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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월 17일 토요일

소희를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기로 하였다

아내와의 긴 토론 끝에 어린이집에 대한 결론을 내렸던 일을 기록으로 남긴다. 아내와 나는 경제관이나 사회를 바라보는 세계관이 잘 맞다. 다행이라 생각한다. 정말 다행스럽게도 어린이집에 대한 부분도 아내와 내 생각이 일치했다.

결론


소희가 의사표시를 정상적으로 할 수 있을 때 까지는 다른 사람의 손에 맡기지 않는다. 엄마와 아빠가 24시간 할애하여 소희를 돌본다. 공교육을 받기 전 1년 정도는 유치원에 보내 사회성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어린이집에 보내고 만족한다는 분들도 많다. 반대로 불미스러운 일을 당하는 분들도 많다. 그러니 어린이집에 보내고 말고는 모두에게 통용되는 답은 없다. 어디까지나 우리집을 기준으로 낸 결론이다.

애착


특히 태어나서 0~3살, 5살 이내에 부모와 형성되는 애착이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이 시기에 애착이 잘 형성되면 고르게 아동의 정서가 안정되고, 이는 성인이 돼서도 아이가 살아가는데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된다고 한다.

양과 질


육아에 투입되는 시간의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며 주장하는 신문 사설을 보았다. 어린이집과 관련된 사람이었다. 당연히 그 글의 신뢰도는 떨어진다. 육아의 질 자체도 보육교사가 맡을 때 보다 부모가 맡을 때 훨씬 높을 것이다.

선교사


동네 여기저기서 자주 마주치는 전직 선교사 한분과 친해졌다. 과거 어린이집에서 봉사활동을 오래 하셨다고 한다. 그분이 다음과 같은 말을 한 기억이 있는데, 가슴이 울컥하고 먹먹했다.

"오후 4시만 되잖아요? 아이들이 창가에 참새처럼 쭉 붙어서 엄마가 오길 기다려요. 아이들은 본질적으로 어린이집 같은데 가둬두면 안돼요."

맞벌이


여성들도 이루고 싶은 꿈이 많아진 시대다. 인정한다. 그 때문에 맞벌이를 한다면 맞벌이에 대해서 부부간에 조금 더 심도깊은 논의가 필요하다. 다만 대부분의 맞벌이 부부는 '돈' 때문에 맞벌이를 한다.

능력자가 아닌 이상 맞벌이로 버는 돈이 많지 않다. 맞벌이 때문에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는 비용, 그리고 맞벌이를 하면서 부가적으로 파생되는 비용(화장품, 커피, 밥값, 교통비 등)을 전체적으로 계산해보면 맞벌이의 실익이 큰지 의문이다.

우리 부부는 맞벌이를 안하는 대신 씀씀이를 줄이는 선택을 하였다. 정밀하게 분석해보면 의외로 불필요한 지출도 많다. 그걸로 가정 경제는 충분히 돌아간다.

돈과 바꿀 수 없는 것


한달에 돈 1~200만원을 더 벌려고 아이와의 추억을 포기할 것인가? 어차피 아이는 학교에 들어가면 부모와 있는 시간이 크게 줄어든다. 사춘기가 오면 부모와 이야기하는 것도 싫어할거다. 그러니 사랑하는 자녀와 온전히 살을 맞대고 정을 나눌 수 있는 시기는 영유아기가 거의 유일하다.

이 소중하고도 짧은 시간을 아이와 함께 추억을 쌓으며 보낼 것인가. 돈 1~200만원을 벌기 위해 포기할 것인가. 우리는 부부는 후자를 선택하고 맞벌이는 안하기로 했다. 자랑글은 스스로 보기에도 눈쌀이 찌푸려져서 쓰기 싫지만 아내는 명문대를 나왔고 유수의 외국계 금융회사와 외국계 IT기업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

포부가 크고 꿈이 많은 여자다. 꿈이 많은 아내라고 일을 하고 싶지 않을까. 그녀는 아이와의 추억을 선택했다.

막장 아이들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착하다. 하지만 막장 아이들도 정말 많이 눈에 보인다.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욕을 달고 살지 않으면 아예 왕따로 내몰리기도 한다고 한다. 내가 꼰대가 된걸수도 있지만 아이들의 막장테크가 문제가 없지 않아 보인다.

여러 변인이 있겠지만 먹고 산다는 문제로 어릴적부터 아이를 남의 손에 키우면서 방치한 것이 가장 큰 요인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이들의 막장화는 결국은 가정 교육의 문제로 귀결된다.

가끔 내새끼인데도 힘든데


육아를 하다보면 지칠 때가 많다. 울음을 그치지 않을 때, 밥을 먹다가 뱉어낼 때 등등 부모도 사람인데 왜 안지치겠는가. 가끔은 울컥할 때도 있다. 부모도 지치는 감정에 매몰될 때가 있는데 피 한방울 안 섞인 보육교사들은 어련할까. 심지어 그런 아이들을 한명도 아니고 몇명이나 동시에 돌봐야 한다면.

이건 명문대를 나온 보육교사를 채용하거나, 공립에 보낸다고 해서 근본적으로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급여가 아무리 많아도 힘든건 힘든거다. 사람이니까. 그런 경우 보육교사가 우발적으로 욱하면 어떻게 할건가.

CCTV


대부분의 어린이집 종사자분들은 아이들을 사랑하실거다. 문제는 100명 중 한두명한테 터지는 사고가 아닌가 생각한다. CCTV만 늘린다고 해결될까. 사각 지대에서 얼마든지 아이를 괴롭힐 수 있다. 심지어 카메라가 없는 원장실에서 아이를 학대한다는 이야기를 들은적도 있다.

아이의 이상반응


아이가 이상 반응을 보이면 놓치지 않겠다 하는 분들도 있다. 그런데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때 아이는 이미 망가질대로 망가진 상태일거다.

갑과 을


어린이집의 수요는 늘 폭발한다. 그래서 원아 모집에 아쉬운 곳이 없다. 그러다보니 수요공급 원리로 학부모, 나아가 아이들은 을로 밀려난다. 어린이집이 갑이다. 어린이집이 아쉬운게 많은 을이 돼야 아이를 맡길만 할까. 아쉬울게 없는 갑에게 아이를 맡기는 것은 불구덩이에 아이를 내던지는 꼴이라 본다.

돈, 돈... 돈


모두가 그렇지 않을거다. 하지만 종종 부패한 어린이집 원장님들이 꽤 있는 것으로 안다. 가끔 그게 도마에 올라 공중파를 타기도 한다. 한국 사람들은 무슨무슨 협회를 만들어서 완력 행사하는 것을 좋아한다. 어린이집도 협회가 있다. 협회의 힘은 쎄다. 일개 학부모가 상대할 수 없는 단체다.

협회가 잘못됐다는 소리가 아니다. 문제가 발생할 경우 협회의 힘 앞에 학부모들은 속수무책으로 무너질 것이라는 소리다. 협회란 자고로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한 단체이므로.

심지어 동네 도서관에서 무료로 진행하는 수업을 들으면서도 특별활동비로 기십만원씩 부모들에게 요구한다는 뒷말을 엄마들 사이에서 들은적도 있다. 일부 어린이집의 폭리 문제는 하루 이틀 나온 이야기는 아니다. 결국 문제는 돈이다.

사회성


사회성을 위해 어린이집에 보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내 생각은 '글쎄'다. 말도 못하는 아이가 무슨 사회성을 쌓나. 가보면 가관도 아니다. 걸음마를 먼저 뗀 아이가 기어 다니는 아이를 밟고 다니는 것도 봤다. 영악하고 남을 괴롭히는데 특화된 아이들이 많다. 말도 못하는 아이들을 저런 사악한 아이들의 틈바구니에 사회성을 기른다는 말도 안되는 이유로 집어 넣을수는 없다.

윗세대를 생각해보면 어린이집 없이도 사회성 잘 길렀다. 그저 남들이 한다니까 따라하려는 마인드일 뿐이다.

부모의 욕심


시간은 남지만 단순히 육아가 힘들다는 이유로 아이를 맡기려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은 온전히 부모의 욕심이다. 내몸이 좀 힘들어도 아이가 자기 의견을 유창하게 피력할 수 있을때 까지 아이는 부모와 함께 항상 함께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부모의 사랑이다. 부모는 아이에게 세계 그 자체다.

다시 결론을 정리하면 이것은 우리 부부의 생각이다. 처음에 언급했듯 어린이집에 보내고 말고는 답이 없다. 각자가 잘 알아서 선택하고 관리할 문제다.

2015년 1월 17일
송종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