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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월 27일 금요일

네오위즈홀딩스, 온기 실적 나오기 전에 몇가지 리스크 점검

네오위즈홀딩스 투자아이디어의 출발은 '시가총액을 크게 능가하는 순현금자산'입니다. 지주사의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투자회사의 성격과 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순현금 자산 만큼의 시가총액 평가를 받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고, 순현금자산이나 PBR 1배를 넘어가는 그 이상의 평가는 어떤 촉매가 있어야 함을 잘 인지하고 있습니다. 동사에게 있어서 바라볼 수 있는 촉매는 1) 회사가 지금껏 커 온 패턴대로 회사의 미래를 꾸려나갈 M&A나 대규모 투자의 시현, 2) 네오위즈게임즈의 매각(?) 정도가 떠오릅니다. 조금 더 극단적으로 생각하면 공개매수를 통한 상장폐지? 정도도 생각해볼 수 있을텐데, 그러면 주주들은 지금 가격에서는 절대로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겠죠. 그리고 지금 상황으로는 회사가 자진 상폐를 할 가능성은 거의 없으니 상상에 불과한 이야기구요.

이렇듯 동사의 기본 투자 아이디어는 막대한 순현금 자산만큼의 가치 평가만 받아도 시총이 기본 2~3,000억은 가야 한다는 것이고요. 나성균 대표님의 레퍼런스를 볼때 현금이 어떤 물건을 M&A하여 비지니스로 바뀐다면 상방은 그보다 훨씬 더 열릴 수 있다는 점이 투자포인트입니다. 물론 M&A가 생각보다 시장의 기대를 못 받을 가능성도 있고, M&A가 성공적인지 여부는 시간이 많이 흘러야 알 수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M&A가 실패할수도 있구요. 어떤 M&A인지에 따라 시장의 평가가 극명하게 갈리리라 생각합니다.

비트의 서비스 종료


광고를 보는 대신 음악을 무료로 들으라는 컨셉으로 출발한 비트가 서비스를 종료했습니다. 음원 수익 배분 문제가 비트가 무너진 가장 큰 이유입니다. 곡단가가 4.2원으로 올랐지만 여전히 유료 스트리밍 업체의 경쟁력이 살아있는 상태에서 BM자체가 성립하기 힘들었습니다. 게다가 비트는 저작권료를 멜론의 두배인 곡당 7.2원을 내왔으니 경쟁력이 전혀 생길 수 없었습니다. 

작년부터 거래처 대금 납부도 제대로 못한다는 이야기가 제 귀에 들렸고 아니나 다를까 결국은 문을 닫았네요. 누적되는 적자에 추가 투자를 유치하지 못하면서 사업을 접고 말았습니다. 

미투데이를 성공시키며 화려하게 등장한 벤처업계의 유명인 박수만 대표님이 이번에도 성공할지 많이들 주목했는데, 아쉽게도 비트의 서비스 종료와 함께 비트패킹컴퍼니가 문을 닫으면서 박수만 대표님도 네이버로 돌아갔습니다.

비트패킹컴퍼니는 벤처투자의 명가인 본엔젤스와 네이버 등으로부터 총 165억 원을 투자받았습니다. 시리즈 B까지 투자를 받았네요. 네오위즈홀딩스도 비트에 투자를 했습니다.

네오위즈인베스트먼트의 지분증권 투자현황 <출처:전자공시>

100% 자회사인 네오위즈인베스트먼트를 통해서 네오위즈홀딩스는 비트패킹컴퍼니에 44억 9천만원을 투자했습니다. 비트패킹컴퍼니가 문을 닫았으니 투자한 이 금액은 증발합니다. 네오위즈인베스트먼트의 작년 4분기 재무제표상으로 이 부분은 손실반영이 될 것입니다. 동사의 100% 자회사이므로 네오위즈홀딩스 연결 재무제표에도 44억 9,000만원이 손실로 반영됩니다.

이 부분은 단기적인 리스크와 오해가 혼재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리스크는 손익계산서상 손실로 반영되기 때문에 어쨌든 표면적인 EPS감소에 영향을 미칩니다. 깊게 공부하지 않는 분들에 한해서 이 부분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한, 벤처 투자는 숱한 실패를 필연적으로 겪게됩니다. 그 부분을 시장이 이해해주지 않고 나성균 대표의 투자 능력에 의문을 품게 된다면 단기적인 리스크로 반영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시장이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은, 앞서 말씀드렸듯이 벤처투자는 100개 투자하면 90개 투자에 실패하고 나머지 10개 중 한두개가 대박이 터지는 구조입니다. 다만, 나성균 대표님이 업계 전문가인데다 워낙에 꼼꼼하고 신중한 성격이기 때문에 성공률이 일반 벤처 캐피탈보다 높게 나오는 부분입니다. 이런 구조적인 부분을 시장이 오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지금 투자된 부분들은 투자라고 말하기도 부끄러울 정도로 규모가 작아 의미가 없는 것들입니다. 아직 제대로 투자하려면 네오위즈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 2~3,000억을 본격적으로 사용해야합니다. 

그리고 끝으로, 이 부분의 손실이 네오위즈홀딩스의 투자 아이디어인 현금성 자산에 미치는 영향이 전혀 없다는 부분입니다. 이 부분에 영향이 미치면 저도 투자를 제고할 수 있습니다만, 이 부분에 대한 영향이 전혀 없습니다. 비트가 그래도 성공했으면 좋았을걸.. 싶은 아쉬움은 있지만 어쨌든 투자아이디어는 살아있습니다.

직전 포스팅에서 네오위즈홀딩스의 최초 투자아이디어인 현금들이 일단 잘 있는지 팔로업을 했습니다. 이때, 네오위즈인베스트먼트가 가진 현금성자산을 592억으로 잡았는데요. 이 부분이 비트패킹컴퍼니 투자금 손실과 관계없이 건재한지를 확인해보겠습니다.

네오위즈인베스트먼트의 2015년 기말 재무상태표 <출처:네오위즈인베스트먼트)

재무제표상 네오위즈인베스트먼트의 현금은 5억으로 잡혀있는데, 유동+비유동금융자산 중 카카오 지분 덜 팔고 남은 것, CMA 등으로 보유하고 있는 것도 현금에 준한다 생각됩니다. 일단, 유동+비유동금융자산을 합산하면 658억입니다.

네오위즈인베스트먼트의 현금에 준하는 금융자산 현황 <출처:전자공시>

658억 중 현금이라고 봐야하거나 현금에 준하는 자산이 590억 정도됩니다. 그러면 658억 - 590억 해보면 60~70억의 차액이 발생합니다.

네오위즈인베스트먼트의 지분증권 투자현황 <출처:전자공시>

차액 60~70억은 네오위즈인베스트먼트에서 4개 벤처기업에 투자한 원가입니다. 총 67억을 투자중이고 45억이 비트패킹컴퍼니에 투자돼 있습니다. 네오위즈인베스트먼트 손익계산서에  이 45억이 손실처리 됩니다. 애초 투자아이디어였던 네오위즈 인베스트먼트의 보유 현금 590~600억은 건재합니다. 기존에 투자된 금액만 사라지는데, 이 부분은 애초에 밸류에이션 자체를 보수적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밸류에이션할때, 현금성 자산에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그게 맞구요.

그리고 15억을 투자해 둔 옐로모바일이 상장한다면 이번 손실을 만회하고도 남을 가능성도 살아있는 상황입니다. 벤처 투자는 한 겨울에 눈이 오듯이 빈번하게 실패를 동반하지만 그래도 기 투자 포트폴리오 중에서는 나름대로 의미있게 비중을 실어둔 회사가 실패를 하니 조금 아쉽기는 합니다.

어쨌든 아직 회사에서 현금을 제대로 쏜건 아니기 때문에 2~3,000억 원에 달하는 현금으로 어떤 M&A를 진행할지 그 부분에 더 초점을 맞추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작년 4분기 실적


네오위즈홀딩스의 작년 온기와 4분기 실적은 안 좋게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연결 자회사인 네오위즈게임즈 매출에서 크로스파이어 매출이 빠졌고, 건물 감가상각비 때문에 손익계산서상 일정 금액이 지속적으로 손실 반영될 것입니다. 이 부분은 작년에 작성했던 네오위즈홀딩스 3분기 실적 분석 관련 글을 못 보신 분이라면 확인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비트패킹컴퍼니 투자에 대한 손실이 반영되면서 자회사 네오위즈인베스트먼트를 통한 연결 손실도 반영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주사로 볼것이냐? 투자사로 볼 것이냐?


얼마전에 블로그 독자 분께서 좋은 의견을 하나 남겨 주셨습니다. 네오위즈홀딩스는 그래도 지주사인데 네오위즈홀딩스의 재무상태표를 별도 재무제표로 보는 것 보다는 연결로 보는 것이 더 보수적이지 않느냐는 의견이었습니다.

제가 네오위즈홀딩스의 재무제표를 별도로 본 것은 네오위즈홀딩스를 투자사라는 성격으로 본 것이고, 독자분께서 네오위즈홀딩스의 재무제표를 연결로 보신 것은 네오위즈홀딩스를 지주사의 성격을 갖고 있는 회사로 보셨기 때문입니다.

이런 의견이 갈리는데는 네오위즈게임즈를 결정적으로 연결 가치가 있는 자회사로 볼 것인지? 아니면 언제든 매각할 수 있는 투자 포트폴리오 중 하나로 볼 것인이에 기인합니다. 저 처럼 투자포트폴리오의 하나로 본다면 투자사로 보게 되는 것이고 연결 회사로 본다면 지주사로 보게되는 것입니다.

뷰에 따른 순현금자산 산출 <출처:전자공시, 대신증권, 송종식>

왼쪽은 투자사로 볼 경우, 오른쪽은 지주사로 볼 경우입니다. 투자사로 볼 경우 순현금자산이 2,637억이고, 지주사로 볼 경우의 순현금자산이 2,114억입니다. 현재 시가총액은 1,395억입니다. 왼쪽의 경우는 현재 네오위즈게임주의 주가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데다, 어느정도 저평가 구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왼쪽도 매우 보수적인 숫자들이라고 생각됩니다.

의견 주셨던 독자님 말씀대로 어쨌든 지주사로 볼 경우가 조금 더 보수적이기는 합니다. 양쪽 모두 자산 중 다른 자산 말고 현금성 자산만 계산했고 보수적으로 부채는 총부채를 뺐습니다. 그래도 양쪽 모두 순현금성 자산이 현재 시가총액대비 상당히 높다는 부분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추가적인 주요 자산들 <출처:전자공시, 송종식>

순현금 자산외에도 동사는 추가적으로 굵직한 자산들이 더 있습니다. 위의 표는 그 중 일부입니다. 저 자산들은 정밀 분석은 안했구요. 장부상에 기재된 것만 그대로 가져와서 기록하였습니다. 참고 삼아서 보시면 되실 것 같습니다. 동사가 정말 싸다는 것을 확인하고자 추가한 도표입니다.

결론


투자포인트


  • 다른 자산과 부채를 모두 제외하고도 시가총액을 크게 상회하는 순현금 자산은 여전히 건재
  • 순현금자산보다 저렴한 시총이므로 현재 시장에서 가장 싼 종목 중 하나

리스크


  • 작년 실적이 안 좋을 가능성이 높음
  • 동사는 실적보고 투자하는 종목이 아님에도 시장이 이를 보고 나쁜 회사라고 판단할 가능성
  • 손익계산서상 손실은 장부상 손실이며, 현금이 실질적으로 빠지는 손실이 아니나 시장이 이를 안 좋게 받아들일 가능성
  • 여전히 네오위즈홀딩스를 '게임회사'로 인식하는 수 많은 사람들과 시장
    • 아쉬운 부분이지만 어쨌든 투자회사로 안보고 지주사로 보는 뷰가 우세한 듯. 실제 사업자 등록도 '지주사'로 돼 있고...
  • 모멘텀의 부재, 시간 리스크

기대감(혼자 상상)


  • 올해 내로 대규모 M&A가 성사된다면? VR이나 AI, 또는 플랫폼을 갖고 있는 웹서비스?
  • 만약에 좋은 값을 받고 네오위즈게임즈를 매각할 수 있다면 회사에 추가되는 현금과 현재 시가총액의 괴리는?

2017년 1월 25일
송종식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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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 : 글을 쓰는 현재 저는 동사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다만, 주가의 변동이나 경영환경의 변화에 따라 언제든지 동사의 주식을 매도하거나 매수할 수 있습니다. 본 포스팅에서 언급된 비지니스 전망과 현황, 추정, 수치, 지표 등은 모두 실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전적으로 제 주관적 의견들임을 다시 한 번 알려드리며 경영 환경은 예측과 달리 급변할 수도 있습니다. 투자로 인해 발생하는 수익과 손실에 대한 책임은 모두 투자자 본인에게 귀속됩니다. 본 게시글은 시장에 공개된 자료들을 수집하여 작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2017년 1월 4일 수요일

네오위즈홀딩스, 자산과 몇가지 사항 점검

곧 있으면 2016년 사업보고서가 나올텐데요. 그때는 주요 비상장회사인 네오위즈인베스트먼트의 재무제표도 따끈한 것으로 확인할 수 있을것입니다. 헌데 그러기에는 아직 두어달 시간이 남았습니다. 그러니 일단 지금까지 공시된 자료만 가지고 네오위즈홀딩스의 현금성 자산이 잘 있는지 간단하게 팔로업을 한번 하고 넘어가겠습니다. 그리고 그외에 자잘한 것들도 몇가지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현금성 자산은 잘 있는지


회사의 핵심 안전마진이자 투자포인트인 현금성 자산들이 잘 있는지 확인을 한번 해보겠습니다. 네오위즈인베스트먼트는 비상장회사라서 2016년 온기 감사보고서가 나와봐야 정확한 현금 보유액과 투자사 파악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점 감안해서 확인을 해보겠습니다.

순현금 자산 산출 <출처:네오위즈홀딩스, 송종식>

올해 벅스의 잔여 지분 676,380주를 18,481원에 매각하는 것으로 벅스와 계약이 돼 있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도 현금으로 잡았습니다. 네오위즈게임즈 지분은 동사가 29.37%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글을 쓰는 현재 시세는 주당 11,150원입니다. 게임즈의 시가총액은 2,000억대 초반입니다. 몇년간 주가가 하락했고 나올 악재는 다 나왔습니다. 그래서 동사가 보유한 게임즈의 지분 가치를 현재 시세대로 밸류에이션 하는 것은 매우 보수적인 밸류에이션입니다만, 가장 보수적으로 먼저 계산을 해보았습니다. 안전한게 좋으니까요. 네오위즈인베스트먼트는 동사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니 장부에 기록된 현금과 현금성 자산을 100% 기재하였습니다.

네오위즈게임즈의 지분 가치를 바닥 국면에 있는 현재 시세대로 계산하면 네오위즈홀딩스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2,701억 정도됩니다. 네오위즈게임즈의 지분 가치를 장부가로 계산해 합산하면 현금성 자산액은 3,449억이구요. 어쨌든 보수적으로 2,701억에서 동사가 보유한 부채 48억과 3분기 공시이후 자사주 매입 후 소각에 들어간 자금 16억을 빼보면 별도 기준 재무제표로 순현금 자산은 2,637억이 되겠습니다. 동사의 현금성 자산이 잘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시가총액은 아직도 1,400억대에 불과하니 여전히 저평가 상태입니다. PBR 1배 평가는 못 받더라도 적어도 순현금 자산만큼의 평가는 받아야 할테고 그러려면 주가는 지금보다 더 올라줘야 할텐데요. 작년에 연달아 2회에 걸친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통해서 순현금 자산이 주주들 모두의 자산임을 회사가 보여준 바 있습니다.

멀티플 민감도에 따른 적정주가 산출 <출처:네오위즈홀딩스, 송종식>

네오위즈홀딩스가 투자 회사라는 관점에서는 현재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는 대규모 포트폴리오인 네오위즈게임즈는 매각 대상으로 생각을 해두는 것이 밸류에이션 계산에 편리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참고로 네오위즈인베스트먼트는 동사가 창투활동이나 VC활동을 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법인입니다. 지주회사법상 그런 구조를 가져갈 수 밖에 없어서 가지고 있는 회사이니 네오위즈인베스트먼트는 포트폴리오라기 보다는 동사의 영업 최전선에 있는 회사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올해 감사보고서가 나오면 네오위즈인베스트먼트가 현금을 얼마나 소진했고, 어떤 회사들에 추가 투자를 했는지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전히 대부분의 현금을 홀딩스가 가지고 있어서 회사의 업사이드를 키울만한 대형 M&A건은 찾고 있는 중인 듯 하지만요.

어쨌든 네오위즈게임즈를 매각한다고 가정할 경우에 얼마를 받을 수 있는지에 따른 민감도 분석. 그리고 별도 재무제표 장부상 단순 PBR민감도를 이용한 분석 두가지 간단한 툴을 통해서 동사가 받아야 할 최소한의 적정주가를 산출해 보았습니다.

가장 보수적으로 계산했을 때 주당 현금성 자산의 가치는 29,800원입니다. 현재 주가보다 83.4%의 업사이드가 있습니다. BPS가 33,940원이니 PBR 1배를 바라 본다면 업사이드는 108.86%입니다. 현재 주가는 BPS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물론 당장 EPS가 급증할 요인이 없다면 자산이 많다고 주가의 무조건적 업사이드 요인이 되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는 1) 'EPS 상승 요인이 당장 없다고 해도 순현금 자산 만큼의 평가는 받아야 하지 않나'하는 생각과 2) 'BPS는 주가의 상방을 보장하지는 않아도 하방은 단단하게 잡아준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실제로 최근 주가 흐름을 보면 주가가 떨어지지 않으려는 경향이 매우 강해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회사가 현금부자 회사라는 것을 시장에서도 이제는 잘 아는 것 같습니다. 상방을 열어줄 '무언가'만 나와주면 주가가 오르는 것도 한순간일거라 생각합니다. 언제까지 기다리느냐.. 즉, 시간이 문제인 듯 합니다.

PBR 1배 이상은 사실상 회사가 가진 현금을 무언가에 '투자하기로 결정' 또는 '그 결정이 실행됐을 때' 가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투자를 해야 현재의 현금이 미래의 이익을 창출할테니 그 전에는 적어도 가지고 있는 현금 만큼의 평가 정도는 받아도 되지 않나 생각됩니다. 3번째 강조드리네요.

금리가 오르면 이익은 얼마나 늘어날까?


일단 동사가 들고 있는 CMA? MMF? 채권? 금액이 125,397,827,503원이라고 보고 계산해 보겠습니다.

네오위즈홀딩스가 갖고 있는 회사들을 매각하면서 이런 큰 현금이 생긴게 1년 남짓 안됩니다. 회사의 성향상 머지않아 M&A 소식들이 들려올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만약에, 아주 만약에요. 아무런 투자도 집행하지 못하고 이 현금을 그냥 들고 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그럼 MMF나 CMA나 채권 같은 것에 돈이 들어가 있겠죠. 그렇다면 이런 자산들은 금리가 오르면 이자가 늘어날거라고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금리가 오르면 얼마의 이자 이익이 추가되는지도 한번 생각해봤습니다.

  • 금리 25bp 인상 시 : 이자수익 313,494,568원 증가 
  • 금리 50bp 인상 시 : 이자수익 626,989,137원 증가 
  • 금리 100bp 인상 시 : 이자수익 1,253,978,275원 증가

딱, 이 정도 수준인 것 같습니다. 금리가 인상되면 동사처럼 현금을 많이 갖고 있는 회사 입장에서는 분명히 나쁠게 없습니다. 금리가 1%만 올라도 이자가 12.5억이나 늘어나니까요. 하지만 홀딩스 주주들이 바라보는 업사이드가 고작 이자 수익은 아닐거라 생각합니다. 하루빨리 좋은 투자처를 찾아서 돈들이 제 갈곳을 찾아가길 바랍니다.

시간 리스크 : 상방은 언제 터질까


시장에 '싸다'는 공감대는 충분히 형성된 것 같습니다. 앞서 살펴보았듯 시가총액을 크게 상회하는 순현금 자산의 가치만으로도 주가의 하방은 튼튼한 편이라는 생각입니다. 1) 누군가가 돈이 급해서 시장가로 매물을 쏟아내거나, 2) 회사 밖의 거시적인 문제로 주가가 빠지거나, 3) 회사 펀더멘털에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 이상 주가가 급락한다면 싸게 사려는 매수세가 충분히 몰릴 수 있는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2개월 주가 흐름 <출처:네이버>

최근 주가 흐름을 보면 주가가 조금씩 우상향으로 고개를 틀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랫꼬리의 향연을 볼 수 있습니다. 주가가 떨어지기만 하면 매수세가 들어와서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단기적인 수급 문제는 17,000원대에 있습니다. 17,000원 근처만 가면 단타 물량들이 나오는데, 이 물량들도 몇번 더 나오면 다 해소될 것으로 보입니다.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는 구간이길 바래봅니다.

어쨌든, 현재로써 가장 큰 리스크는 제가 계속 언급하는 시간 리스크입니다. 쥐고 있는 현금을 실제로 쏘는 날이 언제인가 하는 점인데, 좋은 M&A 매물을 찾기 위해서 회사에서도 열심히 뛰고 있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개인적으로 돈 쏘는(?) 그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른 창투사들 주가는 잘 나가는 요즘..


최근에 창투사들이 속속 상장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창투사들의 주가 흐름도 좋습니다. 각 회사별로 주가가 등락하는 것은 개별 요인에 대해 일일이 분석이 필요하겠지만 그렇게 까지 안해도 큰 그림을 볼 수 있으니 패스하겠습니다. 일단 최근에는 소외받던 상장 창투사들이 조금 관심을 받는다는 느낌입니다.

다른 상장 창투사, VC들의 밸류에이션 <출처:대신증권, 송종식>

개인적으로 창투사들의 주가 등락에는 별 관심이 없습니다. 기업이라면 앞으로 100년 이상 꾸준히 성장하며 자본총계를 키워갈 수 있어야 할텐데요. 투자업은 투자 시기와 이익 회수에 따라 실적이 들쭉날쭉하니 PER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려울거구요.

장기적으로 봤을 때 어떤 투자회사가 가장 오래 살아남을지? 그리고 투자를 최종 집행하는 사람은 누구인지? 현재 재무구조는 어떤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본다면 위의 도표에 속한 회사들보다 네오위즈홀딩스가 나으면 나았지 절대로 뒤쳐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회사별로 투자 성격도 다르고 투자 대상도 조금씩 다를것이고, 자본구조도 다를것이고, 주가가 현재 상황을 유지하는 이유도 모두 다를것입니다. 그리고 PER과 PBR을 희석 요인 등을 정밀 분석하지 않아서 단순비교해서 뭔가 답을 내기는 무리가 따릅니다.

다만, 단순히 PER, PBR 추출된 것을 놓고 비교해봐도 PBR이 가장 낲은 회사가 우리기술투자이고 멀티플은 0.94배를 받고 있습니다. 네오위즈홀딩스는 0.4x배를 받고 있으니 우리기술투자 만큼의 밸류만 받는다고 해도 지금보다 주가가 두배는 더 올라야 한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다른 창투사, VC들은 대부분 고PBR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냥 peer 밸류는 재미삼아 확인을 해보았습니다.

네오위즈홀딩스의 자산은 잘 있고, M&A 매물을 찾기 위해서 회사에서 노력하고 있다는 점은 변함없는 것 같습니다. 기다리다 지쳐서 주식을 팔고 나가시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개인 수급이 빠지고 기관 수급이 조금씩 붙는 모습이 보입니다. 조만간 볕들날이 있기를 고대합니다.

2017년 1월 2일
송종식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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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 : 글을 쓰는 현재 저는 동사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다만, 주가의 변동이나 경영환경의 변화에 따라 언제든지 동사의 주식을 매도하거나 매수할 수 있습니다. 본 포스팅에서 언급된 비지니스 전망과 현황, 추정, 수치, 지표 등은 모두 실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전적으로 제 주관적 의견들임을 다시 한 번 알려드리며 경영 환경은 예측과 달리 급변할 수도 있습니다. 투자로 인해 발생하는 수익과 손실에 대한 책임은 모두 투자자 본인에게 귀속됩니다. 본 게시글은 시장에 공개된 자료들을 수집하여 작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2017년 1월 2일 월요일

2016년 투자 마감

2016년은 사회적으로도 제 개인적으로도 참 많은 일이 있었던 한해였습니다. 투자에 있어서는 기존과 다른 여러가지 변화를 꾀한 한해였습니다. 아무래도 전업투자자다보니 투자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이 많습니다. 그래서 조금 더 탐방 위주로 투자를 하려고 마음 먹었습니다. 그리고 종목을 아주 깊이 파고 들어가는 집중 투자를 연습한 한해였습니다. 투자 성과는 시원치 않습니다. 다만, 코스닥이 올 한해 크게 조정이 나왔기 때문에 나름대로 위안거리를 삼고 있습니다. (눈물)

잘 나가던 바이오섹터 무너지다


바이오 섹터 과열에 관한 글은 작년 투자 마감글에서 썼던 기억이 있습니다. 중후장대 산업이 줄줄이 어려움을 겪으며 국가의 성장성도 꺾였습니다. 그래서 바이오와 같은 고부가가치 산업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다만, 보수적인 투자자로서는 우려스러운 말씀도 자주 드렸던 것 같습니다. 끝 모르고 올라갈 줄 알았던 바이오섹터의 멀티플은 올해 산산히 깨졌습니다. '미래에 아주 높은 수익을 올릴 것이다.'라는 기대로 높은 멀티플을 받는 업종은 늘 조심해야 합니다.

2015년까지 바이오 섹터에 집중 투자했던 투자자 중 백만장자가 됐던 투자자들이 많았다고 들었습니다. 그야말로 단숨에 수십억을 주무르는 자산가가 된 사람들의 이야기는 심심치 않게 들려왔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그 많은 돈들이 신기루처럼 사라졌다는 허망한 이야기가 많이 들려옵니다. 주로 고성장주에 집중 투자하는 사람들이 많이 몰려있는 여의도는 사무실 공실도 많이 생겼다고 합니다. 꿈을 안고 전업을 시작했던 투자자들이 많이들 사라졌습니다. 안타깝게 생각함과 동시에 저도 늘 경각심을 갖고 투자하게 됩니다.

외교, 사드, 그리고 중국


2015년까지 장세를 보면 '중국'이라는 단어가 엮인 종목은 쭉쭉 올라가던 장세였습니다. 그런데 그 '중국'이라는 단어가 2016년에는 엮이면 안되는 단어가 됐습니다. 대표적인 업종이 화장품, 엔터, 카지노와 같은 것들입니다.

시진핑은 중국에서 대표되는 '친한파' 인물로, 2015년 9월 전승절 행사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을 자신보다 앞에 세우며 '최고 대우'를 해주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듬해 우리나라는 사드 배치를 결정했고, 일본과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GSOMIA)까지 맺으면서 중국과 외교적으로 멀어지게 됩니다. 시진핑 입장에서는 뒷통수를 제대로 맞은 것이고, 한국 친화적인 정책을 밀기에도 부담이 생기게 됐습니다.

중국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상반기부터 금한령, 한한령을 내린 듯 합니다. 초반에는 그저 소문으로만 도는 이야기라고 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금한령의 영향이 실재하는 것임을 보여주는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어쨌든 공포에 빠르게 반응하는 주식 시장은 올 상반기부터 반응하기 시작했습니다. 엔터, 화장품 등 높은 밸류에이션을 누리던 업종들이 붕괴됐습니다. 그리고 앞서 말씀드렸던 바이오섹터의 붕괴와 시너지(?)를 내면서 올해 코스닥 시장은 박살이 났습니다.

내년 국내외 정치상황이 어떤식으로 흘러갈지는 예단할 수 없습니다. 다만, 중국과의 외교 관계가 지금보다 나아지고 외교에서 방법을 찾는다면 중국 외교 리스크로 한꺼번에 폭락했던 종목 중 나름대로 가치가 있는 종목들은 괜찮은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도 있지 않을지 조심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치적 이벤트가 산적한 2017년


내년에는 트럼프가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합니다. 우리나라는 조기대선이 봄에 실시될 것 같구요. 정권이 바뀐다면 현 여당의 압박(?)을 받아왔던 게임과 엔터 섹터는 어떻게 움직일지 궁금하네요. 사드도 내년에는 설치할지 말지 결정이 될테구요. 3월 5일 시작되는 중국 전인대에서는 또 어떤 이야기들이 나와서 우리나라 경제에 영향을 미칠지도 궁금하네요. 금리는 올해 바닥을 찍었고 내년부터는 쭉 오를텐데 이게 자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코스닥 시장이 올해 많은 조정을 받았지만 2015년에 비정상적으로 고평가 받았던 섹터들이 정상적인 자리로 돌아오는 과정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코스닥 시장은 공격적인 투자자들이 많아서 여전히 신용잔고액이 높습니다. 통계에 잡히는 것 뿐만 아니라 통계에 잡히지 않는 스탁론 자금이 아직도 많이 들어와 있다고 합니다. 금리 인상과 함께 신용잔고가 반대매매를 두들겨 맞기 시작할까봐 늘 조심스런 마음이 가슴 한켠에 있습니다.

은행, 철강, IT는 훨훨 자동차는 지지부진


2015년 바이오가 훨훨 날아갈때 눈물 흘리던 철강주. 중국에서 capa를 줄인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POSCO는 연초부터 턴해서 훨훨 날아가기 시작합니다. 은행주들은 위험 업종에 익스포저가 물려있어서 맥을 못 추다가 실적 개선과 금리 인상 기대감으로 턴에 성공해서 나쁘지 않은 퍼포먼스를 보여줬습니다.

2016년에는 삼성전자가 전체 지수를 끌어 올려놨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삼성전자가 선전했습니다. 갤럭시 노트 7 설계결함과 최순실 사태 등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업황 호황에 힘 입은 덕으로 보입니다. 반도체 호황 덕분에 하이닉스도 강세를 보였습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협력 업체들의 주가도 괜찮았습니다. 내년에도 반도체 호황을 보시는 분들이 많으시던데 전문적인 분야이고, 업황이 순식간에 돌아설 수 있기 때문에 집중적으로 팔로업 하실 수 있는 분들만 접근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대형 경기 순환주들이 쭉쭉 올라가는 동안에도 현대, 기아차를 필두로 한 자동차 섹터는 맥을 못췄습니다. 중국 시장에서의 성과 부진과 안방 시장에서 외제차에게 시장을 내주는 등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것으로 생각됩니다. 현대기아차는 포지셔닝을 제대로 해야할 것 같습니다. 타타자동차처럼 아예 가격을 무기로 밀고 나가던지, 고급화 전략으로 간다면 아예 고급화로 가던지 해야겠지요. 지금의 브랜드 포지셔닝은 어정쩡한 감이 없잖아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자동차 섹터에 속한 중소형 종목 중에서 옥석을 잘 가려본다면 시장의 오해로 저평가 된 종목이 꽤 있을 것 같아서 관심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부익부빈익빈, 선진국은 더 잘나간다


독일, 미국 등 선진국 시장은 올해 아주 불을 뿜었습니다. 다우지수는 역대 최고치인 2만 포인트를 목전에 두고 장을 마감했습니다. 독일의 DAX 지수가 11,400포인트, 영국의 FTSE 지수가 7,140포인트, 일본의 니케이와 프랑스의 CAC도 연초보다 상승 마감 했습니다.

한국, 중국과 같은 신흥 시장의 지수 상승은 지지부진 했습니다. 러시아는 작년에 저유가로 워낙에 폭락이 심해서 올해는 기저효과로 지수가 많이 올라왔습니다. 저유가로 인한 베네수엘라의 경제 위기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시장에 나온 전문가들의 의견과 리포트를 종합해보면 내년에도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 시장은 더욱더 금수저 효과를, 우리나라는 흙수저 효과(?)를 누린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정치, 경제 상황이 대외적으로 먹구름이 잔뜩 끼어있어서 걱정입니다.

원자재는 어찌될까?


우리나라 경제에 큰 영향을 미쳤던 원자재 중 하나인 유가는 올초 20불대에서 시작해서 연말에는 50불을 조금 넘는 수준에서 가격이 형성됐습니다. 1년치를 펼쳐놓고 보면 꾸준히 올라왔습니다. 다만, 유가가 60~70불을 넘어가면 미국의 shale rig이 다시 가동될 수 있기 때문에 유가가 과거처럼 90불, 100불대로 갈 수 있을지는 개인적으로 잘 모르겠습니다. 원자재 가격을 예측하는 것은 의미없지만 40~60불 사이를 왔다갔다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 예측이 빗나갈 확률은 굉장히 높을거구요.

석탄 가격도 올한해 두배 정도 올랐습니다. 밀과 옥수수 등 곡물가격은 연초보다 내려오면서 안정세를 보인 한하였고, 금과 은은 여름에 급등하다가 가을 들어 하락추세를 타면서 다시 연초 수준으로 내려왔습니다.

투자 실수 복기


브렉시트


브렉시트 공포가 최대화 되던 6월 24일 최저점에서 가진 주식을 대거 처분했습니다. 그 다음날부터 코스닥 시장은 급반등했습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입니다만 아주 초보적인 실수를 범했습니다. 원래 저는 이런 급락장을 좋아하고 급락장에 주식을 늘리는 편입니다만, 올해는 주변에 함께 투자하시는 분들 목소리에 상당히 휘둘린 것 같습니다. 그러나 남탓을 할 필요는 전혀 없다고 스스로 생각합니다. 제 마음가짐 자체가 믿음이 부족하고 아직도 초보적인 실수를 할 정도로 심리적으로 취약하다는 것이니까요. 스스로 더 단단한 마음을 갖기 위해 노력하고 나아지는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황금알, 비에이치를 손 안에서 놓치다


비에이치는 2014년에 포트폴리오에서 아주 높은 비중으로 투자했다가 업황 끝물을 읽지못하고 타격을 입혔던 종목입니다. 이 종목으로 언젠가는 복수하리라 생각하면서 꾸준히 팔로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플렉스컴이 부도나고, 매출 1,000억이 넘는 비상장사들이 줄줄이 무너지면서 때가 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5월 마지막주에 기업 탐방을 다녀왔습니다. 치킨 게임 끝물이라는 생각에 포트의 일부만 사두고 흐름을 지켜보았습니다. 주가가 급등하기에 저는 19% 정도의 수익만 내고 상승 초입에 매도를 하는 실수를 범했습니다. 아직 때가 되지 않았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7월부터 상승한 주가는 4,000원대에서 시작해서 12월 연말에는 17,000원대까지 급등합니다.

제가 비에이치를 상승초입에서 급하게 매도한 몇가지 까닭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치킨게임이 막바지이기는 하나 플렉스컴의 공장을 누군가가 인수해서 다시 가동될 가능성, 2) 삼성이 FPCB 공장을 인수해서 내재화 할 가능성, 3) 비에이치의 높은 부채비율. 좀 더 면밀히 팔로업하지 못해서 올해 인생을 바꿀뻔한 투자 기회를 놓친점이 너무 아쉽습니다. 더 꼼꼼하고 집중적으로 팔로업하고 믿음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주변의 소음과 믿음은 반비례


왜 버핏이 월스트리트와 멀리 떨어져 지내려 하는지, 유유자적하는 국내 가치투자 큰손들이 여의도와 거리가 있는 곳에서 거주하려 하시는지 이해했습니다. 그전에는 머리로만 이해했고 올해는 온몸으로 이해했습니다. 투자자들간의 네트워크는 정말 훌륭합니다. 왜냐하면 실력이 출중한 분들이 많으시고 서로 엮여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오가는 투자아이디어도 재미있는 것들이 정말 많습니다. 그러나 그게 바로 독입니다.

이 투자자 네트워크에서 오가는 이야기로 투자를 실행했다가 올해 몇번 손실을 입었습니다. 이것도 남을 탓할게 아닙니다. 원래 제가 잘 하는 투자 방법. 1) 좋은 회사를 스스로 발굴해서, 2) 남에게 휘둘리지 않고 스스로 공부한 후, 3) 철저하게 밸류에이션 해서, 4) 원하는 가격대가 오면 매수한다. 이 원칙을 하나도 지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다른 투자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정말 그럴듯합니다. 특히 자산을 꽤 만든 사람이 하는 이야기일수록 더 그럴듯하고 지금 당장 주식을 사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착각에 빠집니다.

그러나 그렇게 매수를 하면 대부분 피를 봅니다. 저는 그래도 남들 이야기를 듣고 주식을 사지 않는 편인데도 불구하고 올해는 여러 훌륭한 투자자분들과 함께하면서 이런 초보적 실수를 꽤나 했습니다.

내년부터는 다른 투자자들과 거리를 두고 지낼 생각입니다. 아니면 아예 귀를 막는게 나은 것 같습니다. 각자에게 맞는 투자 방법이 있고, 각자가 선호하는 종목이 있고, 각자가 사고자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여러가지 색깔이 모여 시장을 이루는데, 올해는 저 스스로 고액 자산가들의 기에 눌려서 너무 저의 색을 펼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스스로 믿을 수 있는 투자를 해야 수익도 잘 나온다 생각합니다.

올해 투자 결과


저는 올해 11.98%의 수익을 냈습니다. 회사를 다니면서 하는 투자라면 이만해도 만족했겠지만 전업투자자다보니 매우 부진한 수익률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래도 한가지 위안을 삼자면 코스피 지수는 3.22%올랐고, 코스닥 지수는 8.07% 하락했으니 벤치마크 보다는 선방을 했다는 점입니다. 내년에는 벤치마크 같은거 신경 안쓰고 압도적인 수익을 내보고 싶어지네요.

2010년 이후 연간 수익률과 벤치마크의 퍼포먼스 현황

이렇게 놓고 보니 코스닥은 작년에 성장 섹터가 너무 가파르게 올랐고, 올해는 기고효과로 떨어진 것 처럼 보이네요. 제자리 찾아가는 과정인 듯 합니다.

2010년 이후 누적 수익률 현황

올해는 아슬아슬했습니다. 투자로 크게 성공하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더 꼼꼼하게 팔로업하고, 조금 더 과감하게 투자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배운 한 해 였습니다. 올해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약간의 투자 스타일 변화를 주려고 해보았고 그 과정에서 체득한 것이 많습니다. 내년에는 수익률도 조금 더 과감하게 냈으면 싶습니다. 왕도는 없을 것 같구요. 더 열심히 하는 수 밖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글을 읽어주시는 투자자 여러분들께서도 2016년 한해 정말 고생많으셨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좋은 일들과 성취가 함께 하시기를 응원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6년 12월 31일
송종식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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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 : 글에서 언급된 종목들은 종목을 추천하는 것이 아닙니다. 본 포스팅에서 언급된 종목들에 철저한 분석 없이 투자하시는 일이 없도록 당부 말씀드립니다. 본 포스팅에서 언급된 비지니스 전망과 현황, 추정, 수치, 지표 등은 모두 실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전적으로 제 주관적 의견들임을 다시 한 번 알려드리며 경영 환경은 예측과 달리 급변할 수도 있습니다. 본 포스팅을 토대로 투자하시지 않으시길 부탁드리며, 투자 판단과 의사결정 그리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수익과 손실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본 게시글은 시장에 공개된 자료들을 수집하여 작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2016년 11월 28일 월요일

한국가구, 올해가 터널의 끝이길

가구 회사의 탈을 쓴 식품 유통회사


한국가구는 과거에 가구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새로운 M&A 대상을 물색할때 시장의 집중 조명을 받은 바 있습니다. M&A를 한 회사가 "제원인터내쇼날(이하 '제원')"이라는 다소 촌스러운 이름을 가진 식품회사였습니다. 제과/제빵 재료와 초콜릿, 프리믹스 같은 제품들을 수입해서 유통하는 식품 유통회사입니다. 처음에는 갸우뚱 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현재까지 제원의 실적을 보면 한국가구 입장에서는 매우 성공적인 M&A였음이 입증됐습니다. 게다가 회사가 영위하는 업의 본질인 '유통'에서 크게 벗어나는 사업도 아니구요. 가구 유통을 하냐, 식품 유통의 하냐 차이니까요. 물론 실무로 들어가면 성격이 완전히 다를수는 있지만..

한국가구의 연결 매출 비중 (3Q16)
자료 출처 : 한국가구 분기보고서
이미지 출처 : 한국가구, 제원인터내쇼날 웹사이트

한국가구는 이제 본업에서 내는 매출은 20% 수준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식품 사업을 하는 제원인터내쇼날의 지분 100%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제원의 실적이 전부 한국가구의 연결실적으로 찍힙니다. 현재 본업(?)인 가구 사업보다 제원의 식품 사업이 동사의 실적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회사 이름을 바꾸어야 할 정도라고 생각될 정도입니다.

참고 : 제원의 제품군 / 제원이 유통하는 브랜드

2013년1분기~2016년3분기까지 분기별 사업부문별 매출 비중 추이, 가구가 좌축
<출처 : 전자공시, 한국가구>

위 그래프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가구 사업은 쪼그라들고, 식품 사업은 확대되면서 이제는 그냥 식품회사로 봐도 될 수준까지 제원이 회사 전체를 먹여 살리고 있습니다.

식품 사업 부문, 고성장세 시현 중


앞서 본 것처럼 동사 매출의 8할은 이미 식품 유통 부문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엄밀하게는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 제원인터내쇼날에서 나오는 것인데요. 가구 사업에서 활로를 찾지 못해서 신사업 M&A로 눈을 돌리게 됐고, 제원인터내쇼날이라는 매물을 찾아내 2010년 인수 작업을 마치게 됩니다.

한국가구에 인수된 제원의 연간 매출 추이, 단위 : 억 <출처:한국가구, 송종식>

제원은 연결로 실적이 잡히던 2010년에 259억의 매출을 시작으로 작년에 427억의 매출을 낼때까지 한해의 역성장도 없이 성장해왔습니다. 올해도 작년대비 매출이 14%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한국가구의 사업부문별 분기 매출 추이, 단위:억 원 <출처:한국가구, 송종식>

한국가구의 분기별 매출 추이를 그래프로 표시해보면 가구 사업 보다는 식품 사업의 영향을 절대적으로 받고 있음을 재차 알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가구 사업이 역성장함에도 불구하고 식품 사업의 고성장세에 힘입어서 회사의 연결 매출 전체가 성장하는 것도 볼 수 있습니다.

그래프상 식품 사업의 특징이 또 하나 발견되는데, 4분기가 성수기임을 알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크리스마스도 있고 하니 제과, 제빵 재료들과 초콜릿 같은 제품들이 잘 팔려서 그런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사업 부문의 분기별 영업이익률 추이 <출처:한국가구, 송종식>

제원이 영위하고 있는 식품 사업 부문은 이익률도 탄탄합니다. 특정 분기때는 20%를 넘기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10% 후반대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동사가 유통중인 브랜드들이 국내 유통을 동사와 독점 계약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원/유로의 변동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


동사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환변동성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분명합니다. 특히, 유로화의 변동성이 동사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입니다.

환변동이 동사 분기 실적에 미치는 영향 <출처:전자공시, 한국가구>

2분기에는 유로화가 10% 떨어지면 손익이 2.87억 늘어나고 3분기에는 3.8억 늘어나네요. 연간으로 따지면 적지 않은 액수입니다. 실제로 유로가 떨어지면 동사 손익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유로화의 과거 1년 움직임 <출처:네이버 금융>

지난 1년간 유로/원의 움직임을 보면 브렉시트 이후에 원화의 평가 절상 압력이 가파르게 진행됐음을 알 수 있습니다. 상반기에 비해서 하반기의 환변동이 동사 영업 상황에 매우 우호적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4분기도 외환 시장이 우호적으로 움직였으니 동사 실적에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원/유로의 과거 5년간 움직임 <출처:네이버 금융>

과거 5년치 유로/원 움직임을 보더라도 점차적으로 동사에 우호적인 환율 상황이 만들어져 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5년전에 1,500원대에 있던 유로화가 최근에는 1,20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영업이익률을 보면 가구부문의 영업이익률은 원/유로의 움직임과 별 상관이 없습니다.


그러나 위의 그래프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식품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유로의 영향을 거의 절대적으로 받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회사 실적에서 제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보니 회사 전체 실적에도 원/유로의 영향이 크게 미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유로가 떨어질수록 동사의 영업이익률은 개선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유로에 1,225원이 깨질때는 제원의 영업이익률이 22.5%를 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조금 더 자세히보면 제원(식품)의 영업이익률보다 한국가구 전체 영업이익률이 조금 낮은 것을 볼 수 있는데, 가구 부문에서 영업이익률을 조금 갉아먹고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 2, 3분기에 가구 부문에서 영업손실률이 각각 16%, 9%에 달했음에도 제원의 성장세와 이익률 덕분에 회사 전체의 이익률은 10% 내외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만약에 가구 부문 실적이 지금 단기 바닥이라면 내년에 가구부문 영업 실적이 조금만 올라와도 동사의 이익률은 극적으로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동사의 사업구조에 큰 변화가 없다면 원/유로의 움직임을 모니터링하는 것은 동사 투자자분들께 매우 중요한 팔로업 작업임을 알 수 있습니다.

환율을 예측하는 것은 제 능력에서는 무리이지만 내년 환율도 과거 2년 수준으로만 유지해주면 제원이 동사에 기여하는 기여도는 꾸준히 높지 않을까 추정됩니다.

1인 가구 증가와 스몰 럭셔리 그리고 상류층의 소비


'제원은 실적이 왜 이렇게 좋을까?'에 대해서 과거 생각을 해본적이 있습니다. 아마도 여러가지 요인이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1) 1인 가구 증가. 특히, 여성 1인 가구의 증가, 2) 커지는 스몰럭셔리 시장, 3) 불황없는 상류층의 소비 덕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혼자 사는 분들이 취미로 제과, 제빵이나 초콜릿 만드는 것을 배우고, 값비싼 치즈나 초콜릿인데도 '이것만큼은 비싼 것을 먹겠다' 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이고, 가구든 제원이든 꽤 고가의 제품들이 많으니 아무래도 상류층을 타겟으로 장사를 해서 다른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 속에서도 성장을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3분기 가구 사업이 기대에 못 미친 이유


부진한 가구 사업에 한줄기 빛으로 기대하고 있던 로쉐보보아. 개인적으로는 로쉐보보아의 실적이 3분기 부터는 짭짤하게 찍히지 않을까 기대를 했습니다. 그런데 3분기 가구 사업이 예상보다 부진해서 알아보니 3분기에 로쉐보보아의 실적이 거의 반영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이유는 두가지 입니다. 1) 한진해운발 물류대란과 2) 특판 부문의 신규 수주 공백이 장기화 되고 있기 때문(이건, 회사측 의견인데 반론있습니다)입니다. 두가지에 대해서 살짝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한진해운발 물류대란


로쉐보보아의 물건을 선적했던 한진해운이 물류대란을 겪었습니다. 그래서 한국에 물건이 도착하기까지 시간 지연이 다소 있었습니다. 한진해운의 물류대란은 현재는 끝난 상태고 물류 하역은 3분기 후반쯤 완료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3분기에는 로쉐보보아의 실적이 발생할리가 없었을거라 생각합니다.

한진해운(위) 로쉐보보아 한국가구 쇼룸(아래)
사진 출처 : 한진해운, http://miffy2659.blog.me/220728787571

로쉐보보아의 4분기 실적도 100% 온전히 찍히기는 힘든게, 물류대란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제품 예약을 취소한 고객이 다소 나온 것 같습니다. 수치상으로 얼마나 나왔는지는 확인이 안되고 있습니다. 원래도 제품을 인도받는데 3~4개월의 딜레이타임이 있는데 물류대란으로 제품 인도 기간이 5개월 수준으로 늘어나자 취소한 고객이 다소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올 4분기 로쉐보보아의 실적은 어쨌든 이제 시작하는 단계인데다 취소한 고객분 감안해서 찍어주고, 숫자가 제대로 찍히기 시작하는 건 내년 1분기부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점차적으로 브랜드가 자리를 잡아가면서 내년에는 꾸준히 로쉐보보아의 실적이 좋아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특판 부문의 신규 수주 공백 장기화??


사측에 문의를 해보니 B2B 특판 실적이 좋아야 가구 실적이 살아날 것이라 합니다. 과거만 보자면 이말에 일단 동의를 하면서도, 현재와 미래를 보자면 숫자상 굉장히 의문스러운 부분도 생겼습니다.

우선 B2B 특판은 호텔이나 대형 건설 이슈가 많아야 성장할 수 있습니다. 즉, 건설 경기를 탑니다. 최근 건설 경기는 꽤 호황을 누렸습니다. 호텔도 공급 과잉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구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동사의 특판 실적은 거의 없었고 성장도 못했습니다. 일단 아래의 표를 보겠습니다.

3분기까지 특판 부문의 매출, 의미없는 수준 <출처:한국가구, 전자공시>

이번 분기보고서를 기준으로 보면 올해 3분기까지 누적 가구매출 67억원 중에서 특판 매출은 1억 4,000만원에 불과합니다. 전년 동기대비 58.7%가 감소했다고 해서 굉장한 타격이 있는 줄 알았더니 전년 동기에도 3분기 누적 특판 매출이 3억 4,000만원에 불과했습니다.

올해만 놓고봐도 특판매출 1억 4,000만원은 가구 매출 67억 대비 거의 의미 없는 수준입니다. 한국가구의 전체 매출 392억에서 놓고보면 더더욱 의미없는 수준이고요. 물론 작년에도 특판 매출이 회사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의미 없었습니다.

특판 매출에 대한 뷰 바꾸기


제가 생각하기에 이것은 앞으로 특판 매출은 없어도 그만이고, 신규 수주를 따게되면 상방을 열어줄 수 있는 보너스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미, 여태 특판 실적이 전무했으니 가구 실적이 올해 하반기 이하로 더 내려가기는 힘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몇푼 되지도 않는 특판 매출이 꺾여서 회사 전체 실적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야기는 더욱 납득하기가 어렵구요.

가구 사업 기대치 미달 이유는 시판 부문 때문으로 추정


시판 부문 3분기 누적 매출을 보면 작년에 70억, 올해도 70억입니다. 매출 성장을 못했습니다. 올해 3분기부터 로쉐보보아 매출이 붙어주길 바랬는데 앞서 봤던 것 처럼 한진해운 물류사태로 로쉐보보아 매출이 붙어주지를 못했습니다. 가구 사업부 적자폭이 커진 것은 로쉐보보아에 대한 신규 투자 때문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가구 실적 악화는 올해가 바닥이길 기대


특판 바닥, 로쉐보보아 가동


앞서도 봤지만 특판 부문의 매출은 이제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집니다. 이 상태로 수주가 쭉 없더라도 가구 실적이 특판으로 인해서 더 떨어질 구석은 그다지 없어 보입니다. 했던말을 자꾸 해서 죄송합니다만, 이대로 쭉 가도 이제 바닥이니 그만이고, 혹시라도 특판 수주 몇개가 터져주면 보너스 개념으로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로쉐보보아에 개인적으로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Kartell도 있고 한국가구는 훌륭한 브랜드들을 많이 취급하고 있지만 로쉐보보아가 자리를 잘 잡아주면 가구 사업부의 적자를 줄여주거나 BEP를 달성해줄 수 있는 중요한 열쇠가 되리라 보고 있습니다. 장사를 잘 하면 가구 사업을 턴어라운드 시키지 말라는 법도 없을테구요. 하지만 로쉐보보아 마저 실적이 부진하면 그때는 정말 가구 사업을 분리했으면 싶은 마음이 들지도 모르겠습니다.

로쉐보보아는 현재 논현동에 멋진 쇼룸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9층에 입점해 있습니다. 강남점은 신세계백화점의 가장 핵심적인 매장으로, 언론보도에 따르면 재개장한 올 2월 26일부터 5월 26일까지만 매출이 yoy 25.3%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의 전체 매출 성장률은 4.7%입니다. 강남점의 위용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9층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핵입니다. 인테리어 용품등을 다루는 9층은 같은 기간 매출이 39.2% 신장하며 백화점 내 의류 업체들 부진과 대조되는 행보를 보여줬습니다. 참고로 신세계 백화점 강남점의 3년내 매출은 2조 원이 목표라고 합니다.

로쉐보보아측은 부산에도 쇼룸과 매장을 추가 오픈하고, 서울에도 매장을 더 열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중후함에서 모던으로?


한국가구의 제품들을 보면 돈 많은 어르신들이 좋아하실만한 디자인의 제품들이 많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런 디자인의 가구들의 인기가 떨어지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모던한 디자인을 가진 포트폴리오가 필요했는데 회사에서도 이를 인식하고 고가 라인의 모던한 제품들을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들의 제품을 유통하고 있습니다.

한국가구가 유통하는 브랜드들 <출처:한국가구>

이탈리아의 유러피언 브랜드와 카르텔 등의 제품은 모던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주는 제품들입니다. 카르텔은 아직 시장에 안착을 하는 중인 것 같습니다. 올해 프랑스의 유명한 브랜드인 로쉐보보아의 국내 유통을 시작했으니 내년부터는 특판이든 시판이든 가구 사업 부분이 올해보다는 낫지 않을까 예상은 하고 있습니다. 만약 가구 사업이 예상을 깨고 내년에 더 부진해진다면 개인적으로 일정 부분은 투자 아이디어가 훼손되는 것입니다.

요약 투자포인트


  • 우호적인 환율
  • 제원의 착실한 성장
  • 바닥을 찍은 것으로 보이는 가구 부문
    • 가구 부문에서 살짝만 적자폭을 줄이거나 BEP를 달성해줘도 동사의 EPS는 크게 개선

리스크


  • 제원의 성장세가 꺾이거나 역성장하면 동사의 가치는 크게 훼손
  • 로쉐보보아의 실적이 부진할 경우 가구 사업 실적 개선 딜레이 될 가능성



밸류에이션


동사는 현재 시가총액이 5~600억 수준인데 반해 주식수가 적어서 주당 가격이 나름 고가에 속합니다. 그래서 아주 약간의 EPS변동에도 적정주가가 크게 변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슬리피지도 큰데다 4만원에서 9만원 바라보는게 막연하지 않고, 9만원에서 4만원으로 내려오는게 막연하지 않은 종목입니다. 장중에 소액으로도 주당 가격이 몇천원씩 움직이는 걸 목격하실 수 있습니다. 액면분할이 필요해 보이기도 합니다.

원/유로는 작년과 올해 수준에서 움직인다고 가정하고 밸류에이션하였습니다.

동사의 발행 주식 수는 150만주입니다. 자기주식은 없고 희석 요인도 없습니다. 150만주를 그대로 밸류에이션에 사용하면 되겠습니다. BPS는 논현동 땅 등 회사가 가진 자산을 더 자세히 재평가 해보면 좋겠지만 일단은 보수적으로 장부가의 BPS를 그대로 사용하였습니다.

민감도 1

가구 사업은 올해 수준으로 다소 역성장, 식품 사업은 성장도 역성장도 없는 경우

밸류에이션 민감도 1, 단위:억, %, 원, 배 <자료:송종식>

아무래도 제 개인적으로는 가장 비관적으로 본 경우입니다. 따라서 PER 보다는 장부가 PBR을 가지고 밸류에이션을 했습니다. 가구 사업부가 다소 부진하다고해도 순이익을 잘 내는 상황이기 때문에 적정 하방은 PBR 0.6~0.66배 수준이면 적당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민감도 2

가구 매출은 올해 수준, 식품 사업은 올해의 절반 정도 성장률을 달성하는 경우

밸류에이션 민감도 2, 단위:억, %, 원, 배 <자료:송종식>

올해보단 살짝 더 성장하지만 역시나 제원의 힘이고 가구 사업부 적자는 올해처럼 지속된다고 하면 보수적으로 PBR 0.7~0.76배 수준으로 하방을 설정해 보았습니다.

민감도 3

가구 매출 BEP 달성, 식품 매출은 내년에 성장도 역성장도 없는 경우

밸류에이션 민감도 3, 단위:억, %, 원, 배 <자료:송종식>

제원의 실적이 유지된다는 가정하에 만약 지금까지 쭉 적자를 냈던 가구 사업이 BEP를 달성한다면 회사의 밸류에이션을 PER로 설정해도 될 것 같습니다. 10배~12배 정도 수준의 밸류를 설정해보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그래도 PBR은 0.77배 수준이니 크게 과도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민감도 4

가구 매출은 올해 수준, 식품 사업은 올해의 절반 정도 성장률을 달성하는 경우

밸류에이션 민감도 4, 단위:억, %, 원, 배 <자료:송종식>

이 경우에도 앞서와 비슷하게 밸류에이션을 PER로 하고 11~12배 정도의 배수를 줘도 PBR 0.8~0.9배 수준이니 크게 무리는 없는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민감도 5

가구 매출 BEP 달성, 식품 매출은 2016년 수준으로 성장

밸류에이션 민감도 5, 단위:억, %, 원, 배 <자료:송종식>

제원의 실적이 꺾일까봐 시장의 두려움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제원이 올해 정도로 또 성장해준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을거라 생각합니다. 거기다가 적자 사업인 가구가 BEP를 달성해준다면 이때부터는 멀티플을 상향해야 할 유인도 생길 수 있지만 멀티플을 상향하지 않고 PER 12배 수준으로만 밸류에이션 해줘도 적정주가가 55,000원 수준까지 올라가네요. PBR은 0.95배 수준입니다.

민감도 6

가구 부문 opm은 2014년 상반기 수준으로 실적 소폭 회복, 식품 매출은 2016년 수준으로 성장

밸류에이션 민감도 6, 단위:억, %, 원, 배 <자료:송종식>

여기서 부터는 약간 꿈을 꿔보는 영역입니다. 가구쪽 opm이 2014년 상반기 수준으로 회복하면서 식품 사업은 지금 수준으로 받쳐주는 경우인데, 적정가 6만원도 바라볼 수 있는 영역입니다. 역시 멀티플은 따로 올리지 않고 PER 12배를 부여하고 PBR 1배를 부여하였습니다. 성장성이 있다고 보면 멀티플을 더주고 말고는 시장 마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민감도 7

가구 부문은 opm 10% 수준으로 고성장, 식품 매출 내년에도 2016년 수준으로 성장

밸류에이션 민감도 7, 단위:억, %, 원, 배 <자료:송종식>

제 기준으로는 가장 낙관적인 케이스라 할 수 있습니다. 가구 사업이 매출도 성장하면서 opm 10%도 10% 이상을 내주고 식품 매출은 2016년과 동일한 수준으로 성장하는건데요. PER 멀티플은 13배 정도, PBR은 1.2배 정도 부여했는데 적정가 7만원이 뜨네요. 이 경우 역시 시장이 멀티플을 더 줄수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 가구가 좋아지려면 특판쪽이 아주 크게 성장하고 시판쪽에서도 매출을 늘리고 적자를 줄여야 하는데 내년에 이 정도로 성장할 가능성이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 입니다. 그야말로 꿈을 꿔 보는 가격입니다. 호텔 건설이 내년에 부진할 것으로 개인적으로 전망해서 특판쪽은 의미없다고 보지만 보너스로 붙어주면 아주 좋다고 생각합니다. 사업이란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는 것이니까요. 여러가지로 생각을 해보는 것 자체가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2년간의 주가 흐름과 P멀티플 <출처:네이버증권, Fn가이드>

동사는 원래 극도의 저평가를 받고 있었습니다. 사업 전망 자체가 암울했습니다. 그러던 동사가 2010년에 제원을 인수하면서 2012년부터 주가가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제원의 인수가 성공적이었고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생기면서 주가는 원래 가치를 반영하면서 착실하게 상승합니다.

동사를 시장이 낙관적으로 볼때는 주당 89,900원까지 주가가 상승했고 멀티플은 PER 17배, PBR 1.3배까지 상승했던적이 있습니다. 그 이후에 제원의 성장성이 꺾일 것이라는 우려와 가구 사업의 지속적인 부진과 적자로 인해 주가는 33,300원까지 하락한 후 58,700원을 다시 한번 찍고 내려와서 4만원 근처에서 맴돌고 있습니다.

동사의 투자포인트를 소수만 알 때는 PBR 0.2배에 PER 5배 이하 밸류도 가능했지만 제원이 쌩쌩하게 영업을 잘 하는 상황에서 일정 수준 이하로 주가가 빠지기는 어렵지 않나 생각됩니다. 다만, 금융 시장에 '절대'라는 것은 없으니 동사에게 가장 위협적인 '만일'을 가정해 보겠습니다. 제원의 역성장이 그것인데 만일 그렇게 된다면 주가가 폭락해서 예전의 멀티플을 구경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밸류에이션 요약


앞서 중요 팩터의 민감도 분석을 통해서 밸류에이션을 해보았습니다. 민감도 설정했던대로 보기 좋게 표로 정리를 했습니다. 업사이드는 11월 25일 종가 38,450원 기준으로 계산되었습니다.

2017년 예상 실적 민감도별 적정주가 <출처:송종식>

시가총액이 작고 발행 주식 수가 적어서 실적 민감도 별로 적정주가의 변동폭이 큰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어디까지나 이 적정주가는 제 주관적으로 산출한 숫자이니, 관심 있으신 분들께서는 본인이 바라보는 사업의 전망에 따라 직접 밸류에이션을 해보시길 바랍니다. 극단적으로 회사가 나쁘거나 좋다면 3만원 후반대에서 7만~8만원대도 갈 수 있겠지만 현실적으로는 5만원대 주가가 가장 적절한 수준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제 주관일 뿐 투자 판단에 이 표를 활용하지 마시고 직접 계산해 보시길 바랍니다.

2016년 11월 28일
송종식 드림

알림 : 글을 쓰는 현재 저는 동사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다만, 주가의 변동이나 경영환경의 변화에 따라 언제든지 동사의 주식을 매도하거나 매수할 수 있습니다. 본 포스팅에서 언급된 비지니스 전망과 현황, 추정, 수치, 지표 등은 모두 실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전적으로 제 주관적 의견들임을 다시 한 번 알려드리며 경영 환경은 예측과 달리 급변할 수도 있습니다. 투자로 인해 발생하는 수익과 손실에 대한 책임은 모두 투자자 본인에게 귀속됩니다. 본 게시글은 시장에 공개된 자료들을 수집하여 작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2016년 11월 21일 월요일

네오위즈홀딩스, 3분기 실적 리뷰와 자사주 추가 매입에 대해

3분기 실적 시즌이 끝났네요. 실적 리뷰하기에 살짝 늦은감은 있습니다만 3분기 실적 적자에 대해 간략하게 리뷰할 필요성이 있어서 포스팅을 하나 남기려고 합니다. 아, 그리고 또 자사주 매입 공시가 떴네요. 직전에는 20만주, 이번에는 10만주 매입 공시네요.

오해가 가득한 3분기 실적 적자에 대해


일단 네오위즈홀딩스의 연결 실적은 다음과 같이 나왔습니다.

  • 매출 453억, 영업이익 24억, 순손실 12억

분기 12억 손실 부분 때문에 주변에서도 말들이 좀 있는 것 같습니다. 일단,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제가 이전 글에서도 말씀드렸듯이 네오위즈홀딩스는 투자회사입니다. 본인 현금이 직접 빠지는 것도 아니고 장부상 이익이나 손실은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회사 밸류와는 큰 관계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해1) 별 의미 없는 장부상 손익


네오위즈홀딩스가 자본총계를 늘려가는 방법은 1) 회사를 싸게 사서 - 2) 그걸 비싸게 되팔아 현금을 만드는 단순한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네오위즈홀딩스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투자한 회사를 얼마나 불려서 되파냐이지 손익계산서 장부에 찍히는 현금의 유출이나 유입이 없는 순이익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큰 의미는 없지만 시장이 그래도 이 숫자를 아예 무시하지는 않는 듯 하니 왜 적자가 난 것인지 공부를 한번 해보겠습니다.

네오위즈게임즈 3분기 실적


어쨌든 연결 손익계산서상 찍히는 숫자 대부분이 네오위즈게임즈 관련 숫자이므로 연결 손실도 네오위즈게임즈로 부터 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네오위즈게임즈는 3분기에 왜 적자를 냈는지 확인을 한번 해보겠습니다.

  • 네오위즈게임즈 실적(별도) : 239억 / 15억 / 14억 
  • 네오위즈게임즈 실적(연결 지배) : 423억 / 26억 / -14억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게임즈도 별도로는 14억 흑자를 냈다는 부분입니다. 연결로 14억 적자가 났습니다. 사실 크로스파이어 중국 계약해지건으로 실적이 완전히 줄어들거라는 건 시장도 이미 알고 있던 사항입니다. 그리고 크로스파이어 악재는 수년간 게임즈를 괴롭히던 악재이구요. 별도 흑자, 연결 14억 적자면 그래도 제 생각에는 시장이 느끼던 공포에 비해서는 선방한 실적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건 어디까지나 제 생각일 뿐일테구요. 어쨌든 게임즈 연결 적자의 원인을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크로스파이어 계약해지로 인한 영업이익 감소


크로스파이어 계약해지로 게임즈의 매출은 절반이 사라질 것임을 시장은 이미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게임즈의 주가도 줄기차게 하락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크로스파이어 중국 계약해지의 여파로 3분기부터 영업이익이 영업적자로 전환되리라 예측했습니다. 그러나 네오위즈게임즈는 25억의 영업이익을 냈습니다. 전년동기의 53억 대비 반토막이긴 하지만 생각보다 고포류 등 캐시카우가 탄탄하게 이익을 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문제는 크로스파이어의 공백을 채워 줄 새로운 카드들이 빨리 자리를 잡아줘야 하지 않겠나 하는 부분입니다.

네오위즈게임즈의 2015년 3분기, 2016년 3분기 영업이익 <출처:전자공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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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즈의 3분기 영업이익에 대한 평은. 1) 아이고  yoy 반토막, 2) 그런데 적자 아니니까 생각보다는 선방했구나, 3) 빨리 새로운 게임들이 이익을 내줘야겠다. 이 정도입니다.

과거부터 꾸준히 잡히던 '영업외손실' 연간 80~120억


네오위즈게임즈의 3분기 적자, 나아가 연결로 홀딩스의 14억 적자를 불러온 원흉입니다. "지분법 적용대상인 관계기업과 조인트벤처의 당기순손익에 대한 지분"라는 계정을 확인하시면 되는데요. 이 부분에서 매해 80~120억의 적자가 나고 있습니다.


3분기 적자의 원흉. <출처:전자공시, 네오위즈게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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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영업이익이 빵빵하게 나올때는 저 정도 적자는 큰 문제라고 할 수 없지만 이제 크로스파이어도 빠지게 됐고 영업이익이 증발한게 많아서 저 숫자가 꽤나 크게 다가옵니다. 저것 때문에 적자를 냈으니까요. 그러면 구체적으로 저게 어디서 나오는 적자인지 조금 더 확인해 보겠습니다.

지분 50%를 보유한 공동기업에서 대규모 평가 손실, 단위:천원 <출처:네오위즈게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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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법 적용대상인 관계기업과 조인트벤처의 당기순손익에 대한 지분"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는 연결 재무제표 주석에서 "공동기업 및 관계기업 투자의 변동내역" 항목을 보셔야 합니다. 위에서 보시는 것과 같이 지분 50%를 보유한 '네오위즈엔에이치엔에셋매니지먼트(주)'에서 발생하는 손실이 네오위즈게임즈의 연결 손익계산서의 "지분법 적용대상인 관계기업과 조인트벤처의 당기순손익에 대한 지분" 계정 손실의 대부분입니다. 위 그림에서 '당분기'는 '3분기 누적'으로 수정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공시상 오류인 듯 하네요.

그러면 '네오위즈엔에이치엔에셋매니지먼트'에서는 도대체 뭘 하길래 매해 저렇게 큰 적자를 내는 건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궁금증이 해결될때까지 알아봐야죠.

네오위즈엔에이치엔에셋매니지먼트의 15, 16년 손익계산서
엄청난(!) 매출원가 저게 뭘까 <출처:전자공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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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위즈엔에이치엔에셋매니지먼트의 감사보고서를 열어보니 대충 게임즈를 짓누르는 적자의 원인이 뭔지 윤곽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작년 매출이 32억인데 매출원가가 자그만치 106억 입니다. 주석 18번을 확인하라고 하니까 주석 18번을 확인해 보겠습니다.

주석 18번. 어마어마한 감가상각비 <출처:전자공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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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해 106억의 감가상각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게 장부상 네오위즈엔에이치엔에셋매니지먼트 적자의 가장 큰 원인이고, 나아가 네오위즈게임즈와 네오위즈홀딩스 적자의 큰 원인이었습니다. 저 감가상각비가 왜 발생하는 것이냐 하면,

오해2) 장부상 적자의 원흉, 네오위즈엔에이치엔에셋매니지먼트의 건물 감가상각비


네오위즈 판교 타워 <출처:네오위즈홀딩스>

바로, 이 판교 사옥 때문입니다. 성남시 분당구 대왕판교로645번지에 위치한 이 건물은 현재 NHN엔터와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건물과 부속 건물로 장부상에 기재돼 있는 건물들의 남은 상각액이 1,800억입니다. 앞으로 15년 정도 지나면 감가상각이 끝나겠네요.

그리고, 네오위즈홀딩스와 별 상관없는 내용이기는 하지만 추가적으로 하나 말씀드리자면 네오위즈엔에이치엔에셋매니지먼트의 부채가 상당합니다.

자본총계 215억에 부채총계 2,442억 입니다. 이 중에서 1,494억이 건물주인 네오위즈게임즈와 엔에이치엔엔터테인먼트로 부터 받은 보증금입니다. 각 사의 보증금 내역은 다음과 같습니다. 네오위즈게임즈 721억, 엔에이치엔에셋매니지먼트 773억.

네오위즈게임즈의 영업활동으로인한현금흐름


크로스파이어가 없더라도 네오위즈게임즈의 영업 펀더멘탈로는 적자가 발생하기 힘든 사업 구조임을 알았습니다. 문제는 앞서 살펴 본 판교 타워의 감가상각비인데요. 실제 현금흐름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판단됩니다. 영업활동으로인한현금흐름을 보면 손익계산서상의 당기순이익과는 다르게 지속적으로 정(+)의 흐름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네오위즈게임즈의 영업활동으로인한현금흐름 과거 5기 <출처:네이버 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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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위즈게임즈의 영업활동으로인한현금흐름 과거 5개 분기 <출처:네이버 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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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네오위즈게임즈는 현재 블레스스튜디오의 손실이 조금 있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블레스 손실은 투자 개념으로 일단은 보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블레스가 턴어라운드를 할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게임즈도 내년에 턴어라운드 할 가능성도 높고, 이것저것 볼게 좀 많은 상황이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게임즈나 홀딩스나 시장의 오해를 많이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해와 리스크


위에서 본 것과 같은 이유로 네오위즈홀딩스에서 찍히는 적자는 투자 아이디어와 크게 상관없는 적자입니다. 밸류에이션에 영향을 미치지도 않는 이슈이구요. 그런데 홀딩스의 연결 손익계산서를 밸류에이션에 적용하려고하는 이게 시장의 단기적인 오해라고 생각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스크는 1) 시장에서 네오위즈게임즈와 네오위즈홀딩스를 여전히 연결선상에서 보고 있는 점, 2) 네오위즈게임즈는 실제로 영업이익을 내는 회사임에도 건물 감가상각비 때문에 찍히는 적자는 장부상이든 뭐든 IS상 적자는 적자이기 때문에 시장에서 계속 네오위즈게임즈에 대해서 언더밸류를 줄 가능성입니다. 이도저도 사람들 오해풀기 힘들면 홀딩스나 게임즈나 강력한 모멘텀 하나 나와주면 이런 시장의 오해도 단번에 사라지고 뷰도 한번에 변하리라 생각됩니다.

자사주 추가 매입 공시



자사주 취득 공시 <출처:전자공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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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상으로는 소각 계획이 없다고 기재돼 있습니다. 그러나 저번 자사주 매입 공시때도 그렇게 기재는 돼 있었습니다. 혹시라도 이번에도 소각을 해주면 좋겠네요. 나성균 대표님하고 이사님들 마음이시겠지만요. 최근 들어서 주주환원 정책이 공격적인데 정말 고무적입니다.

회사의 주주가치 제고 의지야 저번에도 말씀드렸고 더 말해 입만 아플 것 같습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 리스크는 모멘텀 발현때까지의 기다림


자기 주식 10만주 매입하는 것 포함해서 시장에서 유통될 수 있는 주식은 885만주로 줄었습니다. 회사는 여전히 시가총액보다 많은 순현금(현금성자산-총부채)을 가지고 있습니다. 순현금자산만큼의 가치만 시장에서 인정 받아도 주가는 기본적으로 2만원 이상 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시장이 너무 모멘텀에 대한 욕구만 강한 것 같습니다. 아무리 모멘텀이 중요하다고 해도 이건 너무하네요. 어쨌든 시장의 뜻이니 따를 수 밖에요.

기업인수 합병 등 회사가 현금을 본격적으로 사용하거나 네오위즈게임즈를 좋은 가격에 매각하거나 하면 모멘텀이 생겨서 주가가 튀겠지만 지금은 모멘텀이 없는 상황이라 그런지 주가를 쏴주는 주체가 없네요. 주가가 싸다는 부분에는 시장에서 공감대가 생겨서 밑에서 받쳐주는 자금은 꽤 들어온 것 같습니다. 일단은 단기 모멘텀이 없더라도 기본적인 순현금자산만큼의 가치 평가라도 받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리스크는 모멘텀이 언제 발현될지 모른다는 부분인데, 그 부분은 오늘 당장이라도 발현될 수 있는 부분이라서 일단 기다리고는 있습니다. 물론 몇년간 발현이 안될수도 있고요. 하지만 나성균 사장님 사업스타일상 머지 않아서 좋은 소식들이 들려오길 내심 기대해봅니다. 모멘텀이 발현되면 그때는 주식 매수할 기회를 안 줄 것 같아서 주식 들고 심청이마냥 기다리고 있습니다. 기다림이 지루하지는 않습니다. 좋은 회사에 투자하면서 기쁜 마음으로 기다립니다.

2016년 11월 21일
송종식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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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 : 글을 쓰는 현재 저는 동사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다만, 주가의 변동이나 경영환경의 변화에 따라 언제든지 동사의 주식을 매도하거나 매수할 수 있습니다. 본 포스팅에서 언급된 비지니스 전망과 현황, 추정, 수치, 지표 등은 모두 실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전적으로 제 주관적 의견들임을 다시 한 번 알려드리며 경영 환경은 예측과 달리 급변할 수도 있습니다. 투자로 인해 발생하는 수익과 손실에 대한 책임은 모두 투자자 본인에게 귀속됩니다. 본 게시글은 시장에 공개된 자료들을 수집하여 작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2016년 11월 11일 금요일

세계 최초의 증권거래소 (가장 유용하고 공정하며 고귀한 사업의 역사)

최초의 주식 탄생과 그 배경에 대한 성찬


출처 : 네이버 책
주식 투자의 역사가 네덜란드에서 시작했다는 점은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주식을 최초로 발행한 주식회사가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이하, VOC)라는 점 역시 마찬가지구요.

한국어 컨텐츠 중에서는 가끔 다큐멘터리나 몇몇 책자를 통해서 VOC와 증권거래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 책처럼 당시 상황을 이토록 자세하고 심도 있게 다룬 컨텐츠를 개인적으로 접해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는 1600년대 네덜란드에 있는 것 같은 생생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자가 암스테르담의 무역과 주식 거래에 대한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사람이기 때문에 책의 내용이 얼마나 디테일하고 방대한지는 굳이 제가 설명드리지 않아도 책을 읽다보면 자연히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덧붙여, 이 책은 번역을 진행한 조진서님도 대단한 분입니다. 아무리 좋은 원서라도 제대로 번역이 되지 않으면 폐지로 전락합니다. 한강 작가님이 쓴 '채식주의자'가 영미권에서도 대히트를 쳤습니다. 이를 번역한 데보라 스미스도 일약 영미권에서 스타덤에 올랐습니다. 이런 것만 보더라도 번역의 중요성은 말할 것 없이 중요합니다.

조진서님은 옥스포드 유학 경험이 있고, HBR한국어판 디렉터, DBR기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영어를 잘 다루시는데다 경제 상식이 풍부한 역자가 번역에 참여해서인지 내용 자체도 매끄럽게 읽혀져 내려가고 번역도 전문적으로 잘 돼 있어서 원서의 풍미를 그대로 잘 끄집어 낸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안방에서 편안하게 주식을 거래하기까지..


현대 사회에서 주식 거래를 하는 것은 매우 편리합니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통해서 터치나 클릭 한번이면 주식을 사거나 팔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편리하게 주식 투자를 할 수 있게 된 것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자면 1602년에 네덜란드에서 설립된 VOC 덕분이라고도 할 수 있을까요? 수 많은 시행착오와 많은 사람의 피땀 덕분에 지금 우리가 안방이나 길거리에서 편안하게 주식 투자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거대한 틀과, 세부적인 규정들이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 것들은 아니겠죠.

우리나라는 임진왜란이 막 끝나고..


1592년 우리나라는 임진왜란에 휩싸입니다. 이후 1598년이 돼서야 임진왜란이 끝납니다. 임진왜란 직후 우리나라에 남겨진 것은 경작지의 황폐화, 인구의 감소 등 전쟁의 커다란 상처뿐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임진왜란이 끝난지 4년째 되던 1602년. 그 시기에 네덜란드는 VOC라는 주식회사를 만들었습니다. 말자하면 세계 최초의 현대적 대기업의 모습을 갖춘 회사였고 주식회사였습니다. VOC는 누구나 주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공개적으로 주주모집을 했습니다. 1600년대 초반에는 아시아 구석구석 무역도 열심히 했습니다. 당시에는 VOC도 조선의 존재를 알고 있었습니다. 일본 역시 중간 무역을 부지런히 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우리나라는 쇄국정책을 펴고 있었고, 중간무역으로 먹고 살던 일본이 VOC가 조선과 교역하는 것을 반대했기 때문에 VOC가 조선과 교역하는 것은 실패했습니다.

이후에도 VOC 본부에서는 조선과 교역하기 위해 'Corea'라는 이름의 무역선까지 건조했으나 조선과 교역하지 못하고 다른 지역으로 운항됩니다.

한국에 주식회사 제도가 소개된 것은 거의 200여년이 지난 1880년이었고, 한국 최초의 거래소는 1920년 초반에 만들어진 조선취인소입니다.

현대적인 증권 발행과 거래룰은 이 시기에 거의 다 완성


VOC 역사를 보면서 놀라운 점은 이미 1600년대에 현대적인 증권관련 제도, 규칙, 그리고 매매 기법과 같은 것들이 거의 다 만들어져 나왔다는 것입니다.



공개시장에 증권 발행


VOC가 출범하기 이전에도 동방무역을 하는 프리컴퍼니들은 많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살아서 돌아올지 아닐지, 살아서 돌아 온다면 괜찮은 성과를 가지고 올지 아닐지도 모르는 큰 리스크를 안고 항해를 떠났습니다. 비록 리스크는 있었지만 이들은 돌아오는 배에 돈이 될만한 것들을 잔뜩 싣고 돌아왔습니다. 그러다보니 자국내 프리컴퍼니들 간 경쟁이 심해졌습니다.

정부는 자국 프리컴퍼니들 간의 경쟁은 좋지 않다고 보고 이들을 모두 통합해서 국가가 관리하는 체제로 가게됩니다. 출범하게 되는 이 하나의 통합된 거대회사가 바로 VOC입니다. 6개 도시의 상인들이 이 결정에 동의해 준 대신 네덜란드 정부는 VOC에게 해상 무역 독점권을 전부 안겨줍니다. 네덜란드에서는 그 어떤 다른 회사도 VOC의 권리를 침해하지 못하도록 보호해 줍니다.

VOC는 사업을 하기 위해서 막대한 자금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세계 역사상 최초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주주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주식 청약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650만 길더의 자본금이 만들어졌습니다. 650만 길더를 구성하는 주주들은 적게는 몇백길더를 투자한 가정부부터 크게는 몇만 길더를 투자한 큰 부자까지 다양한 사람들로 구성됐습니다. 모든 사람들에게 회사의 지분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것은 당시로서는 획기적이고 놀라운 발상이었습니다. 이것은 훗날 현대적인 공개시장에 상장된 주식 회사들의 기초가 됩니다.

최초의 트레이딩


VOC의 지분을 타인에게 최초로 양도한 사람은 얀 알레츠 토트 론덴이라는 사람이었습니다. 청약이 끝나고 대략 6개월 후인 1603년 3월 3일에 발생한 거래입니다. 2,400길더의 청약받은 지분을 마리아 반 에그몬트라는 사람에게, 나머지 600길더를 반 바르숨 부인에게 팔았습니다. 이 사람이 VOC의 첫 무역선이 출항도 하기전에 지분을 판 이유는 회사의 전망을 나쁘게 봐서는 아니었습니다. 당시, 청약은 돈 한푼 없이도 할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얀 알레츠는 돈 없이 청약만 한 상태였고, 실제 청약금액을 납부하기에 3,000길더는 너무나 큰 금액이어서 부담됐습니다. 그래서 대금 납부 의무가 발생하기 전에 미리 지분을 매도한 것입니다.

니우어 브뤼흐 다리


지분 거래가 조금씩 발생하면서 생긴 문제는 상인들 간에 매수자와 매도자를 찾는것이 매우 어려웠다는 것 입니다. VOC의 주당 가격은 아직 표준화 되지 않았고, 거래 상대방도 스스로 찾아 다녀야했습니다. 사람들은 니우어 브뤼흐 다리로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니우어 브뤼흐 다리에서는 거래 상대방을 찾기가 수월했고 점차 트레이더들이 지분을 거래하는 장소가 되기 시작합니다.

선도거래


당시에는 회사의 지분을 보유한 주주라고 해서 주식을 보유한다는 개념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지금처럼 물리적인 증서나 증권 형태의 것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VOC의 주주라면 동인도하우스에 비치된 주주명부에 몇주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지 이름이 기재되는 수준이었습니다.

간혹 청약대금을 납부한 영수증이 발견되면 가끔 '최초의 주식을 발견했다'는 식의 신문 기사가 나오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영수증이 주식일수는 없습니다.

매번 지분 거래를 할 때마다 동인도하우스까지 가서, 공증인을 불러놓고, 지분 거래를 하겠다는 계약서를 쓰는 것은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닙니다. 따라서, VOC 지분 거래자들은 점차 선도거래를 선호하는 양상이 생겼습니다. 주주명부는 나중에 바꾸고 증서를 사고 팔 수 있는 권리를 거래하기로 합니다. 이는 실로 편안한 방법이어서 후에 VOC의 지분거래가 늘어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루머


당시는 지금처럼 손가락만 움직여도 정보가 쏟아지는 시대가 아니었음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당시에도 사람은 사는 시대였으므로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정보의 흐름은 있었습니다. 특히나 많은 루머들이 투자자들 사이를 돌아다녔고 이런 루머들은 실제 거래되는 VOC의 지분 거래 가격에 변동을 심하게 주기도 했습니다.

지금처럼 속 시원히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시대가 아니었으므로 사람들은 늘 정보에 목 말라 했습니다. 그 일례를 들면 라이덴이라는 작은 도시에 사는 렘페뢰르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동방무역에 관심이 많았고 VOC지분에 투자한 투자자였습니다. 그는 암스테르담이나 기타 여러곳에서 발생하는 정보를 늘 궁금해했습니다. 그에게는 벨라에르라는 이름을 가진 처조카가 있었습니다. 벨라에르는 종종 삼촌에게 들르거나 편지를 써서 실크 가격과 VOC에 대한 정보들을 전해주곤 했습니다. 당시에도 이런식으로 정보가 유통되었습니다. 벨라에르는 부자 상인들이 많이 활동하는 지역에 살기도 했고 본인 스스로도 VOC지분 거래가 활발히 일어나는 니우어 브뤼흐 다리에 자주 가서 여러가지 정보들을 얻어오기도 했습니다.

투자자들에게 또 중요한 정보는 스페인과의 전쟁 관련 내용, 휴전 여부의 내용, 투자한 배가 돌아오는지 여부, 돌아온다면 어떤 상품을 싣고 돌아오는지와 같은 다양한 것들이었습니다. 이런 것들과 관련해서 시장에는 늘 여러 루머가 돌았고 이는 VOC지분 가격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배당


투자자들은 배당에도 관심이 많았습니다. 과거 프리컴퍼니 시절에는 떠났던 배가 돌아오면 막대한 이익금을 투자자들에게 배분해주고 곧바로 회사가 청산되었습니다. 프리컴퍼니 시절 짭짤한 배당의 기억을 잊지 못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VOC에서도 큰 배당 이익을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기대와 달리 VOC의 첫 배당은 지연되기만 했습니다. 첫 배당의 공지는 청약이 있은지 7년 후의 일이었고 실제 배당은 다시 그 이듬해 4월에 지급되었습니다. 그러나 현금으로 지급된 것이 아니라 메이스라는 향신료로 지급이 되었습니다. 당시 주주들이 갖고 있던 지분 가치의 75% 가치에 해당하는 메이스가 배당으로 지급되었습니다. 이 메이스를 일정 기간 찾아가지 않으면 추후에 더 많은 배당을 가져갈 수 있는 권리를 주었습니다.

VOC의 이사진들이 사업 초기에 현금 배당에 인색했던 이유는 프리컴퍼니들과 달리 VOC는 기업이 영원히 존속되길 바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배당을 하는 대신 수익을 CAPEX로 재투자했고 VOC는 날로 커져갔습니다.

공매도


네이키드 숏셀링(이하, 무차입 공매도 또는 공매도) 기법도 이때 등장합니다. 그리고 르매르라는 사람도 등장합니다. VOC보다 먼저 설립돼 활동하고 있었던 프리컴퍼니 중 '14척의 배 회사'라는 무역회사가 있었습니다. 르매르는 이 회사의 이사였습니다. 자본금 170만 길더의 이회사는 여러 편의를 생각해서 후에 설립된 VOC에 흡수합병 되기로 결의합니다.


르매르는 VOC의 초기 설립에도 관여를 하고 지분도 85,000길더나 보유했습니다. 그러나 이 지분은 VOC의 이사들과 분쟁이 생겨서 팔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르매르는 상인들에게 지분을 팔기로 약속하고 선금을 받고 에그몬트 안 덴 호프라는 도시로 도주해 도피 생활을 합니다. 여튼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르매르는 VOC의 이사들로부터 박해를 받는다 생각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발견한 여러 항로는 복잡한 여러가지 일이 얽혀 법적으로 사용도 못하는 처지였습니다.

그는 VOC를 상대로 복수를 계획합니다. 굳이 큰 비용과 리스크를 들여 경쟁 회사를 세우거나 하는 방법이 아니었습니다.

르매르의 계획은 이랬습니다. 본인만 일을 실행하면 VOC의 이사들이 눈치를 챌게 뻔했기 때문에, 9명의 공범자들을 트레이더로 모았습니다. 이 10명의 팀은 VOC의 지분을 한꺼번에 매도하면서 시장 가격을 끌어내리기로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선도거래가 동원됐습니다. 그리고 그와 더불어서 회사 경영과 주가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만한 아주 나쁜 소문들도 함께 시장에 뿌리기로 하였습니다.

주식시장 최초의 공매도입니다. 이들은 차입하지 않은 지분을 적극 이용했으므로 무차입 공매도 기법도 이때 처음 사용되었습니다.

소액주주 운동


르 매르가 사용한 선도거래 기법은 이제 트레이더들 사이에서 널리 알려져 사용되었을 뿐 아니라 르 매르 일당의 무차입 공매도 공격 역시 VOC 이사진들은 분노하고 있었습니다.

VOC 이사진들은 암스테르담 관할 홀란트 주의회에 악독한 공매도 행위에 대해 고발하는 내용을 담은  청원서를 제출했습니다. 많은 고아와 과부들이 VOC 투자에서 나오는 수입으로 생활하고 있음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이 논리는 사회적 호응을 얻었고 르 매르 일당은 악당 이미지가 되었습니다. 사실은 VOC이사진들 자신들이 VOC 지분을 많이 보유하고 있었으므로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청원이었습니다.

청원서에는 추가적으로 르 매르 일당의 공격으로 실제 VOC가 위험해 질 수 있으며 VOC가 청산되기라도 하면 지금 네덜란드가 누리는 영광의 시대도 끝나므로 르 매르 일당은 공공의 적이라고 묘사했습니다.

한걸음 더 나아가서 공화국 의회에 무차입 공매도를 금지하는 법률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선도거래 계약 시점으로부터 한달이내에 VOC 사무소에 거래내용이 신고되도록 해달라는 내용이었는데 이렇게되면 모든 선도계약을 VOC이사진이 관리할 수 있게 되고 무차입 공매도도 막을 수 있게됩니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VOC지분 거래 시장은 죽게될터였습니다. 당장 주식 중개인들의 반발이 거셌습니다. VOC지분을 거래할때마다 VOC 사무소에 가서 일일이 장부에 이름을 쓰고 지우고 하는 번거로움을 없애고자 선도거래를 하는건데 선도거래 마저 이렇게 하게 되면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거래 시장은 붕괴될게 뻔했습니다.

거래자들을 내세운 르 매르 일당 역시 청원서를 제출했습니다. 주가가 떨어지는 것이 공매도 때문만은 아니고 VOC의 무능한 경영진과 이사진들이 문제라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또한 경영진들은 회사의 비용을 무분별하게 쓰고 있고 부도덕하다고 비난하는 내용도 담았습니다.

르 매르의 공매도 활동부터 이런 전반적인 활동은 현대의 소액주주 운동의 시초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주가 조작과 장부 조작


람프는 1602년 VOC가 설립될 때 부터 암스테르담 사무소의 회계장부 책임자로 일해왔습니다. 부업으로 주주들간의 지분 거래가 있을 때 마다 이를 기록하는 업무도 맡았습니다.

지분 거래 기록은 VOC이사들을 증인으로 세워야 업무 진행이 가능했습니다. 몇년간 람프는 일을 잘 해왔습니다. 그리고 지분 거래가 있을 때 마다 이사들을 불러야 하니 이사들 본인도 번거롭고 람프도 이게 슬슬 번거로워졌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생겼습니다. 이사들은 지분 거래가 있을 때마다 왔다갔다하는게 귀찮으니 장부를 확인도 하지 않고 대충 싸인만 하고 냅다 자기방으로 가 버렸습니다. 어쨌든 이사들의 싸인이 있어야 거래가 가능했으니 이사들은 이런식으로 싸인만 대충해주는 식으로 업무가 진행되었고, 사실상 지분 거래 장부는 람프 혼자 관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장부의 최신 내용도 람프만이 알고 있었죠.

르 매르의 작전팀 멤버이던 한스 바우어는 르매르와 진행하는 공매도 업무가 따분했습니다. 한스 바우어 생각에 장부를 조작해서 가짜 지분을 팔면 아예 떼돈을 벌 것 같은 계산이 생겼습니다. 한스 바우어는 람프와 결탁하여 장부 조작 작전을 개시합니다. 이들은 1610년 3월 말까지 약 33,300길더의 유령 지분을 트레이더들에게 팔아 큰 돈을 챙겼습니다. 당시 바우어가 1년간 고급저택을 빌리는데 들어간 비용이 300길더이니 얼마나 큰 돈을 가로챘는지 알 수 있습니다.

헨드릭 데 카이저 거래소의 등장


1611년 담 광장 남쪽 로킨 가에 세워진 상업거래소 건물입니다. 이 건물이 세워지면서 이제 VOC지분 거래자들은 니우어 브뤼흐 다리 위나 성 올라프 성당에 가지 않아도 됐습니다. 다리위는 온갖 상인들이 뒤엉켜서 엉망이었습니다. 거래소가 등장하고나서 한결 더 좋은 환경에서 거래자들이 모여 수월하게 거래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안타까운점은, 새로 지어진 상업거래소 건물은 튼튼하게 지어진 듯 했지만 바닥이 자꾸 허물어져서 지어진지 얼마 못 가서 철거됩니다.

그 외 사건들


앞에서 일부 살펴본 것 처럼 VOC의 운영과 지분 거래 과정에서 현대적 주식 투자의 다양한 법률과 규칙과, 금융 기법들이 대부분 만들어졌습니다.

앞에서 일일이 언급하지 못했지만 책에서는 더욱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습니다.

동방 무역 활성화로 인해서 거래가 활성화되며 버블 징후가 나타나고, 여러가지 정치, 경제적 변화와 시장 붕괴로 공황이 오고, 주가가 폭락하자 매수자의 매매 무효 소송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또한, 마켓 메이커들도 나오고 표준화된 거래 개념도 등장합니다. 주식을 담보로 한 대출 제도도 생기고, 초보적인 옵션과 레버리지 개념의 거래 방법도 등장합니다. 본 포스팅에서 언급하지 못했지만 책을 보시면 더욱 디테일하고 역동적인 초기 주식 투자 이야기를 접할 수 있습니다.

네덜란드의 전성기를 함께하다


17세기는 네덜란드의 황금기였습니다. 얼마 후, 세계 최강대국이 되는 영국과의 해전에서 승리했고, 운하가 완성됐으며, 사회 각 분야가 고르게 성장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무역업 역시 번영했고, 구매력이 떨어지는 타 유럽국가들과는 달리 네덜란드 특히, 암스테르담 시민들의 구매력은 나날이 향상됐습니다. 투자 여력이 높아진 네덜란드 국민들은 VOC 지분에 투자를 했고 VOC 지분 가격은 버블 수준으로 급등하기도 했습니다.


출처 : 나무위키 (역사상 최대 규모의 시총을 자랑하는 동인도회사)

동남아, 동북아, 남아공 등 지구 곳곳 다양한 곳에 진출하여 무역을 하던 네덜란드는 북아메리카에도 진출합니다. 북아메리카에는 1612년에 진출하여 '뉴암스테르담'이라는 도시를 만듭니다. 그 도시는 현재 뉴욕입니다. 이렇듯 지구의 바다를 누빈 VOC의 전성기는 네덜란드의 최전성기를 이끌었습니다.

주식 투자의 본질을 이야기하다


17세기 암스테르담은 우울한 중세도시의 전형이었습니다.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은 현대적인 주식 투자 용어들을 이미 다 알고 있었고, 어디에서 누굴 만나도 주식 이야기 뿐이었습니다. 책에서는 당시 주식 열풍을 '스포츠'에 비유했습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당시 암스테르담의 투자 열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뿐 아니라 주식 투자의 본질을 자연스레 체득할 수 있습니다.

초기 기업은 늘 자금이 필요합니다. 자금은 외부에서 두가지 방법으로 조달합니다. 돈을 빌려서 빚을 지거나 보통주 투자자들을 모아 자본금을 확충하는 방법입니다. VOC는 영리하게도 빚을 지지 않고 지분을 팔아서 자본금을 확보했고 대기업이 최초로 일반들을 주주로 끌어모은 사례가 됩니다.

크고 작은 돈을 회사에 투자하고 지분을 확보한 투자자들은 아시아로 떠난 배가 돌아올지 아닐지도 모르는 불확실성에 모험을 겁니다. 배가 돌아오면 투자한 돈은 몇배로 불어날수도 있고 배가 중간에 침몰하거나 회사가 망하면 돈을 잃는데, 현대의 주식투자가들이 회사에 투자를 하면서 겪는 리스크도 이와 동일합니다.

책을 읽다보면 투자에 따르는 본질적인 리스크는 무엇인지, 주가는 무엇에 따라 움직이는지, 배당은 어떻게 결정되는 것이고 배당이 투자 심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루머는 시장에서 어떻게 유통되고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지 등 투자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자동적으로 인식할 수 있게 됩니다. 투자 기술을 다룬서적도 아니고 역사책에 가까운데도 불구하고 투자와 관련된 기본적인 것들을 배울 수 있습니다.

목차


  • 세계 최초의 증권거래소
  • 17세기 연표
  • 주요 인물 및 주요 장소
  • 암스테르담 지도
  • 책을 소개하며
  • 1장 세계적으로 유명한 책
    • 17세기 암스테르담, 가장 좋은 투자 교과서
  • 2장 새로운 회사
    • 최초의 대기업, 누구나 이 회사의 주식을 살 수 있다
  • 3장 초창기의 주식 거래
    • 모호한 루머, 지연되는 배당
  • 4장 주주들의 분노
    • 자신들의 배만 불리는 이사들
  • 5장 사기
    • 주가 조작과 장부 조작
  • 6장 첫번째 투자 열풍
    • 동방무역의 활황으로 인한 금융 시장의 황금기
  • 7장 유대인 트레이더들
    • 본격적인 금융 비즈니스가 시작되다
  • 8장 정보
    • 누가 더 빨리, 더 똑똑하게 움직이는가
  • 9장 트레이딩 클럽
    • 전문 트레이더들과 비공개 회원제 클럽
  • 10장 투기
    • 옵션과 선도 거래로 인해 커져가는 위험
  • 11장 위기
    • 두 번의 금융 위기, 주식 거래의 위험성을 깨닫다
  • 12장 다시, 세계적으로 유명한 책
    • 서스펜스와 드라마가 있는 주식 거래
  • 에필로그
  • 감사의 인사, 그리고 연구 방법에 대한 해설
  • 용어 설명
  • 이미지 출처
  • 참고문헌

저자 로데베이크 페트람에 대해


경제학자이자 역사학자 입니다. 17세기 네덜란드에서 행해졌던 무역과 주식 거래에 대한 논문을 써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암스테르담과 금융사 덕후로서 17세기 암스테르담에서 일어난 금융에 대한 지식만큼은 세계에서 손꼽는 분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2016년 11월 11일
송종식 드림