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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26일 월요일

탐욕의 싹이 틀때 쯤, 버핏과 멍거의 브레이크

투자 초보 시절에 가장 많이 들은 사람 이름 하나를 대라면 단연코 '워렌버핏'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투자를 하다보면 스스로의 투자관도 생기고, 그러면서 머릿속에서 서서히 잊혀져 가는 이름이기도 합니다.


다만, 입문자든 프로든간에 가치투자자들에게 있어서 워렌버핏은 영웅임은 맞습니다. ICT업계에 스티브잡스, 워즈니악, 빈트 서프 박사님 같은분들이 계시듯이, 가치투자자들에게는 워렌버핏이나 찰스 멍거와 같은 영웅들이 있습니다.

자꾸 들려오는 주변의 잡음


특히, 전업투자를 시작하고 나서 잡음이 심해졌습니다. 아무래도 시장에서 가장 성공한 최상위권의 전업투자자들과 교류하다보니 잡음의 파워도 강합니다.

"종식이가 올해 몇살이지?"
"저요? 나이는 잊어버린지 오래고. 83년생이에요."
"아 그래? 옆에 어디어디 스터디에는 니랑 동갑인데 100억 찍은애 나왔더라."
"대단하네요."
"레버리지 풀로 땡겨서 베팅한거지 뭐."

예를 든거지만, 뭐 대충 이런식의 대화가 정말 자주 오갑니다. 전업투자자들 중에는 몇십억, 몇백억 굴리는 사람은 길을 걷다가 커피숍 매장 찾듯이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몇 천억 굴린다는 분은 건너건너 한 분만 들어봤고 아직 만난적은 없구요.

어쨌든, 기업 분석을 철저히 하는 가치투자 베이스의 전업투자자들 중에서는 성공한 투자자들이 꽤 많습니다. 개인투자자가 몇십 억이나, 몇백 억을 벌었다면 큰 성공을 이룬거라 봐도 되겠죠.

암튼 저런 여러 성공한 투자자가 주는 자극과 잡음이 꼭 나쁘다고만 할수는 없습니다. 저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열정도 생기게 만들고요, 나도 할 수 있다는 용기도 가지게 만드는 등 순기능도 많습니다.

그러나 부정적 기능도 정말 크고, 심지어 제 안의 투기 욕구와 탐욕이 스멀스멀 자라 나는 걸 느낍니다.

'나도 레버리지 100%만 써볼까?'
'나도 종목 수 줄이고 한 종목에 몰빵해볼까?'
'연 20% 수익으로 누구코에 붙이지? 자고로 전업이라면 연 500% 수익은 올려야지.'

뭐 이런식의 말도 안되는 탐욕과 욕심이죠.

아, 심지어 아주 색다른 잡음이 저를 공격하기도 합니다.

주식을 잘 모르는 가장 가까운 주변인들의 공격인데요. 이전에 포스팅 했던 불법 유사투자자문업자들과 저를 비교하는 케이스입니다.

"OOO는 너랑 동갑이던데 주식으로 성공해서. 지 어머니 한테 한달 용돈을 3,000만원씩 준대."
"OOO는 단 몇년만에 주식으로 성공해서 람보르기니 타고 다닌다면서."
"OOO는 단돈 몇백만 원을 몇백억으로 불렸다던데, 넌 왜 그렇게 못해?"

참~ 이런 이야기 듣고 있으면 답답하고 할말이 없죠.
"저도 다른 사람들한테 구라 팍팍 쳐가면서 회비 장사라도 할까요?" 라고 반문하고 싶지만 그냥 참습니다.(ㅋㅋ)

전 제 실력으로 돈을 벌고 싶습니다. 진짜 투자 실력이요. 제 실력이 좋든 나쁘든, 죽이되든 밥이되든, 투자를 평생하고 싶거든요. 살아있는 동안은요.

중심잡기 


높은 리스크를 안고서 운이 좋으면 자산 규모가 퀀텀 점프해서 순식간에 큰 자산가가 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제가 그레이엄과 버핏에게 배운 옳은 투자 철학인지 늘 반문합니다. 혹시 투자가 잘못될 경우에 길거리에 나 앉게 될 가족들의 얼굴도 떠올리구요.

제가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제 마음이 많이 흔들리고 있다는 반증이라 생각하고 마음을 다잡고 싶었습니다. 투자는 2005년부터 했지만 제대로된 가치투자 철학을 바탕으로 투자를 2010년부터 지금까지 하면서 사실은 이런 고민을 할 정도로 제 투자실적이 엉망은 아닙니다.

오늘 정산해보니 2010년부터 오늘까지 +19% 정도의 연평균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이 정도 수익으로도 먹고 사는데 크게 지장은 없고, 차곡차곡 자산을 불려나가는데 지장도 크게 없습니다.

제가 이렇게 말하면 또 혹자는 "전업투자자고 자금 규모가 몇백억도 아닌데 고작 그걸로 먹고 살 수 있냐?"하면서 저를 자극하겠죠. 이런 자극과 유혹을 조심해야 하지 싶습니다.

공교롭게도 제 주변에 투자 잘 하시는 분들께서 최근에 버핏 이야기를 자주 회자합니다. 약속이나 한듯이요. 마침 중심잡기가 필요했던 저에게 좋은 리마인드가 되고 있습니다. 강방천 회장님 강연때 들었던 이야기를 되새길 필요가 있겠네요.

"이미 아는 것도 안다고 콧방귀 뀌지 말고 늘 깊이 생각하고 되물어보라."

오랜만에 투자 잘 하시는 공보의 다빈치님 블로그에 놀러갔더니 이런 글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출처 : 다빈치님 블로그 (blog.naver.com/dvc90)

짧은글이지만 버핏의 투자 철학, 인생 철학의 많은 부분이 묻어납니다. 빨리 큰 부자가 되고 싶어서 서두르면 반드시 댓가를 치르게 되겠죠. 엄밀하게 말하면 소비하는 돈이 투자 수익금보다 적고, 투자 수익금을 매해 재투자하면 시간이 갈수록 자연스럽게 부자가 되는건데, 누구나 다 아는 저 이야기를 간과하고 주변 소음에 마음이 휘둘려서 쓸데없이 고장난 초음속 제트기나 로켓을 타고 빨리 빨리 세계 여행을 하고 싶어 했군요. 전 아직 젊고 시간도 많은데요.

출처 : 스탠리형이 작성한 '워런버핏과의 점심식사' 서평 요약 중
<클릭하면 커집니다>

버핏의 말이 정말 인상적입니다. 30살 전을 되돌아보면 저는 남들의 삶이나, 제 평판 같은 것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살았습니다. 정말 수 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악행을 저지르고 가슴에 비수를 꽂아왔는데. 성격 자체도 독사 같은 면이 있었던지라, 지금 생각해보면 참 철 없고 딱한 청년이었습니다. 30살이 넘어서야 겨우 이런 부분들에 눈을 뜨고 있으니 저의 정서발달은 참 느리고 어떻게 보면 남들보다 좀 모자란 것 같기도 하구요.

버핏의 말에 공감합니다. 수익률이나 수익금 같은 숫자보다, 저는 제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을 더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돈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지만, 사랑하는 사람들이 없으면 저도 없을겁니다.

가이 스파이어의 말도 인상적입니다. 환경이 우리를 바꾼다. 그렇죠. 스스로 바뀌기 힘들다면 좋은 환경에 들어가서 사는게 큰 도움이 됩니다. 저만 해도 그렇습니다. 주변에 좋은 철학을 가지고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저도 덩달아 크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주위에 건전한 마인드로 창업을 하면서 크게 성공하는 형님, 동생들이 나오면서 저 역시 좋은 에너지를 많이 받고 있습니다. 제가 나쁜 환경에 살았다면 저 역시 그 나쁜 기운에 빨려들고 말았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환경도 중요하지만 가이 스파이어가 언급한대로 '내면의 힘'을 기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러면 어떤 환경에서도 쉽게 휩쓸려 다니지 않겠죠.

출처 : 책 워런 버핏과의 점심식사

통찰력 있는 내용입니다. 7가지 대죄 중 하나가 질투라니. 발상이 신선하네요. 투자자에게 있어 정말 중요한 말입니다. 앞서 제가 겪은 고통도 모두 질투 또는 경쟁심, 혼자만 뒤쳐진다는 공포감에서 비롯된거니까요. 이런 마음을 버리면 저는 충분히 잘 해내고 있고, 또 충분히 행복하게 잘 살아가고 있는걸요.

이건 투자자에게만 해당 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적용되는 말입니다. 남들이 자녀를 학원에 보내니 우리애도 보내야 해. 남들이 좋은 승용차를 타니 나도 좋은 승용차를 타야해. 남들이 큰집에 사는데다 보는 눈들도 있으니 빚을 내서라도 좋은 집에 살아야 해. 따위의 것들이죠.

남들 시선 같은 건 깔끔하게 치워버리고 내면의 힘을 기르면 행복해진다는 말에 적극 공감합니다. 각자 수익률과 수익금은 달라도 우리 모두 행복한 투자자가 됩시다.

2015년 10월 26일
송종식 드림


별첨 (느긋하고 행복한 투자자 버핏의 수익률표)


<클릭하면 커집니다>

1965년부터 2014년까지 버크셔헤서웨이의 장부가는 연평균 19.4%씩 증가했고 누적으로는 75만 1,113%가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버크셔헤서웨이의 시장가치는 연평균 21.6%씩 증가했고 누적으로는 182만 6,163%증가했습니다. 0.1%라도 시간이 길어지면 엄청난 차이가 나게 되는 복리의 위력을 몸소 보여줍니다.

1965년 버핏에게 투자한 천만원은 2014년에는 1,826억 2,630만원이 돼 있습니다.

부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작은 눈덩이와 그 눈덩이를 굴릴 긴 언덕만 있으면 된다는 버핏의 조언을 상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