좋네.'

그랬습니다. 케이스를 벗어던진 스마트폰은 손에도 훨씬 잘 들어오고 보기에도 좋았습니다. 스마트폰이 고가의 제품이다 보니 케이스를 씌워서 파는게 문화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케이스를 씌우고 나서 불편한 경향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케이스 두께 때문에 손이 불편하여 되레 더 많이 떨어뜨립니다. 주머니에 넣기도 부담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디자이너들이 심혈을 기울여서 만든 디자인이 케이스 속에 묻혀서 평생 빛을 볼 일이 없게 됩니다. '아끼다가 똥 되는' 케이스가 이런 케이스가 아닌가 싶습니다. 스마트폰은 어차피 소비재인데요.

스마트폰을 사고나서 버릴 때 까지 평생 케이스가 채워져 있다는 생각에 살짝 소름도 돋았습니다. 스마트폰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정작 스마트폰의 원래 디자인은 즐기지도 못하고 버리게 된다니..

그래서 저는 스마트폰의 케이스를 과감히 벗겨냈습니다. 앞으로는 케이스나 덮개를 사용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케이스가 덮어져 있을 때는 한손으로 조작하기가 버거웠습니다. 케이스를 씌우면 스마트폰이 은근히 두꺼워지고 부피가 커지잖아요. 케이스를 벗기고 나서는 한손으로도 조작이 잘 됩니다. 


그리고 갤럭시도 이제는 스마트폰을 잘 만드는구나 싶습니다. 생각이상으로 슬림해서 주머니에 넣고 다녀도 큰 부담이 없습니다. 케이스를 씌운 것과 안 씌운 것의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무게로보나 부피로 보나 심리적 부담이 크게 줄었습니다.

참고로 저는 첫 스마트폰을 아이폰으로 시작했습니다. 랩탑도 맥북을 쓰고 있고 애플 매니아입니다. 그런 제 눈에도 삼성의 갤럭시는 이제 꽤 괜찮은 제품으로 인지가 됩니다. 현재는 갤럭시를 주력으로 쓰고 있습니다.

어쨌든 그리고 폰을 볼 때마다 디자이너들이 저에게 전달하고 싶었던 무언의 메시지 같은 것이 느껴져서 좋습니다. 중국에서 만든 싸구려 케이스를 벗겨내니 삼성의 고급 디자인이 드러났습니다. 볼 때 마다 흡족합니다.

그리고 신기한 점은 케이스를 벗긴지 일주일이 되었는데 아직까지는 폰을 떨어뜨린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제가 부주의 한 편인지 몰라도, 스마트폰을 이틀이나 사흘에 한번꼴로 바닥에 떨어뜨리는 편이거든요.

사려깊은 성격이시라면 여러분의 스마트폰도 케이스에서 해방 시키는 도전을 한번 해보세요. 저는 개인적으로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2020년 12월 9일
송종식 드림


2014년 9월 2일 화요일

조용하지만 폭발적인 레트리카(Retrica) 신드롬

'주인공은 묵묵히 자기 갈길을 가고, 관객들은 늘 무대 뒤에서 주인공 이야기를 한다.'고 합니다.

오늘은 관객이 한번 되어볼까 합니다. 좋은 이야기건 나쁜 이야기건 뒤에서 주인공 이야기를 하고 있는 기분은 보통 유쾌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번 이야기는 유쾌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 블로그에 들르시는 분들께라도 꼭 알리고 싶고 또 제 블로그에라도 작은 기록을 남기고 싶어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세계를 평정한 작은 유틸리티 앱


스마트폰 앱과 그 앱을 만든 개발자에 대해서 기록을 남겨두고자 합니다. 소개드릴 앱은 우리돈으로 1조원에 페이스북에 인수됐던 인스타그램과 비슷한 사진앱입니다. 레트리카(Retrica)라고 부르고요. 필터가 예뻐서 전세계 10대~20대 여성들을 중심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최근에는 우리나라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도 조금씩 입소문이 나고 있습니다. 서비스 자체를 영문으로만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이미 글로벌에서 성공해서 외화벌이를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뒤늦게 유행이 되고 있는 듯 합니다. 최근에 김새론양, 비스트의 이기광군을 비롯해서 몇몇 연예인분들이 즐겨 쓰는 셀카앱으로 바이럴이 되고 있습니다.

올 상반기 세계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 된 유틸리티 앱 순위 <출처:앱애니>

iOS와 안드로이드 양진영 합산, 지구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 받은 유틸리티 애플리케이션 순위입니다. 출처는 '앱애니닷컴'이구요. 쟁쟁한 회사들이 만든 애플리케이션들 입니다. 올 여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 받은 앱 순위에 떡하니 태극기가 꽂혀 있습니다. 요즘 젊은 친구들이 말하는 '국뽕'은 아니지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랑스러운건 사실입니다. 그리고 더 자랑스러운건 친한 형이 혼자서 만든 앱이라는 점입니다. (지금은 개발과 운영 규모가 커져서 팀을 빌드하고 있습니다.)

몇개 지표



Retrica의 페이스북 페이지 '좋아요' 수 입니다. 현재는 233만 건 정도고 숫자는 계속 올라가고 있습니다. 참고로 애플사의 페이스북 페이지의 '좋아요' 수는 30만 건 입니다.


iOS 시장에서 200여개가 넘는 나라들을 이미 한번씩 돌아가면서 평정한 상태입니다. 예전엔 랭킹 1위 국가도 많았는데 지금은 랭킹이 조금 내려온 듯 싶네요.


안드로이드 시장은 지금 막 진출해서 랭킹을 올려가고 있습니다.


카카오톡의 검색량을 훌쩍 앞질렀습니다. 심지어 카카오톡의 리즈 시절 검색량보다 더 많은 검색 쿼리를 내는 기염을 토해내고 있습니다.



검색결과는 1,110만건. 아이폰으로만 서비스할 때는 'retrica for android'라는 검색어가 거의 폭주를 하기도 했었습니다. 

DaU는 최근 1,500만까지도 찍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은 레트리카도 팀을 만들기 시작했지만 어쨌든 이 어마어마한 성과들을 1인 개발자가 혼자서 해냈다는게 혀를 내두르게 합니다. 일반 기업체에서 저 정도 퍼포먼스를 내려면 몇명의 기획/개발/마케팅 인력과 인건비가 들어갈지 상상도 안되는군요.

과감한 도전


이 형은 총각 시절에 저랑 원룸에서 함께 동거한 적도 있었죠. 돈이 없어서 저나 형이나 둘다 고생하던 시절이 있었지만 언제나 꿈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사람들이었습니다.

형은 사고 방식이 비슷하고 말이 잘 통해서 까칠한 저와도 잘 어울리는 몇 안되는 사람 중 하나였습니다.

직장에 다닐 때를 생각해 보면, '꿈도 많고 하고 싶은건 많은데, 회사를 언젠간 그만 둬야 할텐데..'라고 생각만 하는 선후배와 동료들을 숱하게 봤습니다. 그들중 그말을 실천으로 옮긴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그 손에 꼽는 사람 중 한명이 이 레트리카 1인 개발자 형입니다.

사실 회사 잘 다니는 형의 가슴에 불은 활활 타고 있었고 기름을 부은 사람은 저라고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ㅋㅋ). 지금은 사기꾼으로 전락했지만 부와 삶의 대한 이론 자체는 훌륭했던 로버트 기요사키의 파이프라인 이론을 형에게 침이 튀도록 설파를 했습니다.

형은 이후에 제 이야기에 대부분 동의하며 우리나라 최고 검색엔진 회사를 뛰쳐나와 작은 회사로 잠시 이직한 후 곧바로 퇴사하고 1인 개발자 생활을 시작합니다.

회사에서 나가야 한다고 설파한 사람은 전데 저보다 훨씬 일찍 독립한게 아이러니입니다. 이 형의 실행력이 저보다 한수 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그 이후에 2년 남짓 있다가 독립을 했네요. 10대 시절 작은 IT 회사 창업 멤버로 참여하고 이후 20대에도 숱하게 작은 회사들을 창업하고 망가뜨리면서 얻었던 삶에 대한 중압감과 공포감이 저를 섣불리 움직이지 못하게 했던 요인 중 하나였습니다.

어쨌든 이형이 맨몸으로 월급쟁이 생활을 끝장내고 1인 기업가가 되기로 했을 때는 이미 결혼을 한 몸이었고 갓난 아기도 있었습니다. 형의 과감한 도전은 한동안 시련을 겪은 듯 했습니다. 한동안은 몰골이 좀 안 좋았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아기 키우는데는 돈도 많이 들어가니까요. (ㅎㅎ)


그동안은 저도 정신없이 바빠서 옆에서 형을 지켜보지는 못했지만 부지런히 여러가지 앱을 출시하는 것을 온라인으로나마 지켜봤습니다.

그 중 레트리카가 터져 준 것 입니다. 레트리카가 글로벌 시장에서 초대박이 난 걸 보면서 짧지 않은 시간 함께 서비스를 만들었었던 동료로서, 또 한집에 같이 살았던 동생으로서 몹시 기뻤습니다.

린 개발(Lean product development)


저와 인생관이 비슷한 형이라 친하게 지낼 수 있었지만 서비스 개발에 있어서도 정말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게 몇년전부터 이름이 붙여져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린 개발' 방법론입니다.

린 개발이라는 말이 생기기 전부터 사실 많은 개발자들이 린 개발 방식을 따랐습니다. 핵심은 '행동과 실행에 집중하고 불필요한 낭비는 모두 제거한다'입니다.

회사에 속해 있으면 린 개발 옹호론자들은 극심한 피로를 느낍니다. 한명이서 해도 될일을 수십명이 붙어서 처리하고, 5분이면 끝낼 일을 이틀이 걸리도록 처리를 못하고 있고, 그냥 후다닥 두드려서 만들어 내면 될 걸 기획서를 그린다고 엄청난 시간을 잡아 먹습니다.

물론 팀으로 일해야 하는 특성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만 린 개발자들이 조직에 속해있다가 1인 개발자로 독립해서 활약을 하면 조직에 있을때와 비교도 할 수 없을만큼 퍼포먼스가 달라집니다.

불필요한 기획서는 필요없죠. 통밥 때려서 '이 정도 마켓 사이즈구나, 이렇게 저렇게 만들면 되겠구나..' 머리로만 구상하고 곧바로 코딩 작업에 들어갑니다. 아는거 모르는거 다 필요없고 일단 만들고 봅니다.

만들면서 배우고, 만들면서 수정하고, 일단 작은 기능이라도 론칭해놓고 이용자 요구에 따라 수정해 나갑니다. 실행이 강력한 무기인 셈입니다. 이 빠른 세상에서 나 혼자 완벽함을 추구하다가 영원히 서비스 론칭을 못할수도 있습니다. 시간과 효율, 공격적인 실행력으로 승부를 보는 것 입니다. 레트리카도 '린 개발'이라는 강력한 방법론 하에 태어난 작품이라 볼 수 있습니다.

물론 1인 개발자 혼자서 처리할 수 없을 만큼 업무량이 폭증하면 그때부터는 팀을 짜고 사람을 채용해야 합니다만 일정 수준의 서비스 까지는 1인 개발자 혼자서 '린 개발'을 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이렇게 할 수 있으려면 풍부한 개발 경험과 잡다한 업무처리 능력 그리고 세상을 읽는 통찰력도 필요합니다.

1인 개발자라고 해서 코딩만 해야하는 건 아니니까요.

마케팅 하지 않는다, 나대지(!) 않는다


스타트업 하시는 분들 중에 많은 분들이 조금만 성과가 나면 SNS에 자랑을 합니다. 일종의 이미지 메이킹입니다. 엄청 요란하게 자랑합니다. 그리고 인지도가 조금만 생겼다 하면 언론에 등장해서 언론 플레이하기에 바쁜 스타트업 사장님들도 많죠.

마켓에 올려놓은 앱 소개글들을 봐도 마케팅에 혈안이 된 문구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안드로이드 최고, 카테고리 1위, 한국 1위, 최초, 최대, 최고....' 뭔 1위랑 최대, 최고는 이렇게 많은건지...

서비스와 회사에 알맹이가 가득 차 있다면 마케팅에 혈안이 될 필요도 없고, 과장된 문구로 소비자를 현혹시킬 필요도 없습니다. 프로덕트에 온전히 집중을 하고 선택은 소비자가 해주는 것이죠.

마켓에 올라간 레트리카 소개글을 보면 미사여구가 전혀 없습니다. 제목 낚시도 없고, 키워드 낚시 같은 것도 전혀 없습니다. 그냥 제목은 'Retrica' 끝이고 소개글과 이미지도 심플하게 필요한 것만 들어가 있고 SEO 낚시 같은건 안합니다. 그래도 다운로드 숫자는 끝내줍니다. 매니아들도 세계적으로 많습니다. 핵심이 무엇인가 다시한번 생각하게 합니다.

해외 유력 언론사들이 레트리카에 대해서 소개하긴 했지만 국내 언론사에서 레트리카 측 인터뷰 기사 같은건 찾아볼 수 없습니다. 보통의 스타트업 창업자라면 다운로드 10만이나 100만만 넘었어도 신문사에 전화기를 돌려대면서 '우리 이만큼 성공했어요. 인터뷰 좀 시켜주세요.' 하면서 언론 플레이를 했을텐데.. 그와는 대조적 모습입니다.

요즘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쪽을 보면 컴퓨터를 좋아하는 사람들 보다 명문대 학위가 있는 사람들이 득세를 하고, 또 그런 사람들 중 혼신의 힘을 다해서 회사를 키울 생각을 하기 보다는 'VC한테 투자 받고, 언플해서 인지도 키운후에 EXIT해서 목돈이나 챙기자' 하는 마인드의 사장님들이 많이 보입니다. 전부 그렇다는게 아니라 자주 그런 분들이 보인다는 이야기입니다.

소위 말해 나대는거(!)나 언론플레이, 창업한 회사에서 투자금을 회수하고 EXIT 하는 것 자체가 나쁘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각자 갈 길이 다르고, 전략이 다르고, 비전이 다른 점은 인정합니다.

제가 말씀 드리고자 하는 것은 창업가의 진심과 비지니스 본질에 집중하는 몰입의 힘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어쨌든 이래저래 떠들지도 않고 조용하지만 강력한 레트리카의 돌풍. 이게 더 멋있지 않나요?

굉장한 시대에 사는 우리


산업 시대에서 서비스업 시대로 넘어오면서 매뉴얼이 체계화 된 맥도널드의 근로자 1명은 산업 시대 근로자 40명의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중구난방 일 하는 것 보다는 체계적인 매뉴얼대로 일하는 것이 효율이 높은건 당연합니다.

서비스업 시대에서 다시 정보와 정신 노동의 시대로 넘어오면서 프로그래머 1명은 산업 시대 근로자 수천명, 역량에 따라 수만명이나 수백만명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고 합니다.

레트리카의 성공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실제로 그게 가능한 시대임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머리에 있는 지식과 손가락만 있으면 전세계 수억명의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정신 노동의 시대입니다.

제가 발을 걸치고 있는 또 다른 분야인 금융 분야에서도 정신 노동인 주식 투자 행위만으로 일가를 이룬 형님들이 있습니다.

가방에 노트북 하나만 있으면 지구 어디서든 일을 할 수 있고, 일 하고 싶을 때 일 할 수 있으며 수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며 부가적으로 막대한 돈도 벌 수 있는 시대입니다.

이런 굉장한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행운아입니다.

오늘은 관객의 입장에서 주인공 이야기를 조금 써 봤습니다. 모두 즐거운 하루 되세요.

2014년 9월 2일
송종식 드림

2013년 3월 5일 화요일

긴 글을 읽기 힘들어 하는 사람들

짧은 글에는 힘이 있다. 잘 써진 짧은 글은 독자들을 오랜 시간 동안 깊이 생각하게 한다. 짧은 글에는 영감이 있고 글을 짧게 줄이는 것은 글쓰기 최고의 기술 중 하나다.

그렇다고 무조건 긴 글보다 짧은 글이 훌륭하다는 것은 아니다. 때에 따라서는 긴 글의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묘사나 논리 구조가 필요할 때도 잦다. 긴 글은 꼼꼼하며 감성적이다. 많은 지성인의 토론은 대개 긴 글이 오가며 이루어졌고 긴 글을 써 내려가면서 자신의 논리나 철학을 집대성해왔다. 그렇게 소중히 다듬어 온 글을 다른 지성인이 꼼꼼히 읽고 비판하면서 조용하지만, 힘 있게 인류 문명 발전에 이바지해 왔다.

요즘은 압도적으로 긴 글이 천대 시 당하는 사회다. 무수히 많은 짧은 글이 생성되어 유통되고 사람들은 짧은 글에 열광한다. 신문기사도 첫 문장부터 자극적으로 시작하지 않으면 읽히지 않는다. 글쟁이들은 저마다 짧고 자극적인 문구로 사람들에게 선택당하기를 기다리고 있고 사람들은 더욱더 짧고 자극적인 글을 찾아 쉼 없이 손가락을 움직이며 이리저리 헤맨다.

스마트폰이 확산되면서 이런 현상은 더욱 심해졌다. 소셜네트워크 서비스가 널리 퍼지면서 누구나 짧은 몇자의 글로 파워를 얻게 되었다. 파워를 얻으려면 쇼킹해야 하고 재미 있어야 한다. 콘텐츠가 팔리려면 지루하면 안되는 것이 정설이 되었다. 이는 장사를 목적으로 한다면 응당 옳은 말이며 또 당연히 이 대세에 따라야 한다. 그러나 내 블로그는 장사를 위한 블로그가 아니다. 나 자신의 사색을 위한 도구고, 내 눈높이와 맞는 분들과 함께 그 사색을 나누기 위한 아고라요 카페테리아다.

얼마전에는 내 블로그 글이 너무 길어 알맹이가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일단 읽히지 않는 글은 아무짝에 쓸모없는 글이다. 그분은 분명히 내 글을 읽지 않고 그런 말을 하셨을 것이다. 그러니 그분에게 내 글은 쓸모 없는 글이다.

그렇지만 다른 분들에게 내 글은 읽힌다. 물론 많은 대중들에게 읽힐 수는 없는 글들이지만 나와 마음이 비슷하거나 진심을 담아 내 글을 읽어주시는 독자분들이 계신다. 그것으로 내 글은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한다. 단 한 분이라도 내 글을 읽어주시면 그 분 덕분에 내 글은 충분히 빛난다. 그것이 내가 굳이 블로그에 글을 남기는 이유다.

글을 쓰면 나 자신의 발전에 굉장히 도움이 된다. 어떤 주제에 대한 방향성 잃은 조각조각들이 하나의 유기적인 틀이 되도록 도와준다. 블로그에 글을 정리하는 첫번째 목적이다. 두번째 목적은 누군가 내 글을 성심껏 읽어주고, 또 그분께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내 글은 흥미를 좇는 난독증 환자들을 위한 것이 아니다. 그런 분들은 내 블로그 글을 읽지 않아도 좋다. 진지한 지적 토론을 나누는 정감어린 이웃들과 조용히 블로그를 꾸려가고 싶다. 종이책을 사랑하고 긴 글을 진중하게 읽을 수 있는 분들과 계속 좋은 인연을 이어나가고 싶다. 경박단소의 시대에 살고 있지만 부화뇌동 하지 않는 사람들은 놀때는 놀더라도 진중할 때는 진중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항상 놀기만 하는 사람들에게 잔소리 듣는 일은 힘든 일이다.

2013년 3월 5일
송종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